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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음의 미래지향적 의사 결정을 하자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5.05.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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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친구들이 의견차이를 보이거나 다툼이 있을 때 필자는 그 가운데서 곤혹스런 상황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당시의 시대상황이 80년대 初라 현실문제에 대한 비슷한 인식이 있더라도 그 해결 방법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즉, 동일한 인식하에서도 그 방법론에 따라 의견이 나누어 지고, 의견의 충돌로 골이 깊어지면 상황 인식 자체도 달라지는 경우를 보았다. 그리고 많은 경우 어정쩡한 상태에서 문제를 덮는 것으로 끝나 버리곤 했다. 돌아보면 열린 마음의 미래지향적인 의견이 소수의견 일 경우가 더 많았다.

요즘 게임업계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e스포츠협회 명예 회장의 프로게이머 ‘상무팀’ 창설에 관한 발언일 것이다. 상무팀 창설에 관한 이야기가 매체를 타고 공론화되자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는 수 많은 의견들이 올라왔다.

바둑과 같은 다른 프로스포츠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 게이머가 아니라 게임을 만드는 제작자들부터 보호해야 한다 등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았고, 그 반면에 게임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e스포츠가 한창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때 일반 병역의무 보다는 계속 선수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찬성의견도 있었다.

병역과 관련된 이러한 이슈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민감한 논쟁거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한쪽이 못한다고 해서 다른 한쪽도 못하게 해야 한다는 논리가 과연 ‘형평성’을 실현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프로게이머들의 병역 특혜가 게임 개발자, 혹은 프로 바둑선수 등과 형평성이 안 맞기 때문에 논의 자체도 필요 없다고 여기는 것이 과연 옳을까?

현재 우리는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컨텐츠의 편중, 해외 게임강국의 국내시장 공략 등 앞으로 풀어야 할 것들이 더 많지만, 최근 들어 게임 플랫폼과 장르가 다양화되고, 특히 접근성과 게임성이 탁월한 캐쥬얼게임의 등장으로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게임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e스포츠는 어떤가. 수십만명 단위의 팬들이 프로게임 경기장을 찾고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게임산업의 부흥을 위한 모임이 결성되고, e스포츠협회장 자리를 놓고 국내 최고의 통신회사 두 곳이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언론이 국내의 e스포츠를 주목하고 있으며, 임요환과 같은 스타는 국내뿐 아니라 이미 해외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유명인이다.

현재 우리 게임산업은 한발 더 도약하느냐 정체하느냐, 온라인 게임 종주국의 자리를 지켜내느냐 추월 당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이제 디지털컨텐츠 산업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고, 그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특히 게임산업 부흥과 저변확대를 위한 e스포츠의 육성 발전은(e스포츠 자체가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정황을 놓고 봤을 때 프로게이머 선수들의 병역 문제는 한번쯤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또한, 프로게임 분야에서라도 먼저 병역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견인차가 되어 게임 제작자, 여타 프로스포츠 분야에까지 좋은 케이스를 낳게 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미래지향적 모습이 아닐까.

앞으로 국내 게임산업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다양한 의견 사이에서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양쪽을 모두 죽일 것인지, 살릴 것인지, 혹은 어느 쪽이 살려낼 가치가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정책 결정자, 게임산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게임人 모두가 이러한 이슈의 의사 결정자이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 있는 태도와 열림 마음으로 문제를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 다가올 수 많은 의사 결정의 순간에 분명 긍정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 때문이다.

/ 소프트맥스 윤성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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