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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월드’ 출시 6 개월 만에 대규모 업데이트, 대작의 말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3.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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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진작에 떠났다. MMORPG 팬들 중 대다수가 이미 ‘로스트 아크’를 향했다. 그러나 주인은 외양간을 고치기로 했다. 이유는 모른다. 그저 그들이 결정했을 뿐. 유저들은 게임을 떠나기 전부터 업데이트를 건의하고 수정을 요구했다. 개발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별 수 없다. ‘뉴 월드’개발팀은 원래 그랬다. 게임 공개 전에 흘러 나오던 내용들은 둘째 치고 첫 공식 공개 이후 론칭 까지 6년이 걸렸다. 그 사이 온갖 코드들이 범벅이 되면서 출시된 게임은 버그 투성이 게임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고 게임을 하던 유저들은 단 1달 만에 인내심이 바닥났다. 한 때 일 최고 90만 명에 달하는 동시 접속자는 현재 2만 명 수준으로 추락한다. 무려 6개월이나 걸려 완성된 패치는 유저들의 의견을 다수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저들이 원했던 패치가 100개라면 그 중 20개는 들어 준 셈이다. 반면, 심각한 문제들은 전혀 고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출시되면서 패치는 호불호가 갈린다. 사실상 전성기 명성을 회복하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상황은 이러하다. 개발팀은 콘텐츠 업데이트와 함께 버그를 수정하고, 기존 유저들의 발목을 잡았던 제한을 대폭 개선한다. 가볍게는 집계약 비용에서 출발해 비용적인 부분들을 대거 감소시켰고, 재료 수급을 비롯해 성장 난이도가 한층 완화 됐다. 무게제한과 같은 편의성 조건들도 풀렸다. 수치 몇개를 바꾸는 업데이트가 태반이었던 셈이다. 그 외 콘텐츠로 추가된 부분은 신규 무기와 레이드 등 몇몇 요소에 불과하다. 즉, 게임의 핵심은 해결하지 않은 채 그저 준비된 프로세스를 따라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유저들이다. 유저들이 가장 필요했던 스킬 반응 속도나 DPS상 버그 표시 문제, PvP 밸런스 문제 중 태반은 언급 조차 없자 사실상 패치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기존 게임이 핵심으로 내걸었던 PvP콘텐츠가 해결이 되지 않으면서 유저들은 이 게임이 PvE로 방향성을 잡고 전환하는 단계라고 보는 추세다.

그렇다면 이 패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게임 커뮤니티 레딧에 모여든 유저들은 그럴 확률은 희박하다고 말한다. 게임의 핵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굳이 이 게임을 즐길 가치가 없다는 이야기다. 전성기 유저들을 회복하는 것은 둘째 치고 현재 남은 접속자들을 단속하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상황은 진작에 예견됐다. 개발팀 수장은 PvE 분야를 프로그래밍 했던 베테랑 프로그래머 출신이라고 하나 PvP에 대한 노하우는 입증이 되지 않았다. 산하 멤버들도 MMORPG개발 경험은 거의 없고 대부분 액션 게임 개발에만 치중한 개발자들이다. 대규모 전투에 대한 노하우도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년동안 MMORPG를 즐겼던 베테랑들이 몰려 들어 게임을 즐기다보니 기초적인 수준의 방어 조차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이내 한계를 드러내고 만다. 애초에 맞지 않은 옷을 입었던 프로젝트였던 것은 아닐까.

결론만 놓고 보면 프로젝트는 90만 명이 동시에 즐기는 게임으로 성장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 게임이 그만한 돈을 벌어들일만한 완성도라고 보기에는 무리수가 있다. 또 한번 마케팅팀이 승리를 거두는 사례로 역사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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