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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팀, 월드컵에 진출하다!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7.04.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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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실험 목적
게임 내 능력치 설정이 실제 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축구 게임의 대명사 ‘월드사커 위닝일레븐10 라이브웨어 에볼루션(이하 위닝10LE)’을 대상으로 실험해 본다. 또한 각 팀의 능력치의 차이를 실력으로 극복 가능하지에 대해 심층탐구 한다.


[2장]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1. 이론적 배경

‘위닝10LE’은 무려 29가지의 능력치 항목이 존재한다. 이러한 능력치의 차이는 슛의 성공률이나 주력속도 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가령 예를 들어 두 선수가 몸싸움을 통해 나란히 달려가더라도 능력치에 따라 속도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그러나 공은 둥글고 축구의 결과는 늘 불확실하다. 약팀이 강팀을 잡고 기적적인 승리를 일구는 사건은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따라서 게임에서도 최약팀이 최강팀을 잡고 승리를 거두는 일 역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2. 선행연구
한때 코에이사의 ‘삼국지10’에서 주인공 무장의 능력치를 모두 1로 설정한 후 중원통일을 하는 방식이 인터넷에서 유행한 바 있다. 능력치가 1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유저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극복이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여준 셈. 따라서 ‘위닝10LE’ 역시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3장] 가설설정과 실험방법
1. 가설

“능력치가 아무리 낮더라도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2. 실험 방법
+ 대상 게임 : 위닝일레븐10 라이브웨어 에볼루션
+ 실험 방법 : 대한민국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의 전 항목 능력치를 1로 만든 후 ‘인터내셔널컵 모드’를 통해 독일월드컵과 똑같은 조 편성 후 어떠한 성적을 거두는지 관찰해 봤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확률을 감안해, 각 선수들의 특기는 그대로 뒀다(ex: 박지성의 플레이메이커 능력, 이영표의 오버래핑 능력 등). 전술은 각 상대의 맞게 조정했으며, 체력소모가 극심한 점을 감안해 컨디션에 따른 선수교체를 하는 등, 능력치를 제외한 모든 방법을 동원에 승률을 높였다. 게임의 난이도는 프로페셔널 등급으로 설정했다.


[4장] 연구 실험 결과
▲ 자유훈련

모든 선수의 능력치를 1로 설정한 후,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해 자유 훈련을 실시했다. 11명의 선수가 1명의 골키퍼를 두고 하는 만큼 골 넣기는 매우 쉽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센터링에 의한 헤딩슛이나 페널티에어리어 바깥에서 차는 중거리슛은 모두 빗나갔다. 단지 골키퍼를 바로 앞에 두고 살짝 빗겨 차 넣는 슛 정도만 낮은 확률로 들어갈 정도. 선수들의 움직임은 생각보다는 느리지 않았지만, 확실히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패스는 중간에 막는 선수가 없는 만큼 무리없이 연결됐다. 그러나 골을 넣기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숙제. 골을 넣지 않으면 아무리 수비를 잘한다 해도 3무로 예선탈락이다. 즉, 한마디로 답이 안 나오는 팀이었다.


▲ 1경기 (대한민국 vs 토고전)
토고팀의 성격은 빠른 역습과 아데바요르라는 파괴력 있는 공격수다. 이를 봉쇄하기 위해 대인마크를 설정했으며, 4-4-2 전법으로 중원장악 및 수비를 강화했다.  전반 3번의 슛팅을 시도했으나 거의 좀처럼 완벽한 찬스가 나지 않을 뿐더러 중거리 슛은 모두 골대를 크게 빗나갔다. 그러나 한 가지 희망을 본것은 바로 슛 페이팅 모션. 골키퍼와 1:1 찬스에서 슛페이팅 모션을 사용하면 높은 확률로 골을 넣을 수 있음을 알수 있었다. 이를 노리고 중점적으로 역습을 시도했지만, 선수들의 속도가 따라주지 않아 좀처럼 찬스가 나지 않았다. 한편 수비수들은 토고의 공격수들이 치고 들어올 때마다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어, 반칙으로 중간 차단을 시도하거나, 수비능력이 없는 만큼 몸으로 공의 방향을 막는데 급급했다. 옐로카드 3개로 힘겹게 무승부를 일궈냈다. 한 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능력치가 낮으면 반칙을 할 확률이 높으며, 반대로 상대 선수에게 밀리더라도 반칙을 얻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 2경기 (대한민국 vs 프랑스전)
전 선수의 능력치가 세계 최고 수준인 프랑스와 두 번째 경기를 펼쳤다. 특히 앙리나 시세 등의 속도가 너무 빨라 패스를 중간에서 끊지 못하면 그대로 골과 연결될 확률이 높았다. 무승부가 목표인만큼 3-6-1 전법과 미드필더를 최대한 수비 진영으로 내려 9명이 수비를 보게 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중원장악을 노렸다. 그러나 결과는 4:0. 한마디로 처절하게 패배했다.


▲ 3경기 (대한민국 vs 스위스전)
1무 1패인 만큼 이번 경기를 승리하더라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아직 한 골도 넣지 못한 만큼, 목표는 이미 16강보다는 1골이라도 넣는 것으로 하향조정됐다. 따라서 정상적인 포메이션인 3-4-3 전법을 통해 공격을 치중했다. 이미 체력은 전반이 다 가기도 전에 바닥을 드러냈다. 한골을 넣기 위해 꾸준히 전반으로 쓰루패스를 넣어 골키퍼와 1:1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번번이 상대 수비수들의 수비에 막혀 공을 빼앗기기 일쑤. 전반은 2:0으로 끝마쳤다. 결국 최후의 작전을 짰다. 선수들이 약간의 타이밍을 회복하는 후반전 시작 직후 세명의 공격수 3명을 모두 교체, 최후의 역습을 시작했다. 제한시간은 10분. 10분이 지나면 모든 체력이 바닥나기 때문에 다시 골을 넣기란 불가능해진다. 좌측 측면돌파에 이은 빠른 쓰루패스로 스트라이커 안정환에게 공을 연결. 결국 슛페이크 모션으로 한 골을 넣었다. 어떻게든 한 골은 넣을 수 있었던 것. 그러나 경기결과는 3:1로 패배했다.


[5장] 2. 가설 검증에 대한 논의


[가설] “능력치가 아무리 낮더라도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판단보류)


능력치가 극단적으로 낮을 경우 수비 측면에서 주력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어, 도저히 슛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그러나 무승부를 이룬 경기도 있고, 한 골을 넣기도 한 만큼 꾸준한 노력을 한다면 결국 승리가 가능할 수도 있다.


결론
능력치에 대한 밸런스는 모든 게임의 숙제다. 유저는 능력치를 보고 그에 맞는 선택을 하기 마련. 능력이 100인 캐릭터와 1인 캐릭터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 그것은 이미 의미를 잃는것과 같다. 이런 점에서 ‘위닝10LE’는 능력치에 대한 밸런스 조절이 매우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동네축구 선수와 한 나라의 국가대표팀이 맞붙는다면 100이면 100번 모두 국가대표팀이 이긴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다만 유저의 능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최악의 조건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이에 대한 성취감은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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