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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심리, 그 달콤함에 관하여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1.12.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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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와 콘텐츠 트렌드에는 독특한 성질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유독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형태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의 경쟁심 역시 여타 국가 대비 매우 높다는 점이다. 그리고 관련 성질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현상이 최근 하나 더 나타났다. 넥슨의 서브컬처 RPG 신작, ‘블루 아카이브’의 출시 첫 한 달 간의 이야기다.

관련 현상은 ‘블루 아카이브’의 PvE 경쟁 콘텐츠인 총력전의 첫 정식 출범과 함께 나타났다. ‘블루 아카이브’ 속 총력전은 특정 보스 몬스터 공략에 걸린 시간 등 특정 기준에 따른 이용자 개개인의 최고 점수를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6일까지 ‘블루 아카이브’의 글로벌 론칭 후 총력전 첫 번째 시즌이 진행됐고, 국내 이용자들은 연일 피 튀기는 경쟁을 연출했다.
총력전 경쟁에 따른 보상은 1,0000위 이내 이용자들에게 최고 보상을 지급하는 형태인 가운데, 국내 서버의 1,0000위 등재 기준은 여타 지역을 매우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형성됐다. 국내 게이머들 특유의 강렬한 경쟁심리가 한껏 발휘된 모양새였다.

독특한 점은, ‘블루 아카이브’는 각종 경쟁 콘텐츠 내에서 우위를 점하는 이들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보상을 지급하는 형태의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위 5%, 500위권, 100위권, 10위권, 1~3위 등 세세한 보상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며, 총력전의 1,0000위 이내 달성자와 그 아래 단계인 5,0000위 이내 달성자 사이의 재화 보상 차이 또한 200 청휘석(현금 4,900원 가량)에 불과하다. 한 가지 뚜렷한 보상 차이가 있다면, 외형 차이만이 존재하는 트로피 등급의 존재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은 최고 수준 보상을 받기 위해 아낌없이 과금을 진행했고, 캐릭터 뽑기 외에도 단순 계정 레벨업만을 위한 과금을 진행한 이용자 역시 상당수 존재했다.
이를 가능케 만들었던 요인으로는 ‘블루 아카이브’ 자체와 총력전 콘텐츠의 완성도가 국내 이용자들에게 확실히 먹혔다는 점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지만, 여타 서비스 지역 대비 두 계단 이상 높은 순위권 기준이 형성됐다는 점에서는 역시나 국내 이용자들 특유의 ‘경쟁심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은 분명 달콤한 유혹이다.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게임들이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 그에 부합하는 현상이다.
국내 게임업계가 다양한 방향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금 국내 게이머들의 경쟁심리가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확인한 것은 분명 흥미로운 일이다. 향후 국내 게임업계가 나아갈 방향은 어느 곳에서 찾을 수 있을지, 이용자들의 동향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워야할 시점이다.
 

▲ 기자 역시 그런 경쟁심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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