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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전용게임 등장 여고생만 즐기세요!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3.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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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스포츠맨, 귀공자풍의 쇼핑몰 사장 아들, 연예인 준비생…. 주변 킹카들을 다 꼬셔버리겠다는 과감한 여고생이 게임에 등장해 화제다. ‘키스키스2’라는 왠지 난감한 제목의 게임이 그것. 이 게임 내에서 유저는 여고생이 되어 15일내에 한 남자와 키스를 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한다. 간단한 플래쉬 게임이지만 이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반응은 꽤 뜨겁다. 벌써 90만명이 게임을 플레이 했을 정도다. ‘여고생만 플레이 하세요’라는 과감한 제목을 달고 게임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유저들을 과감히 공략해 성공적인 서비스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 허나 그 이면에는 ‘마케팅’이라는 복병이 숨어 있었다.

꽃다운 청춘 이대로 보낼 수 없다
주인공은 17세의 소녀로 게임에 등장해 주변의 킹카들에게 ‘작업’을 건다. 유저는 하루 9시간동안 미용실, 음식점 등 총 13개의 지역을 방문할 수 있으며 한 지역을 방문하는데 1시간을 소비한다. 게임을 진행하는 도중, 특정 시간대에 특정 장소를 방문하면 이벤트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첫째날 오후 2시 공원을 방문하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남자주인공 1명을 만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총 6명의 남자주인공을 골고루 만날 수 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1명을 골라 ‘작업 농도’를 점차 높여가면 상대방이 데이트를 신청한다. 데이트 도중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상대방과 키스를 할 수 있고 이에 성공하면 게임은 엔딩을 맞게 된다. 물론 키스에 실패하면 유저는 허무한 15일을 보낸 베드 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여고생의 취향을 노려라
‘여고생 전용’게임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만큼 ‘키스키스2’는 철저히 여고생의 취향을 반영한다. 주인공은 실제 여고생들이 자주 쓰는 말투나 이모티콘을 사용하고, 남성들은 ‘여고생’이 원하는 행동을 하며, 여고생들이 주로 방문하는 지역을 게임 내에 등장시킨 것. 이렇게 철저히 여고생을 노리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이 게임을 제작하게 된 동기가 10대의 여성이 주로 사용하는 립글로즈(입술보호제)의 홍보에 있기 때문이다. ‘키스키스2’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홈페이지로 유도하고, 광고를 노출시켜 제품을 구매하게 하겠다는 전략인 것. 게임 내에서도 자연스럽게 광고가 노출된다. 유저가 ‘약국’을 방문하면 립글로즈에 대한 광고를 볼 수 있고 ‘구매 이벤트’등을 진행할 수 있는 것. 이러한 마케팅은 등장 시기부터 유저에게 전달되기까지 철저한 준비를 갖춰 실시된다. 또한 곳곳에 제품의 광고를 볼 수 있다.

‘키스키스2’의 경우 지난 2006년 10월부터 유저에게 본격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립글로즈의 특성상 입술이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에 가장 많이 팔리므로 이에 발맞춰 게임을 보급한 것. 게임의 런칭과 함께 신제품을 등장시키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 제작사측은 이러한 마케팅이 성공적이라고 판단해 현재 ‘키스키스3’을 제작하고 있고 8월경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게임의 기획을 담당한 김종헌PM은 “10대 여성을 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여고생 취향의 게임’에 있다고 판단 이 같은 게임을 기획하게 됐다”며 “‘키스키스2’로 인해 매출이 50%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실상 제약업계에서 게임 마케팅을 한다는 시도는 실시되지 않는다”며 “‘키스키스2’가 선례가 되어 더 많은 게임 마케팅이 시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진화된 게임마케팅 사례
이미 미국의 모 햄버거회사나 자동차 회사에서는 게임을 제작해 자사의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 방식이 기업 이미지의 상승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며, 판매량에도 크게 일조한다는 이유에서다. 허나 국내의 기업들은 게임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중앙대학교 경영학과의 위정현 교수는 “이미 선진화된 마케팅 모델이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인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와 같은 마케팅 모델이 도입되면 게임 회사 측이나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제작사측이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들이 좀 더 넓게 보고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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