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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을 위협하는 제자의 이유

  • 하은영 기자 hey@khan.kr
  • 입력 2010.04.1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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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생 모바일게임사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메이저 모바일게임사에서 핵심 개발자로 일했던 이들이 속속 독립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능력 있는 개발자들을 영입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 준비를 하고 있다.


핵심 개발자들의 독립은 메이저 모바일게임사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사의 킬러 콘텐츠 개발에 중추 역할을 했던 개발자의 퇴사로 미래 성장 동력을 잃을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스마트폰용 게임 개발 열풍으로 개발자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짐에 따라 구직난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게임사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핵심 개발자들의 이 같은 독립 사례는 앱스토어의 성장과 함께 개인 개발자들의 개발 환경이 좋아진 영향이 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소위 이들에 대한 처우가 과거와 심각하게 달라진 까닭이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온라인과 달리 큰 인기를 끄는 게임은 매년 시리즈로 개발하는 성향이 짙다. 비슷한 콘텐츠가 매년 출시되더라도 워낙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탓에 기본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꾸준히 좋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그에 준하는 보상을 받지 못한 개발자들이 자연스레 퇴사를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A모바일게임사의 경우 킬러 콘텐츠 개발팀 전원이 퇴사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로써 드디어 콘텐츠에도 변화를 줄 수 있게 됐다’며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가 연출되기까지 했다고 하니 개발자들의 심정도 일면 이해가 간다.


물론 신생 게임사에 비해 막강한 자본금을 기반으로 하는 메이저 게임사가 당장 무너질 리 만무하다. 하지만 핵심 개발자들이 속속 퇴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위협을 느낄 필요는 분명 있을 것이다. 게임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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