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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 만물상] 안·여·돼가 뭐야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4.1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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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저 커뮤니티에는 안·여·돼 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는 안경·여드름·돼지의 줄임말로 그 원류는 미팅에 등장하는 ‘폭탄녀’였으나 최근에는 집안에서 게임만 할뿐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이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단어로 쓰인다. 단어 자체에서 개인을 비하하기 위한 냄새가 강하게 풍기듯이 이들을 전적으로 비난하는 유저들이 넘쳐나고 있다. 허나 다시 생각해보면 이는 이미 우리 사회가 겪었던 일이다.


‘폐인’ 문화를 기억하는가
PC통신이나 인터넷에서 활동하면서 집밖을 나가지 않고 한 가지 요소에 몰입해 ‘폐인’이라 불리던 이들이 있었다. 초기에 이들은 인터넷 채팅과 커뮤니티에 주로 분포해 있었다. ‘나우 폐인’이나 ‘디시 폐인’, ‘웃대 폐인’등이 그 주류였는데, 이들 또한 사회적 이단아로 치부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허나 점차 시간이 지나 이들이 일반화 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져 최근에는 ‘폐인’을 우스갯소리의 일종으로 쓰는 경향으로 까지 변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인터넷 중독자’, ‘PC통신 중독자’뿐만 아니라 ‘게임’,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음악’, ‘영화’등으로까지 그 쓰임새가 번지고 있다. 또한 특정 게임을 포함해 ‘리니지 폐인’, ‘와우 폐인’ 이라고 일컬어지기까지 한다. 허나 이들은 더 이상 ‘쓸모없는 자’라는 인식이 아닌 ‘취미생활을 즐기는 자’라고 발전해 가고 있다. 이제는 ‘폐인’이라는 단어보다는 ‘매니아’라는 말로 순화해 쓰고 있는 실정이다.


안·여·돼 전격 등장
마치 초기의 ‘폐인’을 칭하듯 안·여·돼 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집 밖에 나가지 않고 게임을 하므로 나날이 늘어나는 몸무게와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함으로써 시력이 저하돼 안경을 착용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것. 또한 나이 어린 이들이 주로 이에 해당돼 여드름이 필수인 것. 특이한 점은 안·여·돼는 단순히 외모만을 비난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 부류의 행동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사회성이 결여되어 자신만을 생각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을 꼬집는 것이다. ‘폐인’계의 왕따인 셈이다.


‘폐인’, ‘안·여·돼’, 그 원류를 찾아라
이미 국내에 이러한 현상이 시작되기 전, 일본에서는 ‘오타쿠’라 불리는 이들이 등장했다. ‘오타쿠’의 시작은 애니메이션을 탐구하는 자들의 모임에 소속된 이들이 자신을 ‘오타쿠’라고 칭하면서 시작됐다. 그들은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최고로 인정받았다. 그들이 성공한 이후 수많은 추종자들이 흉내를 내 이름을 도용하기 시작했고, 점점 변질되기 시작했다. 이 후 일본 열도를 뒤흔드는 충격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져 현재까지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정적인 인식에서 출발해서 조금씩 긍정적인 이미지로 변화하고 있는 국내의 ‘폐인’문화와는 정 반대인 상황이다.


일본에서는 변화, 국내에서는 회귀
현재 일본에서는 ‘오타쿠’본연의 뜻을 찾기 위해 이 단어가 보유하고 있던 수많은 단어들을 분리시켰다. ‘아키하바라 계’라고 불리는 미소녀 매니아와 ‘은둔족’ 으로 불리는  집안에서 나오지 않고 생활하는 사회적 문제 계층,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그를 탐구하는 본연의 ‘오타쿠’ 등 수많은 단어로 이를 분리해 사용하고 있다. 안·여·돼 라는 단어의 등장은, 국내에도 이같은 ‘단어 분리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임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사이드스토리 No Life People
미국에도 폐인이 등장했다
최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미국을 강타하면서 ‘노 라이프 피플’이 등장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직역해보면 ‘자기 생활이 없는 이들’이라는 뜻으로, 다른 일을 하지 않고 게임만 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재밌는 사실은 원래 이 말이 퇴근시간이 지나도 회사에 남아 일만 하는 이들을 칭하는 뜻이었다는 점이다. 마치 게임 문화가 자리 잡을 무렵 국내의 ‘폐인’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미국 내의 인식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주변 환경이 더럽고, 잘 씻지 않으며,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고, PC와 X박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콜라와 피자 혹은 햄버거를 주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이라는 인식이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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