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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데블 위딘 삿갓’ 도쿄게임쇼 등판 … 소울-메트로베니아 재미 결합한 ‘다크호스’ 주목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9.17 23:41
  • 수정 2022.09.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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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화려한 액션 게임이다. 삿갓 쓴 주인공이 검무를 춘다. 휙휙 돌더니 상대가 픽 쓰러진다. 정신줄을 놓고 공격하다가 스태미너가 없다. 이번엔 상대가 휙휙 돌더니 검무를 춘다. 죽을것 같다. 감이 왔다. 포션을 마시려고 했다. 거리를 벌리고 포션을 들이키는 순간, 번쩍 하더니 검이 대지를 가른다. 죽었다. 

 

정신을 차리고 재도전한다. 패턴만 잘 보면 분명히 피할 수 있을것 같다. 다년간 ‘몬스터 헌터’로 다져진 몸 아닌가. 상대 칼이 도착하는 순간 회피 버튼을 누른다. 뒤로 굴렀더니 또 맞는다. 구르고, 구르고, 굴렀더니 스태미너가 없다. 어디에서 많이 본 장면이다. 상대가 또 칼춤을 춘다. 

몇 번 헤매다 보니 서서히 감이 온다. 타이밍에 맞춰 이번엔 상대 반대편으로 넘어가 본다. 오호라. 겹치는 순간 무적이 발동되고 상대는 앞을 향해 검무를 추면서 날아간다. 찬스다. 뒤를 잡고 울분에 담긴 콤보를 넣어 본다. 속시원하다. 공중에 떠서 아래를 향해 사격 하는 패턴, 공중에서 대각선으로 내려 꽂으면서 때리는 패턴, 정면으로 향해 세번 휘두르다가 잠깐 딜레이를 주고 다시 연타하는 패턴 등이 눈에 들어 오니 이제 쉽다. 

아뿔싸. 죽는 줄 알았던 녀석이 다시 싸운다. 2페이즈다. 이번에도 상대 패턴을 보고 돌진해서 뒤로 돌아가려 해 본다. 순간 발 밑에 장판이 깔린다. 함정이다. 같은 패턴으로 파해하는 이들을 이미 보고 저격하려는 패턴이다. 결국 답은 패링밖에 없다. 몇 번이나 도전했지만 결코 클리어가 쉽지 않았다. 아쉽게도 비행기 시간은 다가오고, 기사쓸 시간이 부족해 포기하고야 말았다. 이를 악물고 복수를 다짐해 본다. 

도쿄게임쇼2022가 진행되는 동안 이 부스를 몇 번이고 들락거렸다. 어떻게든 게임을 클리어 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마치 ‘엘든링’에서 ‘멀기트’를 처음 봤을 때 처럼 뭔가에 홀린 듯 계속해서 도전하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패턴이 눈에 보인다. 조금만 수정하면 분명히 잡을 수 있을 듯 하다. 실제로 적도 체력이 점점 줄어가는 것이 눈에 보이니 아쉬움이 남을수 밖에 없다. 묘한 중독성을 지닌게임 ‘데블 위딘 삿갓’이야기다. 

게임은 소울라이크 게임 장르와 메트로베니아를 결합한 형태다. 기본적으로 삿갓을 쓴 주인공이 칼을 휘둘러 상대를 제압하는 내용이 근간이다. 흔한 잡몹도 만만치 않은 공격력과 체력, 까다로운 패턴을 갖고 있어 신경써서 제압해야 한다. 물론 소울류 만병통치약, 달려서 스킵하기와 같은 방식들도 통하는 것은 사실이다. 실력이 좋은 유저들은 스피드런을 하듯이 숨겨진 통로들을 넘나들고 온갖 기술들을 활용해 보스들만 사냥하면서도 플레이가 가능하겠으나, 평범한 유저들의 경우에는 이들을 잡아 레벨을 올려 나가야 한다. 성장하면 게임은 좀 더 쉬울 수 밖에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전투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호쾌한 스킬 이펙트와 맵 전체를 활용하는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개발자의 전투 패턴 설계가 기가  막힌데 수도 없이 테스트를 한 듯, 구르기 범위, 공격 범위, 스태미너, 심리전 등을 모두 계산하에 두고 패턴을 짜 내려 간 것으로 보인다. 완성도 높은 전투가 구현돼 있어 하는 맛이 있는 작품이다. 

다만 현장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버전은 스테이지 한 개 중 일부분과 보스 몬스터 1기로 구성돼 있어서 콘텐츠 전체를 보기는 어려운 면이 단점이다. 현재 관련 기획이 모두 준비돼 있고, 보스몬스터, 스테이지 등이 정리돼 있는데 약 12시간에서 15시간에 달하는 게임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저들의 몰입감을 더해줄 시나리오의 경우 한 인물을 콘셉트로 게임이 개발됐다고 한다. 김립, 즉 김삿갓이 게임의 모티브가 된 캐릭터인데, 머나먼 미래에 존재하는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게임에 담겨 있다. 김삿갓에 얽힌 일화나 당시 인물들을 가상의 형태로 어레인지한 구성, 그 외 스토리텔링들이 게임에 녹아 있다. 

김삿갓이 방랑 시인으로 유명해 주옥같은 문구들을 많이 남겼는데, 게임 역시 이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굉장히 함축적이고 중의적인 대사들을 대거 남긴다. 대사 한마디마다 숨겨진 복선이 존재하는듯한 뉘앙스다. 

전반적으로 게임은 개발진들의 고뇌에서 탄생한 결과물로 보인다. 흔한 모션하나, 대사하나, 디자인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고 숨겨둔 것으로 보인다. 개발팀 역시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게임 플레이의 재미 차원에서 요소들은 직접 찾아 보는 것이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이야기한다. 

▲ 뉴코어게임즈 이만재 대표
▲ 뉴코어게임즈 이만재 대표

특히 이들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추후에 특정 기술을 활용하면 보이는 것과는 다른 형태로 맵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이로 인해 게임에 속도감이 더 붙게 되면서 재미포인트가 달라지는 작업 등이 현재 밝힐 수 있는 부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데블 위딘 삿갓’은 오는 2023년 발매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현재 서비스플랫폼은 스팀이며, 발매 이후 콘솔 버전 출시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개발팀은 밝혔다. 

한편, ‘데블 위딘 삿갓’은 에픽게임즈 메가 그랜트에 선정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 게임을 개발한 개발사 뉴코어 게임즈는 전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출신 이만재 대표를 비롯 다년간 게임 업계에서 활약한 멤버들이 뜻을 모아 설립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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