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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미디어 안현동 사장] 킬러 콘텐츠 발굴의 달인, 게임분야서도 성공 이루겠다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8.04.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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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닌텐도DS 타이틀 10종 출시 계획 … 국산 애니 판권 활용한 게임 개발 고려



최근 공중파 방송에서 ‘달인’을 다룬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만약 국내 콘텐츠 산업에 달인을 뽑는다면 그 주인공은 누가 될까? 20-30년간 게임업계에 종사한 사람들이 여럿 거론되겠지만 그중 대원미디어 안현동 사장도 달인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70년대 후반 대원미디어를 설립한 이후 그는 ‘달려라 하니’, ‘영심이’ 등을 제작한 국산 애니메이션 산업의 산 증인이기 때문이다. 또한 ‘드래곤볼’, ‘슬램덩크’, ‘포켓몬스터’, ‘유희왕’에 이르기까지 그가 국내에 들여온 수많은 콘텐츠들은 하나같이 ‘대박’을 쳤을 정도로 사업적 안목도 뛰어나다. 안 사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게임산업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콘텐츠 산업의 달인 안 사장에게서 올해 그가 게임업계에서 어떻게 흥행 바람을 불러올지 들어봤다.



안 사장은 1976년 대원미디어 설립 때부터 회사의 살림살이를 맡았다.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 사업은 태동기였던 만큼 주로 해외 작품의 외주제작 일로 회사를 꾸려갔다.


설립 당시부터 ‘원 소스 멀티유즈’ 고민
“만화가 출신인 정욱 회장은 주로 그림을 그렸고 저는 주로 그것을 어떻게 돈으로 만들까 고민했죠. 만약 같이 그림을 그렸더라면 회사가 망했을겁니다.”



애니메이션 OEM 작업을 하면서 고비도 많았다. 애니메이션이 콘텐츠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 작품당 수 백 명의 인력을 필요로 하는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이다. 만화가 역시 예술가적인 기질을 가진 만큼 효율적인 인력관리가 힘들었고, OEM 산업 특성상 일이 몇 차례 차질을 빚으면 남는 것이 거의 없었다.



더욱 안 사장을 힘들게 한 것은 잘 만들어 크게 성공하더라도 정작 제작을 한 사람 손에는 계약된 적은 금액 이외에는 떨어지지 않는 것이 OEM 사업의 현실이다. 이때부터 안 사장은 콘텐츠의 파괴력에 대해 절감하기 시작했다. OEM 제작 시에 비용을 덜 받더라도 작품에 대한 지분참여를 시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안 사장이 20년 전부터 가장 주목한 부분이 바로 원 소스 멀티유즈 사업이다. 이때부터 대원미디어는 제작을 외부 스튜디오로 맡기고 작품 기획 및 마케팅으로 사업 방향의 가닥을 잡기 시작했다.
이후 안 사장은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비디오, DVD 등 다양한 미디어에 라이센스 사업을 비롯해 껌이나 신발 등에 캐릭터를 삽입한 것도 모두 안 사장이 국내 최초로 시작해 선풍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90년대에 이르러 출판업계에까지 사업을 확장한 안 사장은 일본에서 골라온 킬러콘텐츠들이 속속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원을 문화콘텐츠 분야의 ‘삼성’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주역을 담당했다. 일찌감치 애니메이션, 출판 업계를 석권한 대원미디어를 게임 전문잡지를 비롯해 애니메이션 케이블 방송국과 ‘유희왕’ TCG 사업, 닌텐도DS 유통 사업까지 그 영역을 넓히며 당대 어린이들의 문화콘텐츠의 트랜드를 이끌어나가는 선도 기업으로 만든 것이다.


콘텐츠 산업은 인재 경영 중심되야
“대원미디어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질 좋은 콘텐츠를 골라내는 안목입니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회사를 몇 년간 먹여 살릴 수 있는 것이죠.”



이는 단순히 말 뿐이 아니다. 지난 30년간 안 사장은 이러한 사실을 수도 없이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안 사장이 대원미디어 대표로 취임한 것은 지난 92년. 취임부터 줄곧 안 사장은 직원들과 그야말로 허물없는 친구처럼 지냈다.
함께 당구를 치거나 노래방에 가는 것은 예사며 회사 내 모든 동호회에 가입돼 있기도 하다. 안 사장이 특히 즐기는 동호회는 바로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다. 직원들과의 관계가 이처럼 친밀해 회사 기혼 직원들의 주례를 90%이상 설 정도로 직원들의 안사장 사랑도 각별하다.



아이디어가 생명인 콘텐츠 사업 분야에서 출근부는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해 업계 최초로 아예 없애버렸다가 노동부에 신고를 당한 웃지 못할 사례도 있을 정도다.
“직원을 손님처럼 생각하고 대접해줘야, 바깥에 나가서도 자기 능력의 200%를 발휘합니다.”
이렇게 안 사장의 인재 중심의 경영은 훌륭한 성과물을 낳았다. 스스로를 일당백으로 생각한 직원들이 굵직굵직한 사업 아이템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대원이 일본에서 그토록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직원들이 외부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일본문화가 본격적으로 개방된 1998년 이후 대원의 사업이 서서히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노력이 조금씩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닌텐도DS로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와의 계약이다.



2004년에 닌텐도와 써드파티 계약을 맺고 닌텐도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기 전까지 닌텐도 제품의 국내 유통을 맡아 했다. 물론 지사 설립 이후에도 닌텐도DS 유통은 그대로 대원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Wii 역시 닌텐도와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어린이 중심 게임 사업 전개
안 사장은 지난 3월 12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신상품 발표회에서 향후 대원미디어의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게임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안 사장이 생각하는 게임사업 방향은 아직까지 신중한 편이다. 분명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콘텐츠 분야이지만 무작정 뛰어들 정도로 만만한 사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대원미디어 게임산업은 아직까지 소수정예 인원들로 꾸려나가고 있다. 일단 지금까지 해왔던 닌텐도DS 사업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닌텐도DS 타이틀 10여종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인 것.



이중에는 로컬라이징 타이틀도 있지만 대원미디어만의 독자적인 타이틀도 개발 중이다. 또한 안 사장은 대원미디어가 가진 강점 중 하나인 국내 애니메이션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 사장은 이를 게임으로 통해 서비스할 생각을 갖고 있다.
안 사장은 이러한 게임사업이 시금석이 돼 향후 기발한 사업아이템이 무궁무진하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시장은 1등만 존재하지 2등은 없습니다. 모든 산업이 1등 중심으로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게임 사업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안 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게임 사업의 중심에는 지금까지 대원미디어가 그래왔듯 어린이들이 있다. 비록 대원미디어가 게임 개발 기술력 측면에서는 신생 업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안 사장은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진정한 재미가 무엇인지 만큼은 지난 30년간 그 누구보다 정확히 짚어낸 인물이다. 향후 대원미디어의 게임사업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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