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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큐레이터’가 리뷰키 리셀러?! 뿔난 스팀 개발자들 보이콧 선언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9.06 10:08
  • 수정 2022.09.0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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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은 자사 플랫폼에서 양질의 게임을 발견하고 소위 가짜 게임을 퇴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스팀 큐리에이터들을 적극 활용한다. 스팀 큐리에이터는 다수 게임들의 리뷰 리스트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구독하도록 만들어 게임의 평가를 내리는 시스템이다. 지난 2017년부터는 게임 개발자들이 큐리에이터들에게 무료로 게임 코드를 줄 수 있도록 개편되면서 점점 활발한 활동이 이어진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큐리에이터들이 자신의 게임을 보장해주면 다수 게이머들이 신뢰하고 구매할 수 있으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법하다. 그런데 이 맹점을 악용하는 이들이 최근 북미 게임 개발사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게임 개발사 카우캣은 지난 8월 27일 스팀을 통해 자사 신작 게임 ‘브록 더 인베스티게이터’를 론칭한다. 이 게임은 범죄수사물과 밸트 액션 스크롤, RPG를 결합한 게임성을 지닌 작품으로 관심을 끈 작품이다. 주인공 악어인 브록은 복서이자 탐정인 인물로 범죄를 수사하면서 악당들을 물리쳐 나간다. 

독특한 게임 콘셉트탓일까 다수 큐리에이터들이 카우캣에게 리뷰 코드를 요청했고, 카우캣은 이에 응했다. 다만 정식 제품 코드가 아니라 데모버전 리뷰코드를 다수 배포하는 방법으로 큐리에이터들에게 게임을 전한 상태다. 

 

그런데 이 코드가 인터넷상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행태가 발각된다. 카우캣은 외부에 코드 판매 제휴를 맺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코드가 거래된 점을 의심한다. 머지 않아 같은 리뷰 코드 그룹에서 약 20개가 넘는 부정적 리뷰가 달리기 시작한다.

이를 확인한 카우캣측은 스팀에 해당 상황을 보고했고, 스팀은 조사 후 대규모 크리에이터 그룹을 차단했다. 그제서야 게임 평가는 정상적으로 돌아 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큐리에이터들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례가 됐다. 일부 게임사들은 아예 큐리에이터들에게 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키도 했다. 일례로 ‘디스 워 오브 마인’, ‘프로스트 펑크’시리즈로 유명한 11비트 스튜디오와 같은 팀들이 큐리에이터 보이콧을 선언했으며, 다수 팀들이 이에 참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추세다. 

엄밀히 말하면 큐리에이터들의 이 같은 행패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는 가입자수 약 18,000명을 확보한 한 크리에이터 그룹이 리뷰키 제공을 거부하자 부정적인 리뷰를 달겠다고 역으로 협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입자들이 잇달아 탈퇴하는 사건도 있었다.

 

개발자들과 공생하는 관계인 이들이 오히려 사익을 취하고, 개발자들을 협박해 갈취하기 까지 하는 행동은 마피아를 연상케 한다. 심지어 코드를 활용해 게임을 하지 조차 않으며, 리뷰 코드를 뒷거래로 팔아치우는 행태는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다. 

이에 대해 국내 스팀 게임 개발자들은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큐리에이터들을 일일히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한 개발자는 “하루에도 수십에서 수백통씩 코드를 달라는 요청글이 오는데, 이를 일일히 대응하다 보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대응하지 않자니 평점이 신경쓰이고, 대응하자니 규모가 너무 많아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한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스팀 팬들은 운영사인 밸브에게 제대로된 큐레이터 시스템을 만들고, 부정을 저지르는 큐리에이터들을 적발해 퇴출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어 밸브의 대응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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