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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성 고별인터뷰] 괴물테란서 최강코치 변신 기대하세요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8.02.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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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테란’ 최연성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내려놓았다.
대신 후배들 곁에 SK텔레콤 T1 플레잉 코치로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돌아왔다.
아직은 경기장에서 만나는 그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당장이라도 경기에 출전할 것 같은 선수 시절 아우라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연성은 임요환의 연습생으로 2003년에 데뷔해 당대 최고의 프로게이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지난 5년간의 선수시절, 그 시간 속 주인공인 최연성이 마지막으로 고한다.
때론 울 수밖에 없었고 때론 마냥 웃을 수밖에 없었던 추억을 회상하며...





최연성의 갑작스런 결정에 팬들은 물론이고 동료 선수들조차 놀랐다. 가족 외엔 아무도 은퇴 결정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고민도 혼자 했다. 가족들에게도 마음의 결심만 전달했을 뿐이다. 그래서일까. 최연성의 은퇴 소식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는 주변의 반응에 담담한 표정으로 심경을 대신했다.


‘라이벌’ 이윤열에겐 미안
“작별 인사가 아니잖아요. 선수로서 활동을 안 하는 것뿐이지 여전히 이곳에 몸담고 있을 거니까요.”
그는 자신이 떠나가는 듯한 분위기가 싫다고 분명히 말했다. 늘 당당하고 거침없던 선수 시절 모습과 별로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덧붙여 최연성은 선수로서 더 이상 미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게임이 재미있어서 시작했고 프로게이머가 된 이후로 다른 누구보다 즐겁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지금 그만 둬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선수로서 해볼 만한 것은 다 이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사실 최연성의 선수시절 경력은 화려하기 짝이 없다. 양 방송사 포함 개인리그 5회 우승, 프로리그 우승 및 MVP 달성,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 선수상 수상, WCG 금메달 획득 등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그럼에도 팬들이 아쉬워하는 이유는 작년 초, 다시 한 번 불타오르겠다던 최연성의 약속 때문이다. 



“정말 열심히 했어요. 선수 생활을 하면서 그토록 열심히 했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당시 상황이 그런 의지와는 반대로 흘러갔습니다. 개인적으로 화도 나고 억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팬들에게 미안했죠.”
그는 혼자 결정에 미안한 마음을 가진 동료 선수도 있다고 전했다. 가장 미안한 대상은 라이벌로 잘 알려진 이윤열이란다. 최연성은 이윤열과 공식 경기 100전을 채우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윤열 선수하곤 묘한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데뷔 전부터 그의 경기를 모두 봤기 때문에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윤열 선수하곤 경기의 승패 여부를 떠나 모두 즐거웠어요. 그에게 미안한 마음을 대신해 (네가 있어) 즐거웠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이중계약 부활 계기 만들어줘
작년 한 해가 최연성에게 있어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찾아오는 슬럼프였을까.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선수 생활 동안 최연성이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꼽으라면 단연 ‘이중 계약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최연성은 요즘 톱스타들이 흔히 하는 것을 자신이 제일 먼저 했다면서 껄껄 웃었다.



“지금은 웃고 말죠. 당시엔 무언가 쌓아왔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기분이었어요. 그게 아닌데 하는 억울한 심정도 있었고요. 더욱이 우리 팀이 광안리 결승전에서 우승하는데 그 무대에 함께 오를 수 없다는 처지가 씁쓸하더군요.”
당시 그의 모습은 누가 봐도 쓸쓸해보였다. 심지어 그 모습이 안쓰러웠던 일부 팬들은 경기 전 최연성의 출장 정지 처분을 철회해달라고 협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바람이 먹힌 것일까. 다음해 같은 장소에서 최연성은 당당히 경기에 출전, 팀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프로리그 결승 MVP는 두 말할 것도 없이 그의 차지였다. ‘괴물테란’이 깊은 잠을 깬 것이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우승을 확정짓자마자 제 이름 세 글자를 외치며 환호했던 팬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생생한 걸요. 움츠렸던 자신감도 모두 회복했죠.”
이와 함께 최연성은 가장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첫 월급 50만원을 꼽았다. 그는 프로게이머 데뷔 이후 처음 번 돈이어서 감격스러웠다고 고백했다.
“그 돈을 들고 싱글벙글 웃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네요. 이젠 같은 꿈을 꾸는 후배들을 돕고 싶어요.”  


임요환 격려가 큰 힘
요즘 그는 회사에서 진행하는 리더십 교육을 받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과장, 팀장급의 연령대가 대부분인 이곳에서 최연성은 나이가 가장 어린 코치다. 그래서 조금은 벅차다는 게 그의 귀띔이다.
“동료 코치들이 없었다면 아마 힘들었을 것 같아요. 후배들도 동료에서 코치로 바라보기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고요. 차근차근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기존 선수 이미지를 벗겨내려고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그에게 누구보다 힘이 돼주는 사람은 따로 있다. 최연성을 선수로 만들어 준 스승 임요환이 그 주인공이다. 군 복무 중임에도 친히 최연성에게 전화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요환이 형이 대뜸 ‘어이구, 우리 최 코치님’하던데요(웃음). 잘못된 거 반복하지 말고 잘하라고, 잘해낼 거라고 응원해줬어요.”



최연성은 얼른 임요환이 제대해 복귀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 분위기는 물론이고 달라진 두 사람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스승의 반응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최연성은 다른 한편으론 진지하게 각오를 밝혔다.
“코치는 혼자 돋보이면 안되는 거래요. 맨 앞에서 선수들을 끄는 것이 아니라 맨 뒤에서 그들을 받쳐주는 게 제 역할인거죠. 선수와 눈을 맞추고 그 선수가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끌어올려주는 ‘최강코치’가 되고 싶어요. 요환이 형도 꼭 그렇게 만들어주기로 약속했어요(웃음).”



수상연도   수상내역
 
2007        IEF 스타크래프트부문 3위
 
2006        IEF 스타크래프트부문 준우승
 
2006        WCG2006 스타크래프트 부문 우승
 
2006        제1회 대한민국 e스포츠대상 최우수 선수상
 
2006        제1회 대한민국 e스포츠대상 최우수 테란선수, 최우수 물량, 최다승
 
2006        신한은행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
 
2006        SKY 프로리그 2005 후기리그 결승 MVP
 
2006        CYON MBC게임 스타리그(MSL) 3위
 
2005        CKCG 스타크래프트부문 우승
 
2005        So1 온게임넷 스타리그 3위
 
2004        EVER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
 
2004        스프리스 MBC게임 스타리그(MSL) 우승
 
2004        7차 iTV 랭킹전 준우승
 
2004        질레트 온게임넷 스타리그 3위
 
2004        하나포스 센게임 MBC게임 스타리그(MSL) 우승
 
2003        에어워크 전국아마추어 스타리그 3위
 
2003        KTF EVER 프로리그 우승, 신인상, 개인전 다승 1위
 
2003        iTV 게임스폐셜 신인왕전 우승
 
2003        TG삼보 MBC게임 스타리그(MSL) 우승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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