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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과 게임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6.05.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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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3대 속성’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선정성’과 `폭력성’, 그리고 `사행성’이다. 여기에서 무엇이 선정성이고 폭력성이며 사행성이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말은 없다. 이들 3대 속성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가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며 사행적인가에 대한 `명확한’(혹은 명문화된) 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통상 어떤 콘텐츠를 보았을 때 모두가 공감하는 수준의 문제가 있는 경우데 `선정성’이 있다거나 `폭력적’이라거나 `도박’과 다름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리고 이들 속성에 대한 사회 보편적 기준은 다소 `보수적’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들 3대 속성이 대중문화의 `긍정적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개방적인 수준’을 3대 속성의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가장 보수적인 가치관’을 대입하는 것이 옳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며, 이는 대중문화에 대한 금기가 상대적으로 덜한 일본이라는 나라를 제외하면 대다수 국가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이들 속성은 `게임으로 돈을 버는 것’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최근엔 캐주얼 게임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폭력성이나 사행, 선정성이 없는 게임들도 더러 인기를 끌고 있지만, 3대 속성을 배제한 게임으로 성공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결국 게임 업체들은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선에서 3대 속성을 활용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더러는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적합지 않은 콘텐츠나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장점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우리 사회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폭력’와 `선정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하다. 조직폭력배가 등장하는 영화들이 즐비하고, 섹시 코드를 내세운 각종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행성에 대해서 만큼은 그렇지가 않다. 이런 문제로 인해 온라인게임이나 성인용 경품게임 업계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온라인게임 업계의 아이템 현금거래나 성인 게임장에서의 상품권 환전 문제는 불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사회적 시각은 오랫동안 따가웠다.

게임 업계 전체가 문화 산업 수출과 한류 확산에 기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문제는 게임산업의 순기능과 가치를 상쇄해 버린다. 최근엔 PC방을 통한 사행 온라인게임 서비스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사행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의 화살이 날아 들고 있다. 실제 일부 업체는 MMORPG 콘텐츠 내부에 사행 게임을 삽입해 게임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MMORPG라는 하나의 게임 장르를 도박의 플랫폼으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나름은 참신한 시도라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산업이나 업계 전체의 시각에서 이 같은 형태의 서비스를 바라보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카지노가 아닌 MMORPG라는 공간에서도 도박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또 전파된다면, 온라인게임 업계는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쓰게될 것이다. 지금의 문제만으로도 게임산업의 순기능들은 언급조차 안되는 상황이다.

기업에게 돈을 버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기업이 계속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당하게’ 돈을 벌어야 한다. 어디까지가 정당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 역시 통념적으로는 사회와 언론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다. 업계 스스로 이 기준을 만들어 낸다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점차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타임스 이택수기자 micae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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