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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된다’는 믿음 갖게 한 ‘RF온라인’

  • 소성렬
  • 입력 2004.09.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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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고 있다. 가을이다. 게임 업계는 가을이 오면 비수기로 접어든다. 여름방학이 끝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으레 게임 개발사들은 겨울방학을 대비해 사업 계획을 짠다.

가을은 클로즈베타 기간이다. 게임을 개발해 놓고도 오픈을 하지 않고 클로즈 테스트만 한다. 때문에 대작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 개발사들은 방학만을 기다린다. 자칫 시기를 잘못 잡을 경우 애써 개발해 놓은 게임이 외면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우려는 또 있다. 새로운 장르에의 도전은 실패한다는 속설부분이다. 그러나 우려가 항상 적중하라는 법은 없다. 최근 게임 시장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SF 판타지 게임 ‘RF 온라인’은 시장에서의 우려는 단지 기우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RF 온라인’은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인 8월 20일 오픈 베타 테스트를 강행했다. 다들 의아하게 생각했다. 시기를 잘못 잡았다는 우려가 뒤따랐다. 동시접속자수가 1만명을 넘으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RF 온라인’이 성공 할 것이다는 목소리보다 시기와 질투의 목소리가 더욱 많았다.

그러나 ‘RF 온라인’은 거대한 전투, 익숙한 렙업방식 등 새로우면서 친숙한 요소와 기존의 고정관념 파괴라는 논리로 시장을 공략했다. 우선 오픈 베타 테스트 시기가 여름도 가을도 아닌 애매모호한 시기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RF 온라인’의 이같은 모험은 철저하게 초·중·고등학생 유저들보다는 성인 유저를 대상으로 게임을 개발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발사 CCR의 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개발된 온라인게임은 수년 동안 검술과 마법이 지배하는 중세 판타지의 세계가 주를 이루었다. 국내 MMORPG(동시다중접속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게이머들은 그래서 이와 같은 게임이 아니면 낯설어했다.

그러나 ‘RF 온라인’은 ‘리니지’, ‘뮤’의 세계에 익숙한 유저들을 사이버 세상으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 그동안 수많은 업체들이 새로운 게임 장르 개발에 도전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실패했다.

‘RF 온라인’은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지 3일 만에 동시접속자 수 5만명을 달성했다. 이같은 수치는 국내 온라인게임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는 ‘리니지2’ 때보다 4일이나 빠르다. 8월 마지막 일요일인 지난 29일에는 게임트릭스 집계 PC방 점유율 5.41%로 뮤의 4.87%를 추월했다.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기록이다. ‘RF 온라인’을 처음부터 봐왔던 게임 전문가들조차 이 정도의 선전을 예측하지 못했다. ‘RF 온라인’의 이 같은 돌풍은 ‘새로우면서도 낯설지 않은’ 게임을 원하는 온라인게이머들의 욕구를 잡아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개발자들의 새로운 게임 개발에 대한 도전정신’과 ‘개발사의 끊임없는 투자 및 개발자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우주공간이라는 배경, ‘종족전’이라는 거대하고 처절한 전투시스템 등은 ‘RF 온라인’으로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요소가 되고 있다.

‘RF 온라인’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은 아이템 획득·렙업(레벨 상승)방식 등이 기존 MMORPG 게이머들에게 매우 익숙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RF 온라인’ 또 자체 제작한 3D 게임엔진을 이용, 비교적 낮은 사양의 컴퓨터에서도 사용자가 화려한 그래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은 이처럼 강하게 부는 ‘RF 온라인’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일부 게임 개발사들은 ‘우리도 하면 된다’는 가능성의 기회로 삼고 더욱 분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유저들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초조해 하는 회사도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을 한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시원한 바람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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