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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억대연봉시대의 명암

  • 김수연
  • 입력 2002.12.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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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억대 연봉자의 등장은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헤집어 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프로게임계에게는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임요환 측은 4년 간 동거동락 해온 IS와의 결별 후, 대기업의 입단 문제를 놓고 1달여 동안 줄다리기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 28일 결국 제3의 기업, 동양제과와 스폰서 형태의 계약을 했다. 이는 연봉 1억 6천만원(운영비 포함)에 오피스텔까지 제공받는 파격적인 계약조건이다. 또한 각종 상금과 광고 모델료를 포함한다고 볼 때, 임요환의 몸값은 가히 놀라운 수준임에 틀림없다.

임요환 측은 이전 두 기업과의 협상에서 스파링 상대를 해 줄만한 2~3명의 선수들을 함께 기용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임요환 측에서 제시한 이들은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들만큼 유명한 1급 프로게이머들.

IS를 나와 홀홀단신으로 연습을 하다보니, 실력 있는 스파링 상대가 절실히 필요했겠지만 자신과 실력이 비등한 프로게이머들을 한낱 스파링 상대로 밖에 취급하지 않았던 임요환 측의 지나친 이기심은 이를 지켜보는 주위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결국 두 기업은 이를 거부했고 현재 동양제과와의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임요환 측은 또 하나의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주 내로 경기도 분당에 연습실을 얻게 될 임요환 측은 ‘스타크래프트’ 종족별로 한 명씩 3~4명의 선수들을 영입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동양제과가 구단이 아닌 스폰서 형태로 임요환을 받아들인 입장에서 유명 선수들의 동양제과 추가 영입은 힘들어 보인다.

하는 수없이 임요환 측에서 활동비를 쪼개 개인적으로 선수기용을 하는 수밖에 없다. 임요환 측은 ‘이번 주 내로 실력 있고 성실한 선수를 영입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숙식제공’의 조건만으로 과연 실력 있는 임요환 사단을 구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임요환의 거액의 몸값은 ‘프로게이머도 이제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선례가 되었다. 임요환 모셔오기 경쟁에 이어 이제 홍진호, 박정석 등의 유명 선수들도 잇달아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 하지만 현재, 테란의 황제에서 프로게이머의 황제가 된 임요환이 튀어도 너무 튀는 행위들로 더 이상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지나친 자만심을 버리고 이제는 나, 개인의 이익 타산보다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함께 고생했던 일부 동료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음 하는 바램은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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