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제 게임의 새 패러다임이 필요한 때다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06.14 17:2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회사의 CEO, 한 명의 개발자이기 이전에 필자 역시 평범한 게이머다. 그것도 지인들이 평하는 것을 듣자면 상당히 매니악한 게임들을 즐겨하는 하드코어 게이머인 듯하다.

게임을 좋아하던 게이머에서 게임개발자로, 그리고 이제 제법 이름이 알려진 게임회사의 CEO로써 점차 게임을 플레이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게임을 사랑하고 지금도 틈나는 데로 즐기고 있다.

요즘 들어 게임을 즐기고 있노라면 문득 ‘즐거운가’라는 자문을 해 본다. 최근 들어 개발과 경영을 동시에 맡고 있는 상황이라 본디 좋아하는 패키지 게임이 아닌 온라인 게임을 자주 접하게 된다.

물론 게임을 즐기는 것보다도 테스트에 가까운 것이지만 플레이하는 내내 느끼는 것은 ‘과연 정말로 재미있는가’라는 의문이다. 또 ‘새로운가’에 대한 질문도 던져본다. 최근 온라인 게임시장이 포화상태니, 이제는 콘솔로 옮겨야 한다는 둥의 이야기들이 들리지만 그런 산업적인 이야기들은 차치하고 작금의 온라인 게임들은 국내외를 포함해 방향성을 잃은 듯하다.

온라인 게임의 특성이 유저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제 2의 창조라는 혹은 제 2의 완성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이용해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진 게임을 출시하거나 요소요소 뛰어난 점은 있지만 예전처럼 한꺼번에 끌어당기는 흡인력 있는 게임은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과거에 출시됐던 명작 패키지 게임들의 뛰어남을 구구절절이 말하자는 것이 아니라, 게임 트렌드의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게임시장의 흐름이 온라인으로 넘어온 지금 새롭게 게임이라는 컨텐츠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수용자, 즉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의 반응이다.

폐사의 게임이 3D온라인 게임의 문을 열고 그 이후 수많은 3D 온라인 게임들이 개발되고 게이머들에게 소개되어 오면서 게이머들은 이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조금씩 독특한 외형적 변화를 제외하고는 비슷하다. 시쳇말로 하자면 식상하고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다.

게이머들에게 내성이 생겼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게임을 처음 즐기기 시작하면 해야 될 수칙들, 기본적인 룰이 생겨버린 것이다.

일정한 룰은 게임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온라인 게임들이 천편일률적인 게임플레이 성향을 가지고 있는 작금의 모습에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과연 만족하고 있을 것인가? 이런 상황이 되기까지는 물론 필자를 포함한 모든 게임회사의 문제이며 숙제이기도 하다.

또한 풀기 쉬운 문제 또한 아니다. 과거 게임을 정말 사랑하던 게이머들을 보는 세인들의 눈에는 그들이 굉장히 괴짜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프로게이머가 과학자를 제치고 가장 되고 싶은 사람으로 뽑히고 대학생들 중에 게임을 즐기지 않는 경우를 찾기 힘들 정도로 게임은 우리네 문화생활의 한 부분으로 발전해 왔고 앞으로 더욱 그러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산업이 커지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게임회사라고 하면 천대받던 과거와 달리 이제 윤택해지고 사람들의 시선이 180도 바뀌어서 좋을 것이라 생각되어질 수도 있지만 게임회사의 구성원들은 물론 과거보다 좋은 인식을 받아가며 일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사회에서 책임지는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엄청난 책임감과 부담감을 안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좀 더 새롭고, 좀 더 화려하고, 좀 더 뛰어난 게임시스템의 게임들이 개발되어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하드웨어의 발전에 따라 정말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 의문점은 ‘온라인 게임의 새로운 개념이 나오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기존 유명했던 패키지 게임의 온라인화 내지는 과거 유명 컨텐츠들의 온라인 게임화, 혹은 성공한 온라인 게임의 후속작 정도가 현재 온라인 게임의 패러다임이다.

그나마 위에 열거한 내용으로 승부해야 성공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장르의 다양화로 온라인 FPS, 온라인 슈팅, 온라인 어드벤처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존 장르에 기댄 결과물이다. 이러한 상황을 ‘게임들은 받아들이고 있는가’라는 의문에 밤잠을 설친다.

게임은 물론 온라인 게임이든, 패키지 게임이든, 콘솔이던지 간에 게임 디자인의 완성도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거기에 한가지 더 새로운 게임의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숙제다.

내성이 생긴 게이머들에게 게임 본연의 즐거움을 전달해 주고 새로운 학습을 통해 게임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의 등장이 필요하다. 필자 역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개발을 지휘하면서 고민에 고민을 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타 게임과 비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줄 때다.

모든 게임 개발사들과 업계 종사자, 그리고 게임들이 함께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만족해서는 안되지 않는가?

/ 김남주 웹젠 CEO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