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지적한 중복투자란 문화부가 온라인 3차원 입체(3D) 게임 엔진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데도 개발목적이 비슷한 2개사업에 정보통신부 등 총 54억원을 별도로 발주,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이유로 들어 정통부와 문화부에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과 게임 콘텐츠 개발을 지원함에 있어 부처간 역할을 조정하도록 명령했다. 또 감사원은 문화부 장관에게 담당과(게임음반과) 공무원 3명(국장·과장·사무관)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문화부 게임음반과 온라인게임 담당 사무관은 “감사원의 지적은 너무 형평성이 없다”며 “재감사를 요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사실 게임을 놓고 문화부와 정통부가 밥그릇 싸움을 벌여 온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밥그릇 싸움은 ‘리니지2’와 관련된 정통윤(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유해매체 판정결과이다. 정통부는 지난 5월 ‘리니지2’ 유해매체 판정이 있기까지만 해도 온라인게임 육성만이 IT 산업을 살리는 길이라며 온라인게임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5월 9일 발족한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사단법인을 정통부가 아닌 문화부로 전격 결정하자 문화부 산하 정통윤을 통해 온라인게임의 리더인 ‘리니지2’를 손봐주기의 타깃으로 삼았다는 설이 제기 됐다.업계는 실제로 이번 정통윤의 결정을 ‘게임업계 길들이기’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밥그릇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문화부 산하에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재단 법인 형태로 운영이 되고 있다. 정통부 산하에는 GTSC게임기술지원센터가 운영이 되고 있다. 산업자원부 산하에도 게임기술개발지원센터가 운영을 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게임 기술 개발, 게임 인프라 구축, 게임 기술 지원 등을 공동 목표로 삼고 있다. 3개 주무부처 모두 ‘돈 되는 게임만은 포기 할 수 없다’는 고집 때문에 빚어진 결과이다.
때론 ‘게임이 돈’이기 때문에 포기 할 수 없다는 부처 이기주의 때문에 게임업계는 울어야 한다. 또 협박을 해서라도 게임업계 줄 세우기를 시도하려는 정부 부처가 있다는 사실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한다. 어느 장단에 춤을 맞춰야 하는지 알수가 없다. 진정 게임 산업을 21세기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산업이라고 생각하는지 게임업계는 게임이 자기들 부처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정부 부처에 묻고 싶어한다.
게임은 재밌어야 한다. 그런데 게임을 만들고 있는 개발사들은 정작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재밌는 게임을 만들 엄두를 못 낸다. 누구의 책임이라고 따지기 전에 우리 모두 게임 개발사들이 재밌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