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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 만물상] 중형차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5.1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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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차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


지난 2005년 10월 ‘리니지2’에 S급 강화 주문서가 정식 업데이트 된 이후 극한의 확률에 도전해 성공하는 유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템의 가격 또한 급격히 오르고 있다. 최근 한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는 1천만원상당의 아이템이 실제로 판매되는가 하면, ‘억’소리 나는 아이템들을 팔고자 하는 유저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중형차 한 대와 맞먹는 가격인 셈이다. <경향게임스>는 이처럼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아이템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과, 또 사거나 팔고자 하는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억 소리나는 아이템 가격

지난 4월 23일, 모 아이템 거래 사이트의 최고 거래가가 갱신됐다. S급 무기 한자루가 1천만원에 거래가 성사된 것. 하지만 이는 세발의 피였다. 판매란에는 수천만원을 넘어 1억을 호가하는 아이템마저 등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격을 흥정하고 있었다.

얼마 전 2천 5백만원 상당의 아이템을 판매한 이모씨는 “처음에는 천오백만원에 물건을 팔고자 했는데, 사려는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 가격을 올렸다”며 “가격을 올린 후 2주 만에 아이템을 팔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매하고자하는 유저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물량’이 없어서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이템을 산 사람은 공성을 준비하는 모 서버의 군주이며, 전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투자’를 한 것이라고 한다. 공성을 성공하면 대량의 아데나를 획득할 수 있고, 성을 방어하면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때문에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좋은 아이템을 구매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같은 능력치의 아이템을 천만원에 판매한 김모씨는 ‘군주’가 아닌 ‘일반 유저’에게 물건을 팔았다고 한다. 그는 “아이템을 구입한 유저는 68레벨의 직장인이었다”면서 “‘리니지2’유저는 대부분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싶은 욕망이 있어 이를 구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사업수단이 아닌, 개인의 만족을 위해서도 구매하게 된다는 것. 따라서 구입하고자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고, 이를 판매하는 유저 또한 상승한다는 것이다.


아이템 제작, 얼마가 필요한가?

+16 이도류 탈룸 블레이드쪱다크 레기온(S급)를 팔고 있는 김모씨는 “아이템을 제작하는데만 3천만원이 넘게 들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절대 팔고 싶지 않지만, 급하게 돈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팔게 되었다”고 밝혔다. 게임내에서 S그레이드 무기강화 주문서는 4000만 아덴에 팔리며, 이를 5월 2일자 시세로 계산하면 현금으로 약 4만원에 해당한다.

강화에 실패하면 아이템 결정이 나와, 이를 통해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음을 감안하면, 김씨는 적어도 1000회 이상 강화에 도전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전문가들은 “한번에 +16급 이상 아이템 인챈트에 성공할 수 있는 비율은 1%에도 못미치는 데다가 성공하더라도 더 좋은 아이템에 도전하고 싶어 아이템을 잃어버리기 십상”면서 “‘대박’을 노리고 도전하지만, 대부분 ‘쪽박’을 찬다"고 말했다.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

실제로 아이템 인챈트에 성공해 집을 사거나, 차를 바꾸는 등 사업체에 준하는 수익을 얻은 이들도 즐비하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수가 아이템을 잃고 좌절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확률 싸움이기는 하지만, 아이템 시세 또한 아데나 시세와 그 확률을 기반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이득을 얻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구매하는 이들도 큰 이익을 얻기 힘들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나면 더욱 고급 아이템들이 등장하기 마련이어서 희소성이 떨어지면 시세도 떨어진다”면서 “현재 S급 아이템의 가격은 거품이 심한 상황이기 때문에 머지않아 급격히 떨어져 지금 구매하면 후회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이드 스토리

고급 아이템, 유저 개인 간의 거래가 더 활발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유저는 +16 S급 아이템을 4천만원에 거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템 거래사이트에서 판매할 경우 160만원을 수수료로 납부해야한다”면서 “이 같은 가격이 너무 부담되기 때문에 개인간 직거래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고액 아이템 판매자 5명중 3명이 직거래를 이용해 판매를 진행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게임 상에서 광고를 통해 구매자를 찾으며, 이를 통해 직거래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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