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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직]「유리텍」사장

  • 경향게임스
  • 입력 2003.03.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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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유명한 감독이 수십억을 들여서 만든 영화들을 우리는 대작이라고 부르지만 그렇게 많은 기대 속에서 개봉한 영화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또한 적은 제작비에 유치한 시나리오를 가지고도 관객을 수백만명씩 동원하면서 소위 대박을 터트리는 영화들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색즉시공>이란 영화가 그러하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대사들과 행동으로 가득차 있지만 관객을 5백만명 이상 동원하면서 대박을 터트렸다. 누구도 이 영화를 보면서 좋은 영화라거나 대작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이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들이 나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흔히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들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데 이것만 보아도 좋은 영화와 대박을 만들어내는 영화와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반비례 쪽이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영화가 꼭 예술이여야 할까? 즐거움을 주는 것만으로 영화의 역할을 하지 못 하는 걸까? 감동을 위해 영화를 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감동도 즐거움의 하나이다.

게임도 영화와 다르지 않다. 좋은 게임과 그 게임이 상품으로 거듭나서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영화나 음반과 같이 수십 명의 인원이 몇 달 또는 몇 년에 걸쳐서 작품을 만들고, 게임을 개발하기까지는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까지 비용이 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은 영화가 관객의 평가를 기다리듯이 유저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되고 여기서 상업적으로 성공하느냐 아니면 수많은 게임들 속에 그냥 묻혀 버리느냐가 결정 난다. 게임개발사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개발사이기도 하지만 이익을 창출해야만 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개발사가 좋은 시나리오와 기획을 가지고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으로 게임을 개발했다고 해서 그 게임이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확신은 아무에게도 없다. 또한 유치한 시나리오에 그래픽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해서 꼭 그 게임이 유저들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확신 또한 없다.

훌륭하게 게임을 만들었다고 한들 유저들이 찾아주지 않고 그냥 버려진다면 그 게임이 게임으로서의 가치가 남아 있는 것일까?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 게임을 즐긴후 기분이 불쾌해졌다거나 마음이 무거워졌다면 그 게임은 더이상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즐기고 난 뒤 기분이 유쾌해지는 게임이 있다면 그 게임이 바로 진정한 게임이다.

영화에서도 상업적으로만 성공한 영화가 있듯이 게임에서도 상업적으로만 성공한 게임들이 있다. 비록 이런 게임들은 다른 게임 개발사로부터 따가운 시선과 많은 언론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그 게임 개발사는 성공한 회사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그 게임을 즐겼다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젠 개발사들이 해야 할 일은 개발자와 개발사만의 게임이 아닌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일일 것이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게임을 만들고 그 게임이 바로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게임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개발사들의 몫일 것이다.
또한 선발 업체들은 게임을 통해서 많은 이익들을 창출하고 회사를 키워 나감으로써 후발업체들에게 의욕을 북돋아 주고 본보기가 되어야 할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상업적이란 의미는 또 다른 좋은 게임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반을 닦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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