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잇는 新산업 ‘메타버스’ 본격화 … ‘F·B·I(자금·창조·교류)’ 주목하라 
가상-현실 잇는 新산업 ‘메타버스’ 본격화 … ‘F·B·I(자금·창조·교류)’ 주목하라 
  • 박건영 기자
  • 승인 2021.10.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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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내 포괄적 경제 생태계 구축, 이용자 확보 ‘열쇠’ … 제약 벗어난 창조 활동 지원, 트렌드·I·P 파급력 ‘확대’
메타버스 산업 관련 법안 논의 시급, 저작권 문제 ‘과제’ … 가상 플랫폼에서 현실세계로, XR 기술 연구개발 ‘활기’

[지령 808호 기사]

올해 산업계 최대 화두는 ‘메타버스(Metaverse)’다.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이른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 속에서, 기업들은 어떤 방향키를 잡고 시장 경쟁력을 키워가야 할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게임은 ‘메타버스’ 시장의 주요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 게임이 구현해온 가상세계가 메타버스의 기술적인 요소, 서비스 관점 등과 유사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서도 해당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로블록스’나 ‘제페토’와 같은 플랫폼들이 게임과 메타버스 키워드를 앞세워 회사 가치를 키우고, 자사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잇단 성공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까지는 용어에 대한 모호한 정의, 제각각으로 나뉜 사업 모델 등으로 혼란스러운 시장상황이 연출됐다면, 최근에 이르러서는 신산업의 일종으로 뚜렷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해당 산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이들은 어떤 이정표를 바라보며 시장에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본지에서는 ‘메타버스’의 성공으로 향하는 주요 키워드를 선정해 분석을 진행했다. Fund(자금), Build(창조), Interact(교류), 즉 ‘F·B·I’ 키워드가 이들 핵심으로, ‘메타버스’에게 필요한 세 가지 ‘가능해야만 하는 것’들을 선정해 이를 중심으로 집중 탐구해봤다.
 

▲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출처=워너브라더스)
▲ 레디 플레이어 원 (출처=워너브라더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Meta’와 세상, 우주 등을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다. 미국의 SF 작가 닐 스티븐슨이 지난 1992년 집필한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개념이자 용어이다. 작중에서는 아바타를 통해 접속하는 가상 세계로 그려졌으며, 이후 IT, 미디어, 게임 등 다양한 업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자금(Fund)] 플랫폼 내 경제 생태계 구축 ‘필수’
메타버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요소는 바로 ‘자금’에 대한 부분이다. 현실세계에서 행하는 모든 일들을 가상세계에서도 동일하게 행할 수 있음이 산업의 핵심인 만큼, 단순한 소비 외에 수익 창출이 가능한 포괄적인 경제 생태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플랫폼 내 경제 생태계가 구축됨으로써 이용자들에게는 해당 플랫폼을 이용할 강력한 동기가 부여되며, 이용자 수 증가는 곧 플랫폼 내 광고, 외부 기업체 연계 등 플랫폼 자체의 수익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를 ‘로블록스’와 ‘제페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두 플랫폼은 모두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 및 판매하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각각 ‘로벅스’, ‘젬’이라는 플랫폼 내 화폐를 현금으로 환전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 9월 기준 ‘로블록스’는 일일 활성 이용자 수 3,260만 명을 확보하고 있으며, ‘제페토’는 지난해 12월 기준 2억 명의 누적 이용자 확보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중 ‘로블록스’는 약 127만 명이 1인 평균 1,130만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제페토’에서는 70만 명 이상의 크리에이터와 2,500만 개 이상의 아이템 누적 판매를 기록했다.
또한, SK텔레콤이 지난 7월 선보인 ‘이프랜드’의 경우, 모임장과 크리에이터로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이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이프랜드만의 경제 생태계를 꾸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주시해야할 요소는 국내에서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향한 게임산업법 적용 여부다. 현재 국내 게임법상 현금 환전은 불법으로 규정짓고 있어, ‘게임’ 콘텐츠로 분류될 경우 경제 생태계 구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관련해 국내 플랫폼인 ‘제페토’의 경우 SNS, 엔터테인먼트로 분류해 게임법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지난 7월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는 “메타버스 자체는 게임이 아니다”라며 ‘플랫폼 내 게임 콘텐츠 제공 여부가 전체 플랫폼을 규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국내 게임사에서 추진 중인 메타버스 프로젝트가 다수인 가운데,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게임법 개정 및 메타버스 관련 법안 마련이 시급해질 전망이다.
 

▲ ‘제페토’는 엔터테인먼트, SNS 분류를 통해 국내에서도 플랫폼 내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 ‘제페토’는 엔터테인먼트, SNS 분류를 통해 국내에서도 플랫폼 내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창조(Build)] 제약 없는 유저 창조 활동 지원 ‘핵심’
메타버스를 정의하는 또 하나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창조’다. 개발 주체가 제공하는 제한된 리소스 속에서 이뤄지는 이용자들의 콘텐츠 응용 방식이 아닌, 공간, 형태, 규칙 등 광범위한 창조의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율성이 보장된 창조의 중요성은 최근 전세계 미디어 업계를 휩쓸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유행에서 잘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 제작된 ‘오징어게임’은 한국의 각종 놀이문화를 활용한 서바이벌 게임을 드라마로 표현했고, 넷플릭스 사상 최고 인기작으로 떠오른 바 있다.
이들 유행의 파급효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가장 먼저 나타났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에서는 게임 내 창작 모드를 통해 ‘오징어게임’ 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재창조한 모드가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로블록스’에서는 드라마 속 모든 게임을 재구성한 콘텐츠가 누적 이용자 수 2,000만 명 이상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두 플랫폼의 공통점은 콘텐츠 전반의 구성요소부터 규칙 등 세세한 부분까지의 창작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해당 플랫폼들과 ‘오징어게임’이 콘텐츠 컬래버 협약을 체결한 것이 아님에도, 플랫폼 내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유행을 뒤따르는 것만으로도 관련 파급효과를 함께 누리게 된 셈이다.
국내에서도 이들과 같은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넥슨이 개발 중인 ‘프로젝트 MOD’가 대표적인 사례로, 자사의 ‘메이플스토리’ 리소스를 기반으로 자유로운 콘텐츠, 모드 창작의 기회 제공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플랫폼 내 이용자 제작 콘텐츠가 야기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및 관련 제작물에 대한 저작권 인정에 대해선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로블록스’의 경우 ‘전미음악출판협회’로부터 음악 저작권 침해로 2억 달러(한화 약 2,360억 원)대 소송을 당했으나, 합의를 통해 음원 사용 및 출시에 대한 권리를 얻어내기도 했다.
메타버스 내 저작권 문제에 대한 관할권 및 주체가 확립되지 않은 현재, 창작물 권리 보장을 위한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술 적용 등 대책 마련, 각종 I·P 권리 확보 등이 관련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 ‘로블록스’의 핵심은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서로 공유하며 플랫폼의 저변을 넓혀 나간다는 점이다
▲ ‘로블록스’의 핵심은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서로 공유하며 플랫폼의 저변을 넓혀 나간다는 점이다

[교류(Interact)] 상호작용 체계 변혁 ‘요구’
마지막으로 메타버스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야할 요소는 바로 상호작용, 즉 ‘교류’에 대한 접근법이다. 메타버스가 처음으로 대두되던 당시 게임업계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가상세계에서의 교류를 가장 활발히 발전시켜왔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 게임업계에 익숙한 MMORPG 장르를 필두로, 온라인게임은 끊임없이 이용자들 간의 교류를 위한 시스템을 개선, 발전시켜왔다. 이용자들 사이의 교류가 보다 편리해지고 활발해질수록 온라인게임의 리텐션은 높아졌으며, 이를 위해 업계는 채팅, 이모티콘, 모션, 집단 시스템, 콘텐츠 연계 등 다양한 형태로 게임 내 교류를 발전시켜왔다.
메타버스에 들어서는 한 차원 높은 접근법이 요구된다. 기존 게임의 경우 캐릭터 육성, 랭킹 상승, 각종 경쟁 유도 등 뚜렷한 목적의식을 통해 교류의 경계가 명확했지만, 자유도를 핵심 가치로 삼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그러한 경계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관련 기술 개발 및 연구 역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확장현실(XR) 키워드에 주목하고 있다. XR 기술의 핵심은 초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으며, 안경, 렌즈 등 관련 하드웨어를 통해 현실 속에서 가상공간의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의미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페이스북이 ‘확장현실 프로그램과 연구 펀드(XR Programs and Research Fund)’를 조성하며 약 5,000만 달러(한화 약 590억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인천광역시 등 기업과 지자체를 가리지 않고 관련 프로젝트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 기술이 발전될수록, 메타버스 산업은 단순한 이용자 사이의 교류를 넘어 교육, 의료, 문화 등 여타 산업군과의 연계를 대폭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플랫폼 개발에 나서는 이들에게는, 제한된 플랫폼으로써의 형태가 아닌 현실과의 연계를 적극 지원하는 형태의 접근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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