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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 게임 퍼블리싱, 부지런해야 ‘성공 보인다’

  • 박병록 기자 abyss@khan.kr
  • 입력 2010.03.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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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높이 낮추고 발전적 파트너십 유지할 수 있는 협력사 찾아야 … 불가능한 대박보다는 저비용, 고효율 이끄는 실리 추구 관건


해외 게임들의 무덤이었던 한국에서 중국 게임들이 ‘돈’을 벌기 시작했다.


중국 스네일게임이 개발한 ‘항해세기’(2005년)가 국내에 서비스, 이질적인 색감과 최악의 완성도로 참담한 실패를 기록한지 만 5년 만에 일이다. 기술적인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게임성이 좋아지면서 중국 게임이라면 질색하던 국내 유저들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중국 게임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도 달라졌다. 국내 퍼블리셔들이 중국 개발사를 전략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최근, 라이브플렉스, CJ인터넷 등이 게임을 수입, 괄목할 성적을 거두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라이브플렉스 이재범 본부장은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퍼블리셔가 타이틀 수급을 위해 투자에 가까운 계약으로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다”며, “게임의 흥행은 고사하고 출시 자체가 미지수인 국내 게임들에 비해, 중국 게임들은 검증받은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라고 시장추세를 설명한다.



라이브플렉스는 게임사업 진출작인 ‘천존 협객전’을 통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으며, 성공적인 론칭을 통해서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는 자사 I·P에 사활을 걸었던 기존 기업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0년 사업을 다각화하는 라이브플렉스 이재범 본부장을 만나 해외 게임들의 성공적인 론칭과 비즈니스 모델로써의 중국산 게임 론칭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다.


2009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해외게임들의 국내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산 게임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게임사는 극히 드물다.


게임사업에 처음 진출하는 라이브플렉스의 ‘천존 협객전’도 처음에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게임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기적절한 론칭 시점과 코어 타깃 공략으로 지금은 국내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



- 기자 : 국내 기업들이 해외 게임의 퍼블리싱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 이재범 본부장 (이하 이 본부장) : 리스크와 효율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내 게임들은 대부분 개발 단계에서 퍼블리싱 계약이 체결된다. 때문에, 게임을 실제로 서비스할 때까지 많은 기간이 소요된다. 그나마, 게임이 출시된다는 보장도 없다.

반면, 해외 게임들은 자국내 서비스를 통해 기본적인 게임성 검증을 맞췄다. 투자 리스크 부분에서도 유저들의 반응에 따라서 마케팅 비용을 조절할 수 있어서 긍정적이다.


- 기자 : 최근 퍼블리셔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게임들을 수입하면서 중국 게임사들의 입지가 많이 높아졌다. 때문에, 계약 조건 등이 상당히 높아졌다.
- 이 본부장 : 특히, 중국 게임들의 국내시장 진출이 가속화 되면서 입지가 강화, 계약 조건이 까다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만든 것이다. 높은 계약금과 지나친 런닝 개런티 등을 요구했던 과거 우리 기업들을 보아온 중국 게임사들이 똑같이 따라하는 것이다.

다행히 무리한 계약 조건을 요구하는 중화권 기업들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많아 아직은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 기자 : 국내 굴지의 퍼블리셔에 비해서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중소 퍼블리셔가 좋은 라인업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 이 본부장 : 라인업 확보에 포트폴리오와 기업의 내적, 외적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점들이 실질적인 계약 성과의 전부는 아니다. 계약을 성사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은 얼마나 발로 뛰었는가하는 사실이다.

단순히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해서 좋은 게임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핑계다. 중국에서는 한해 평균 300개 이상의 게임이 쏟아지고 있고, 유럽권을 중심으로 온라인 게임 개발이 활성화 되면서 게임의 절대수는 그 어느때보다 풍족하다.


- 기자 : 해외 게임의 국내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판단할 때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 이 본부장 : 몇몇 기업들은 유저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그래픽에 주목한다. 하지만, 그래픽은 처음 접할 때를 제외하면 유저들의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서버가 불안하거나 콘텐츠가 부족할 경우 유저들은 해당 게임을 더 이상 플레이하지 않는다.

라이브플렉스는 그래픽 보다는 게임성에 주목한다. 또,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국내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인지 고려한다. 그 다음이 안정적인 서비스다.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원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개발사의 문제 해결 능력이 서비스 영속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기자 : 게임의 완성도 만큼이나 파트너사의 마인드도 중요할 것 같다.
- 이 본부장 : 물론이다. 상생과 비즈니스 마인드가 동시에 요구된다. 가능하면 한국 기업들과 관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해외 게임을 자국에 퍼블리싱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긍정적이다.

개발사 마인드로 아집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퍼블리셔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업무 진행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 기자 : 해외 게임의 퍼블리싱에서 의사소통은 업무 진행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받는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 이 본부장 : 메일과 메신저, 전화 등으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만 다양한 이유로 오해가 발생, 업무 진행에 차질을 초래한다. 때문에,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만큼 빠르고 효과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없다. 특히, 해외 기업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PC방 정책, 유료화 정책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발사와 직접 만나서 설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조율 업무를 담당하는 해외사업팀 실무자와 퍼블리싱 실무자 사이의 협조가 필요하다. 내부적인 정리가 명확해야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낮아진다.



- 기자 : 일각에서는 퍼블리셔들의 지나친 해외게임 퍼블리싱으로 국내 중소 개발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이 본부장 : 해외 게임 퍼블리싱은 실리를 추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수익 구조 다각화를 통해서 경영 안전성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체 I·P를 준비해 해외 시장을 노릴 수 있다.

캐시 카우가 전무한 퍼블리셔와 자금 압박으로 경영 영속성이 불안정한 개발사의 가치는 언제나 충동한다. 하지만, 퍼블리셔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면, 무리하게 전세계 판권을 요구하는 등의 폐해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게임산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져 기존 기업들의 게임산업 진출을 유도, 전체적으로 산업의 규모가 커질 것이다.


- 기자 : 해외 게임의 퍼블리싱을 준비하는 중소 퍼블리셔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 이 본부장 : 무리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냉정하게 게임을 분석해 코어 타깃을 설정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기를 조언한다. 어떻게 기반 유저를 만들고 유지하느냐에 따라서 퍼블리싱의 성과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개발사를 지나치게 압박하는 것 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설득시켜 나가는 현명함이 요구된다. 발전적인 관계가 게임의 현지화 퀄리티를 높이고 좋은 게임을 소개받을 수 있는 인맥의 시작점이 된다.


[해외게임의 성공적인 퍼블리싱 전략은]
냉철한 게임 분석과 실리를 추구하는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해 코어 타깃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


이재범 본부장 프로필
● 고려대학교 금속공학과 졸업 
● 인티즌 게임사업팀 대리
● 다음게임 마케팅 전략팀 과장 
● 넥슨 퍼블리싱 사업팀장
● 현 라이브플렉스 퍼블리싱사업부 본부장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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