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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등급위원회 이수근 위원장] 사행성 철퇴·오픈 마켓에 대한 심의 제도 개선 … 심의료 인상은 독립성 확보와 서비스 개선 위한 불가피한 선택

  • 김상현 기자 AAA@khan.kr
  • 입력 2010.01.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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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 이수근 이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게임위의 서비스 혁신’을 강조했다. 정확하고 신속한 게임물 등급심의는 물론, 게임업체 응대에 대해서도 친절함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본지와의 새해 첫 인터뷰에서 자신부터 변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권위의식을 버리고 국내 유저들에게 게임이 원활하게 서비스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2009년 2월 취임 이후, 게임에 대해서 많이 공부했고 게임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에 그 중요성에 대해 확실히 느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수근 위원장은 “10년 후, 게임이 대중문화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라며 “대중문화에 맞는 심의 제도 정착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온라인게임 콘텐츠 월별 이용금액 제한을 업계에서 제시했던 것처럼 사행성이 짙은 부분유료화 모델에 대해서 업계 스스로가 자정 노력을 했으면 하는 바램"



지난해 2월 게임위로 이수근 위원장이 부임했을 때, 게임업계로부터 지나치게 완고한 인물이 들어와서 골치 좀 아프겠다라는 말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그에 대한 반신반의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취임 후, 그는 오랜 언론계 생활로 다져진 통찰력으로 게임산업을 정확히 분석하고 게임위의 병폐들을 하나씩 개선하고 있다. 게임물 개정에 관한 법률(이하 게진법) 개정과 아케이드 게임심의, 심의료 인상 등 아직도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차근히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사행성’은 국민들의 정서에도 악영향]
취임 이후, 그가 가장 공을 들였던 부분이 아케이드게임 심의다. 제 2의 바다이야기 사태를 예방하면서 아케이드게임을 활성화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는 것이 이수근 위원장의 설명이다.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아케이드게임 심의에 대해서 업계쪽에서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케이드 게임산업 활성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뻔히 개·변조돼 사행성 게임으로 둔갑할 신규 게임들에 대해서는 사전 심의에서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행성은 국민들의 정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신규 비경품용 성인용 아케이드게임 대부분이 릴게임(Reel Game, 우연의 확률에 따라 당첨되는 게임)에 편중돼 있다. 아케이드 게임산업이 활성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장르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작년 게임대상에서 아케이드/보드게임 부문을 수상한 라센의 ‘발칸엠’은 체감형 아케이드게임기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청소년 아케이드게임장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에서 투자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아케이드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힘들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이해합니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결코 아케이드게임 산업은 부활할 수 없습니다.”


그는 아케이드게임 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서 신규 기술 혹은 체감형 아케이드게임기 개발 지원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어필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아케이드 게임업체들과 두 달에 한 번씩 미팅을 갖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다양한 정부 지원정책이 뒷받침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온라인 부분유료화에 대한 고찰 필요]
이수근 위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고스톱·포커류(이하 고·포류)의 사행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국회의원들 대부분이 온라인 고·포류의 사행성 문제에 공감하고 있고 일부 의원들은 온라인게임의 부분유료화 모델에 대해서도 사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온라인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전혀 간섭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문제점이 제기된다면 게임위 쪽에서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온라인게임의 콘텐츠 월별 이용금액 제한을 업계에서 만들었던 것처럼, 사행성이 짙은 부분유료화 모델에 대해서는 업계 스스로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연의 확률로 아이템을 뽑는 가차폰 시스템 등이 유저들로 하여금 무분별한 소비를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업계 스스로가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게임업체의 수익성 부분까지 게임위에서 규제를 할 수 없지만, 계속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다면 메스를 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임위는 규제를 하는 곳은 아니지만,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은 게임업체 분들도 이해를 해줬으면 합니다. 심의 결과에 대해서는 불만을 가지실 수 있겠지만, 그 과정만큼은 합리적으로 처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게임업체 편에서 일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대처하겠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방침이다.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게임위 구상]
최근 게임물등급 심의료 인상에 대한 업계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작년에 많게는 100%까지 인상을 했음에도 올해 다시 250%를 인상한다는 것에 대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심의료 부분에 대한 국가 지원을 2011년까지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체적인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2년의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업계 여러분들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중소 게임사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민간자율심의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최근 관심이 높다. 게진법을 통해, 일부 패치의 경우 민관자율심의에 맡긴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관자율심의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우수 내용수정신고 게임물 및 업체 인증제도’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우수 내용수정신고 게임물에 채택됐을 경우, 간단한 패치심의를 업체 스스로 할 수 있어 내용수정 신고에 대한 불편함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수근 위원장은 앞으로도 업체들이 보다 신속하게 게임을 서비스 할 수 있도록 게임위 측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마트폰과 온라인게임의 오픈마켓 시장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해서 업체들의 고민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앱스토어에 대해서도 애플 측과 논의 중”이라며 “게임물에 대해서는 한국의 법을 따르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기기들의 발달과 업체들의 신규 사업모델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이 위원장은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대해서도 철저히 분석해 향후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수근 위원장 추천도서
●  국가의 부와 빈곤
        (The Wealth and Poverty of Nations)
        - 데이디브 랜즈(DAVID LANDES)


이수근 위원장의 추천도서는 ‘The Wealth and Poverty of Nations(국가의 부와 빈곤)’이다. 그가 소장하고 있던 책은 원문으로 된 아주 두꺼운 도서였다. 최근 ‘국가의 부와 빈곤’으로 번역판이 출판됐기 때문에 원문이라고 미리 겁먹지 않아도 된다.


작가는 600년에 걸친 세계 각국의 권력과 이익, 정치, 문화에 대한 예리하고 흥미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제국의 흥망, 주요한 전략적 결정과 세계무역이라는 상호작용이 현대 사회를 어떻게 형성해왔는지를 고찰한다. 과거 경제 흐름을 통해 현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수근 위원장의 추천 이유다.



이수근 위원장 프로필 
● 1979년~1980년 중앙일보 홍콩특파원
● 1993년    중앙일보 정치부장
● 1996년~1997년 중앙일보 정치부장겸 편집부국장
● 1990년/1999년~2004년 중앙일보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 2002년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
● 2009년   2월 ~ 현재 게임물등급위원회 위원장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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