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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닌텐도 같은 것’을 가질 수 없을까

  • 하은영 기자 hey@khan.kr
  • 입력 2009.02.1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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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닌텐도 발언’에 대해 게임업계는 물론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한 주였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지식경제부를 찾아 ‘요즘 닌텐도 게임기를 초등학생들이 많이 가지고 있던데’라며 ‘일본의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개발해 볼 수 없느냐’고 주문한 것이 불씨가 됐다.


대통령의 발언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인터넷에는 ‘명텐도MB’라는 패러디물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닌텐도와 같은 시장을 만드는 게 쉽냐,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처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아쉬움과 함께 기쁨이 교차했다.


사실 그 동안 국내에서도 게임기 사업에 대한 시도가 여러 차례 이루어져 왔다. 지금도 엠피지오, 게임파크 홀딩스 등 몇몇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게임기를 출시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게임사들 중에서는 게임기 사업을 시도했다가 시장조사 단계에서 접은 사례도 있다.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부러움을 금치 못했던 닌텐도DS를 비롯해 소니의 PSP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게임기 시장을 형성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바로 콘텐츠 수급 문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중소 게임기 제조사들은 모바일게임이나 에뮬 게임 등으로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상황이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기존 게임기의 소프트웨어를 이길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랫동안 게임기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담당자는 이에 대해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부를 비롯해 대기업에서조차 꺼려하는 현 시장상황에서 ‘우리도 닌텐도 같은 것 좀 만들어 보자’는 말이 어불성설이라는 말이다. 모두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속칭 ‘왕따 시장’이 어디까지 커질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정부가 국내 게임기 시장을 키우려는 노력을 기울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오히려 반길만한 일이다. 여기에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조금씩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우리는 왜 닌텐도 같은 것을 가지지 못할까’가 아닌 ‘우리는 닌텐도 같은 것을 가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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