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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이사] ‘아이온’ 성공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의 ‘산물’ … 글로벌 게임 문화콘텐츠 표준 세우도록 최선 다할것

  • 김상현 기자 AAA@khan.kr
  • 입력 2009.11.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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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전세계 게임으로 ‘아이온’이 떠오를 것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김택진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당시만 해도 그의 포부를 반신반의 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와 동남아시아 성공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지만, 북미와 유럽 시장의 경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1년, 김택진 대표의 포부는 글로벌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아이온’ 국내 최고 동시접속자 24만, 이어 중국 80만, 일본 5만, 대만 10만 등 아시아를 평정하고 이번 달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100만장 판매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리니지’와 ‘리니지2’에 이어 ‘아이온’까지 3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엔씨소프트는 명실상부 MMORPG의  글로벌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김택진 대표는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이르다”라며 “우린 아직도 MMORPG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겸손해 한다.



스스로가 완전히 변하고 고통 속에서 성장해야만 다음 작품이 완성도 있게 나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11월의 어느날, 테헤란로에 우뚝 솟은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최고보다는 아직은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김택진 대표를 만났다.


"우리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떠올리며 힘든 순간들을 극복하려 노력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의 성공으로 연간 약 19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발판 삼아 엔씨소프트 올해 매출 역시 가볍게 7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는 문화콘텐츠인 온라인게임의 파괴력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로 업계에 활력소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택진 대표는 ‘아이온’의 글로벌 성공 요인 중 하나가 수많은 실패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니지’, ‘리니지2’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을 통해 글로벌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었다는 것이다. 



- ‘아이온’의 글로벌 성공 요인을 평한다면
‘아이온’이 전 작품(리니지, 리니지2 등)에 비해 풍부하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인 것 같다. 풍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유저들이 바라던 기대를 ‘아이온’이 맞출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아이온’은 3D 환경 기술 발전에 가장 잘 적응한 게임이다. 수억 가지의 캐릭터 커스트마이징과 3D 월드를 비행할 수 있다는 것 등 3D 기술의 활용을 극대화해 가상 세계에서 게임을 풍요롭게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 ‘아이온’ 1주년,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문화콘텐츠로서의 파급력을 갖췄다고 생각 하는가
‘아이온’은 작품성(Well-Made Game)있는 MMORPG다. 과거처럼 자극과 이에 대한 반응, 퍼즐을 푸는 등의 콘텐츠를 즐기던 시대는 지나갔다. 게임 안에 감동적인 스토리를 다루고 심금을 울리는 음악 등이 녹아 있어야 한다.

‘아이온’은 감동적인 스토리, 뛰어난 영상, 아름다운 음악, 이 세 가지 요소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스토리, 영상, 음악 등이 ‘아이온’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이는 거대한 종합예술 콘텐츠를 탄생시켰다.



- ‘아이온’ 글로벌 성공이 자칫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는가
현재 가장 큰 소망은 ‘아이온’이 세계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다. ‘리니지’, ‘리니지2’에 이어 아이온은 세 번째 북미·유럽 시장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 동안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통해 북미·유럽 시장에 대한 이해와 학습을 많이 했고, 이런 경험들이 ‘아이온’의 성공적 글로벌 론칭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가져다 줬다. 부담보다 자신감을 더 가지고 싶다.



- ‘리니지’ 이후 온라인게임이라는 한 우물만 파왔다. 사업 확장에 대한 욕심이 클 것 같은데
평생 하나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살기 때문에, 우리나라 게임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에 오를 때까지 이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물론 온라인게임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고려해보겠다.

단, 어떤 사업이 진행되던 간에 엔씨소프트의 주된 사업은 온라인게임 개발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약속할 수 있다. 



- 퍼블리싱 사업 진출에 있어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엔씨소프트의 기업상은 작고, 강하고, 알찬 기업이다. 이 중 ‘알차다’는 것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가 잘하는 일을 누구보다도 탁월하게 해내는 것이다. 우리가 잘하는 일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 개발 역량을 갖추고 유지하는 것이 지금은 더 중요하다.

퍼블리싱 사업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그리고 엔씨소프트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언제든지 열린 마음으로 다가서겠다.



- 북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페이스북 게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또한 향후 진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게임의 종류를 떠나 다양한 게임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파괴력 있는 I·P(지적재산권)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오픈마루에서 이런 I·P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 중이다.  이외에도 페이스북과는 또 다른 플랫폼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만의 웹 플랫폼 개발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아이온’이 나오기 전까지 한동안 정체기를 겪었는데
당시를 생각하면 내부적으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에도 게임을 통해 세상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들어보자는 우리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떠올리며 힘든 순간들을 극복하려 노력했다.

‘아이온’ 이외 작품들이 순차적인 론칭을 앞두고 있고 회사 분위기 또한 ‘아이온’ 성공으로 활기찬 모습이다. ‘아이온’ 성공을 발판으로 엔씨소프트표 온라인게임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니, 기대해 달라. 


- CEO이면서 게임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이유는 
엔씨소프트는 게임을 만드는 곳이고, 게임을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곳이다. CEO는 회사의 중요한 일에 자신의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난 개발자 출신이고 지금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 내가 못하는 것보다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해서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 2010년 엔씨소프트의 전사적인 계획이 궁금하다
2010년은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온라인 게임회사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다. 북미와 유럽 이외에 남이, 러시아 등 제 3시장에서 또 한 번의 신화를 이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김택진 대표 추천도서]
●  블랙 스완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저자


김택진 대표의 집무실 한쪽 벽면 가득히 책이 꽂혀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 지인들의 전언이다. 그에게 독서는 휴식이자, 다음을 준비하는 원동력이다.

올해 가장 감명깊었다는 김택진 대표의 추천 도서는 ‘블랙 스완’이다. 검은 백조를 뜻하는 ‘블랙 스완’은 우리 앞에 닥친 금융위기를 뜻한다.

이 책은 세계 경제 상황을 어떻게 봐야하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김택진 대표 프로필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학사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석사
●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 중퇴
● 1985년 ~ 서울대 컴퓨터 연구회 활동
● 1989년 아래아한글 공동개발
● 1989년 한메소프트 창립(한메타자교사, 한메한글 개발)
● 1991 ~ 1992년 현대전자 보스턴 R&D 센터 파견 근무
● 1995 ~ 1996년 현대전자, 국내 최초의 인터넷 온라인 서비스
    아미넷(現 신비로) 개발 팀장
● 1997년 3월 엔씨소프트 창립
● 現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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