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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컬러도트만 좋았던 디지몬 다마고치, ‘바이탈 브레스 디지털 몬스터’

  • 김도연 기자 79sp@khplus.kr
  • 입력 2021.05.18 16:17
  • 수정 2021.05.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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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국내 디지몬 팬들에게 새로운 다마고치가 등장했다. 반다이가 새롭게 준비하는 완구 프로젝트인 ‘바이탈 브레스’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만들어진 ‘바이탈 브레스 디지털 몬스터’가 정식 발매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반다이 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발매를 진행했으며, 일본 발매 2달 만에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
 

출처='바이탈 브레스 디지털 몬스터' 홈페이지 캡처
출처='바이탈 브레스 디지털 몬스터' 홈페이지 캡처

광고 당시, 이용자의 심박수와 발걸음 수 등의 ‘바이탈 사인’을 이용해 기기 내의 디지몬이 진화하고, 이를 활용해 다른 이용자와 배틀을 즐길 수 있다는 내용을 알렸다. 또한, ‘바이탈 브레스’ 이전의 디지몬 다마고치는 작은 화면과 흑백 도트로 이뤄진 고전 그래픽인 반면, 이번 ‘바이탈 브레스’는 LED 컬러 도트를 통해 비교적 높은 해상도의 디지몬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화제를 몰았다. 다만, 장점은 ‘컬러 도트’라는 점 이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구조상의 방수 문제와 재질이 가져온 내구도 문제, 주변기기와의 연동 불안정 등은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줬다. 문제점을 개선한 후속 기종이 나올 때까지 ‘바이탈 브레스 디지털 몬스터’는 빛 좋은 개살구로 남을 것이다.
 

▲운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그레이몬'(사진=경향게임스)
▲운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그레이몬'(사진=경향게임스)

컬러 도트에서 끝나는 마법
‘바이탈 브레스 디지털 몬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컬러 도트다. 기존의 ‘디지바이스’, ‘벽돌’ 등의 이름으로 불리던 디지몬 다마고치 게임기에서 제공하던 흑백의 도트 그래픽이 2021년에 와서야 컬러 도트로 바뀐 것이다. 색을 입힌 디지몬은 기기 안에서 걸어 다니고 싸우고, 운동하며 잠들기도 한다. 흑백으로 이뤄진 디지몬 다마고치만을 이용하던 팬들에게 이러한 개선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다만, 컬러 그래픽을 감상한지 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마법이 풀려버린다. 광고를 통해 이용자들이 기대를 품게 했던 요소가 전부 겉치레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우선, 기기를 작동시키면 연도, 월, 일, 시간을 세팅해야 한다. 어플리케이션과 연동이 되고, 이를 통해 어플리케이션과 기기 안에 있는 디지몬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으면서 시간 연동 기능은 제공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도 기자의 바이탈 브레스와 실제 시간은 1분 정도의 시간차가 있다.
 

▲어플리케이션 내 디지몬 보관함 기능. Dim칩을 하나 살 때마다 한 칸씩 확장된다(사진=경향게임스)
▲어플리케이션 내 디지몬 보관함 기능. Dim칩을 하나 살 때마다 한 칸씩 확장된다(사진=경향게임스)

설명서 또한 불친절하다. 설명서에는 DLC와 같이 육성할 수 있는 디지몬을 추가해주는 Dim카드 설치법, 기기 전원을 작동시키는 법 이외에는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어플리케이션과는 어떤 식으로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 안내하지 않았다. 스스로 이용자가 눌러보면서 터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하나 알아낸 치명적인 사실이 있다. 기기의 전원을 끈 뒤, 다시 실행하면 육성 중이던 데이터가 사라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아직 진화를 안 한 유년기 1단계의 ‘깜몬’이었다는 점이다.
 

▲야외 테스트 이후 전원을 꺼서 사라지게 된 '깜몬'(사진=경향게임스)
▲야외 테스트 이후 전원을 꺼서 사라지게 된 '깜몬'(사진=경향게임스)

내부 메뉴와 기기 조작법에 관한 세부 공식 설명서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우측 충전핀 소켓의 위·아래로 있는 버튼을 통해 메뉴와 확인을 사용할 수 있다. 그나마도 한 번 누른 뒤 메인 화면으로 나가고 싶다면 상단 버튼을 연타해서 돌아가기 메뉴로 간 뒤 하단의 확인 버튼을 누르거나 그대로 방치해서 자동으로 화면이 꺼지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

불안해지는 설계
이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크게 불거지는 것은 ‘방수’ 문제다. 이 기기의 스피커와 전원 버튼은 살에 닿는 센서가 있는 후면의 위와 아래에 위치한다. 운동 중 발생하는 땀 또는 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물에 대해서 취약한 설계 구조로 돼 있다. 카드 인식용 소켓 또한 이용자의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충전용 소켓은 기기와 연결된 연질의 커버가 존재하지만, 카드 투입구는 플라스틱으로 된 마개 하나가 전부다. 심기어 기기와 연결되지 않아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 Dim 카드를 인식해야 육성할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을 늘릴 수 있는 만큼, 이러한 구조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다가온다.
 

▲'바이탈 브레스 디지털 몬스터'의 후면(사진=경향게임스)

기자가 해당 기기를 수령하고 작동, 야외에서 테스트를 실시 할 때, 비가 계속 내렸다. 얌전하게 우산을 쓰고 걸어 다녔으며, 그 과정에서 다행이도 고장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기기의 재질인 아크릴에서 불편한 점이 드러났다. 아크릴 재질의 커버는 쉽게 흠집이 생긴다. 개시한 지 30분 만에 눈에 보이는 실금이 화면의 주변에 그어졌다. 서드파티로 발매된 사제 보호필름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디스플레이에도 생길 것이다.
 

▲카드 소켓 커버는 실제로 한 번 잃어버릴 뻔 했다(사진=경향게임스)
▲카드 소켓 커버는 실제로 한 번 잃어버릴 뻔 했다(사진=경향게임스)

연질로 제작된 손목 끈 또한 멋에만 중시해 설계적 결함이 있다. 끈에 있는 구멍에 고정용 핀을 꽂는 구조인 손목 끈은 약한 충격에도 쉽게 풀린다.
‘바이탈 브레스’가 아동용 완구로 상정하고 개발된 것이라면 설계에 있어 내구성과 방수, 분실 위험 등에 대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이후 후속 기기가 발매된다면 해당 사항은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팬심만 남은 만보기 다마고치
‘바이탈 브레스 디지털 몬스터’의 국내 예약 발매와 함께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의 주역 디지몬인 ‘아구몬’과 ‘파피몬’의 Dim 카드의 예약 발매가 진행됐다. 해당 Dim카드가 없다면 생전 처음 보는 디지몬인 ‘펄스몬’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확장팩을 통해 익숙한 얼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으로 다가왔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기기의 포장을 풀고 ‘아구몬’의 Dim카드를 설치, 육성에 들어갔다. 유년기 1단계인 ‘깜몬’은 약 1시간 정도 지나자 유년기 2단계인 ‘코로몬’으로 진화했다. 이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코로몬’은 ‘아구몬’으로 진화했다.
성장기의 디지몬으로 진화하기 전까지, 이용자는 만보기와 시계 이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없었다. 진화하는 장면은 성취감을 불러일으켰다. 성장기 이후부터는 이용자가 기록한 걸음 수, 바이탈 수치, 배틀 승리 횟수, 미션 달성 수 등을 토대로 진화 결과가 바뀐다.

▲이 화면에서 오른쪽 하단의 확인 버튼을 누르면 배틀이 진행된다(사진=경향게임스)
▲이 화면에서 오른쪽 하단의 확인 버튼을 누르면 배틀이 진행된다(사진=경향게임스)

이용자는 성장기 디지몬을 보유한 순간부터 미션 기능과 NFC 배틀을 이용할 수 있다. 미션은 일정량의 바이탈 수치 쌓기, 일정 시간 정해진 운동을 실시하기, 일정 걸음 걷기 등이 있으며, 이를 달성하면 ‘트로피’를 제공한다.
배틀은 NFC기능이 있는 모든 기기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바이탈 브레스’의 화면을 켠 채로 NFC를 지원하는 기기에 터치하면 배틀이 진행된다. 배틀을 시작할 수 있다면 화면이 붉은색의 경고 메세지로 도배된다. 이후 확인 버튼을 눌러서 배틀을 진행할 수 있다. 상대 디지몬은 무작위로 등장한다. 성장기인 ‘아구몬’이 궁극체인 ‘워그레이몬’과 배틀을 진행할 수도 있다. 배틀의 트리거로 작동하는 NFC기능은 원활하게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잦으며, 하나의 기기로 여러 번 제한 없이 배틀을 진행할 수 있다. 하나의 기기에서는 정해진 디지몬만, 하나의 바이탈 브레스에서 정해진 횟수로만 진행할 수 있었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향게임스=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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