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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시티즌 개발팀, 한국 팬덤 조우에 화들짝 … “추억 감사, 꼭 돌아온다” 선언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9.28 12:36
  • 수정 2022.09.2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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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머나먼 은하계.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청년들이 살았다. 그들은 게임이라는 캔버스 위에 우주를 담고 싶었다. 이 청년들은 세계를 대표하는 게임 개발사 오리진 소속으로 첨단 기술력을 집약해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했으니, 그것이 바로 전설적인 게임 ‘윙커맨더’가 된다.

▲ 사진=윙커맨더 출처GOG
▲ 사진=윙커맨더 출처GOG

당시 PC사양을 최대한 끌어내고도 부족해 돈을 부어야 비로소 이 게임을 즐겨볼 수 있었으며, 돈을 더 부어서 비행시뮬레이션용 스틱을 사도록 만들었던 게임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이들이 게임을 구매하면서 전설속 한 장면을 만들어 낸다. 이 게임이 얼마나 인기를 끌었는지 추후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오마주됐고, 현 시대에도 이 게임을 추앙하는 이들이 게임 개발자가 된다. 엄청난 흥행이었지만 이들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들의 꿈은 ‘윙커맨더’수준이 아니었다. 

아예 우주 전체를 게임에 담을 욕심으로 프로젝트 개발에 나선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청년들은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를 발표 한다. 그들의 목표는 게임에 우주를 담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디테일하고,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딱 봐도 사기꾼 처럼 보이는 이야기다. 한가지 다른 점은 개발진들이다. 세계 최고를 표방하는 실력자들이 한데 뭉쳐 게임을 개발한다는 점이 이상한 점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다음과 같다. 현세대를 대표하는 개발자들이 진짜 우주를 게임에 담을 수 있는가.

이에 수 많은 사람들이 원기옥을 모았다. 수백만달러 펀딩이 시작되고 이들에게 우주를 담을 자금을 몰아 준다. 그리고 10년. 비록 알파 스테이지지만 이들은 게임을 개발해 유저들에게 공개 했다. 놀랍도록 정교한 게임이 완성돼 유저들을 만난다. 10만명이 넘는 유저들이 게임에 몰려 들었고 지금도 게임은 성황리에 운영중이다. 그들은 아직도 멀었다고 이야기한다. 

개발중인 게임을 이야기 해보자면 말 그대로 시뮬레이터다. 게임을 시작하면 유저는 어느 도시 아래 침대에서 일어 난다. Y버튼을 누르면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그 방법을 몰라 많은 이들이 그대로 게임을 끄고, 모르긴 몰라도 몇 만명은 아직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 상태일 듯 하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과정에서 자세히 구경해 보면 이불이 실제처럼 스르륵 벗겨 지는데 이는 내부에 적용된 물리 엔진 탓이다. 그렇다. 개발진들은 이불 하나 벗겨지는 것 조차 실제와 다른 것이 싫어 별의 별 이상한(?) 물리 엔진을 적용해 뒀고, 게임 전반에 적용하면서 이 것이 현실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제 유저들이 해야 할 것은 우주선을 사고, 우주 정거장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 하며, 우주선을 덱에서 빼 내야 하며, 우주선에 탑승해야 하고, 이륙 허가를 받아야 하고, 갑판 문을 열어야 하고, 이륙시켜야 하고, 운항을 통해 우주로 나아가야 하며, 어디로 갈지를 찾아야 한다. 대체로 감을 잡기 힘들다면 일단 90도 상승을 하게 되면 대체로 도시 위에 우주정거장이 떠 있다.

단, 초보 운전이면서 감히 우주선에 도킹하는 과정까지를 거쳐야 한다. 덜컹거리면서 앞으로 뺐다가 뒤로 뺐다가, 오른쪽으로 돌렸다가 강하했다가 난리 부르스를 추겠지만 일단 해야 한다. 다행히 박는다고 해서 벌점이 있거나, 돈이 나가지는 않는다. 잘못 박으면 함선 하나 잃을 뿐(?)이니 뭐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 하고 나면 이제 우주 시대가 열리며 이 곳에서 다양한 미션을 소화하면서 지역을 넘나들게 된다. 

이들이 만들어 둔 우주는 그야말로 우주 스케일이다. 가상의 태양계를 연상케하는 우주가 구현돼 있는데 우주를 뒤덮는 마을만 15개가 넘어 가며 크고 작은 행성들을 통합하면 모든 장소를 방문해 보는 일이 가능키나 할지가 궁금할 정도로 거대한 스펙으로 짜여져 있다. 배경상에 보이는 모든 곳은 실제 방문이 가능하다. 운전 스킬만 따라준다면 우주 어디에서든 행성으로 진격이 가능하며, 착륙후에는 탐험이 진행 된다. 각 지역마다 다른 생태계가 구성돼 있고, 이 생태계속에서 주어진 탐험을 하도록 게임은 권장한다. 

바꿔 말해 감을 잡기 어려운 유저들은 대체 뭘 할지 모를만한 스펙으로 구성돼 있다. 게임은 목적이 없다. 그냥 우주 생활을 즐기는 것이 목표다. 우주에 사는 사람으로서 이를 간접 체험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다. 

다만 이 과정이 결코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일례로 지하철을 타기 위해 걸어가야 한다. 타 게임에서는 맵을 열고 뾰로롱 하면 이동할 거리를 오직 두 발로 열심히 걸어야 한다. 걸은 뒤에는 지하철 노선을 보고 갈 곳을 찾아야 하는 식이다. 모든 과정을 일일히 손으로 해야 하는 식이다. 당연히 상점을 방문하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것 등도 모두 수동이다.

즉 실제 생활에서 귀찮은 부분들까지도 모두 구현해 놓았는데 좋은 말로 이야기하면 리얼한 시뮬레이터고, 나쁜 말로 이야기하면 굉장히 시간낭비 같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 생활에서도 귀찮아서 지하철을 안타고 자가용을 타는 사람들인데 게임에서도 지하철을 타라고 한다면. 귀찮아서 음식점을 안가고 배달앱을 쓰고 인터넷 쇼핑몰로 주문하는데 직접 걸어 가라고 한다면. 그것이 게임이 가진 장점이자 단점이다. 좋은 의미에서 세상을 둘러보고 신기한 일들을 찾아 보고 탐험해 보는 재미를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이 게임이 바로 갓게임이 될 것이나, 빠르게 진행되는 액션게임의 묘미를 원하는 유저들이라면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폭은 사실 비교적 제한적이다. 게임 난이도가 워낙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고, 이를 알려줄 유저 조차 많지 않은 상황에서 마니아들만 즐기는 게임 처럼 비춰지는 모양새다. 반대로 이를 즐기기 시작하는 유저들에게는 이 게임 만한 게임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설계다. 특히 SF세계관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게임이 선사하는 환경은 낙원에 가깝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게임들을 즐기는 유저들이 적지 않다. 개발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게임이 서비스되는 국가 중 전체 탑 10위권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긴다. 최근 2년 사이 175% 성장을 이룩했으며 지금도 다양한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ARPU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개발진들에게도 국내 유저들을 위한 대응이 중요한 과제로 손꼽히는 형국이다. 

사진=개발자 인터뷰 현장에서 스타시티즌팀이 선물받은 장식품을 들고 나왔다
사진=개발자 인터뷰 현장에서 스타시티즌팀이 선물받은 장식품을 들고 나왔다

이 때문일까. ‘스타시티즌’을 개발하는 개발진들이 방한해 유저들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 9월 24일 한국 ‘스타시티즌’유저들이 함께 모여 ‘바시티즌’행사를 열었는데, 이 행사에 ‘스타시티즌’개발진들이 대거 방문해 유저들을 만났다는 후문이다. 

해당 행사는 오후 6시에 시작됐는데 다음날 아침 7시가 돼서야 끝날 정도로 강력한 행사였다고 한다. 방한하는 개발자들을 위해 함선을 3D프린터로 뽑아 채색을 거쳐 제작해 증정키도 했고, 족자를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고 한다. 손님이 되어야할 유저들이 오히려 개발진들을 위해 대접하는 이색 풍경이 만들어지는 형국이다. 

개발진들 소감이야 더 들어볼 필요가 없다. 현장에 더 오래 있고 있었지만 다음 미팅이 있어 버스를 타야 하는 관계로 새벽 1시에 빠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소회를 밝힌다. 

▲ 클라우드 임페리움 스타시티즌 개발진 좌측부터 제레미아 리 캐릭터 아트 디렉터, 에린 로버츠 CDO, 마크로 콜베타 기술 부사장, 타일러 윗킨 커뮤니티 디렉터
▲ 클라우드 임페리움 스타시티즌 개발진 좌측부터 제레미아 리 캐릭터 아트 디렉터, 에린 로버츠 CDO, 마크로 코베타 기술 부사장, 타일러 윗킨 커뮤니티 디렉터

개발진들은 한국 유저들의 환대에 크게 감동하는 분위기였다. 이어 한국 유저들을 위한 지원을 이어 나가겠다고 못박았다. 물론 개발진들은 한국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들 역시 지원 대상으로 보고 공평하게 운영하는 것은 사실이나, 한국 커뮤니티 역시 중요한 대상으로 보고 지원하겠다는 이야기다. 

개발팀은 게임의 성장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커뮤니티라고 봤다. 커뮤니티를 통해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고, 해당 내용을 게임에 반영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프로젝트란 설명이다. 한국 유저들의 피드백 역시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 이를 반영해나가면서 개발하는 과정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키도 했다. 

관련 항목에는 역시 한글화가 중요한 대목으로 놓여 있다. 개발팀이 헤드를 잡고 한글화를 진행하는 다양한 팀들을 지원해 정리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는 ‘스타 시티즌’뿐만 아니라 ‘스쿼드론42’또한 포함돼 있다.

▲ 클라우드 임페리움 제레미아 리 캐릭터 아트 디렉터

관련해 ‘스쿼드론42’는 이들이 준비중인 싱글플레이 형태 게임이다. ‘스타시티즌’으로 쌓아올린 세계에 캐릭터를 더하고 생명체를 넣어 새로운 시나리오를 전개해나가는 게임이다. 개발 공정이 진행중인데 개발팀 역시 구체적인 내용들은 모두 비밀에 붙였다. 다만 게임에는 개리 올드만, 마크 햄밀 등 할리우드 스타 수십명이 캐스팅돼 디지털 휴먼으로 등장하며 현재 공개된 트레일러보다 그래픽퀄리티를 압도적으로 끌어 올린 상태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인터뷰 도중 게임을 함께 만들어나갈 한국인 개발자들을 구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특히 아트 직군에서 다양한 개발진들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미 앞선 바시티즌 한국 행사에서 자원하겠다고 밝힌 이들이 아직까지 ‘포트폴리오’를 보내지 않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진심으로 한국 개발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역설했다.

▲ 클라우드 임페리움 마르코 코베타 기술 부사장

게임 내 기술 역시 혁신을 계속하고 있다. 게임 자체가 크라이텍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 됐는데 크라이텍에서 이를 담당하던 기술 책임자를 아예 영입해 전문 집단으로 육성했다. 그는 독일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책임자로 근무중이다. 이미 크라이텍에서 수석 기술자로 명성을 쌓았고, 자신의 기술력을 이번에는 게임 개발에 투자한다. 게임 엔진이 32비트에서 64비트로 업그레이드 됐고 네트워크 환경이 크게 개선되는 것은 그의 공이 컸다.

현재 유저들 사이에서 화두인 서버매싱 작업 역시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다. 기존에는 한 서버당 1개 행성만 돌아가도록 돼 있는데 추가 작업을 거쳐 연동되도록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한다. 해당 패치가 업데이트되면 최소 100명이 넘는 유저들이 한 행성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저들은 이에 대해 100개 함선이 한계 행성에서 전투를 벌이는 그림을 고대하는 분위기다. 

▲ 클라우드 임페리움 타일러 윗킨 커뮤니티 디렉터

타일러 윗킨 커뮤니티 디렉터는 이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게임을 일종의 ‘샌드박스’형 게임이자 ‘메타버스’라고 답했다. 거대한 도시와 행성이 얽혀 들어가고 다시 그 행성들이 다른 행성과 연결되면서 이 곳을 답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핵심이라고 답했다. 게임 이름과 같이 우주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린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다. 그렇다보니 사람과 사람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인 커뮤니티 디렉터로서 그의 역할이 더욱 막중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그 역시 과거 블리자드 소속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 프렌차이즈에 관여하면서 이력을 쌓았고, 그렇다보니 한국 팬들이 익숙해보이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향후 한국 커뮤니티를 적극 지원하는 키맨으로서 활동하게 될 것으로 기대 된다. 

▲ 클라우드 임페리움 에린 로버츠 CDO
▲ 클라우드 임페리움 에린 로버츠 CDO

에린 로버츠 CDO는 말하는 내내 게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입을 열 때 마다 명언을 내 뱉었다. 일례로 스쿼드론42의 완성도를 질문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하는 늘 일이 만드는(BUILDING)일”이라고 운을 뗀다. 세계를 만들어 가는 일을 항상 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콘솔 및 스팀 출시에 대해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말로 축약해 버린다. 아직 개발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완성도를 끌어 올린 다음에 다음 스테이지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로 해석 된다. 모든 질문을 신중하게 고려한 다음 첫 문장으로 모든 답을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한국팬들에 대해 멘트를 요청하자 역시 딱 한마디로 요약이 가능하다.

“우리는 반드시 한국을 다시 방문하겠다.”

▲ 스타시티즌 개발진들이 한국 팬들에게 O7(그들 언어로 인사)을 보냈다
▲ 스타시티즌 개발진들이 한국 팬들에게 O7(그들 언어로 인사)을 보냈다

끝으로 그들에게 경쟁작으로 보이는 베데스다 게임 ‘스타필드’에 대해 소감을 물었다. 그들은 오히려 기쁘다는 듯 게임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들 역시 SF게임 팬으로 게임이 나오면 기꺼히 플레이하겠다고 밝혔다. 서로 경쟁 관계가 아니라 함께 우주를 만들어 나가는 동료들이라고 평한다. 서로가 친한 친구 관계이며 앞으로도 이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한다. 순간 스타트랙 문구가 머리를 스치운다. 우주를 함께 개척하는 파이어니어들이라니.

한편, 개발팀은 현재 환율이 치솟고 있는 환경을 이야기하자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유로, 달러 외에도 추가 결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시티즌’은 대규모 업데이트인 3.18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이어 올해말 행사에서 4.0 업데이트를 발표한다는 루머들도 돈다. 그들이 꿈꾸는 우주가 게임이라는 캔버스를 채워 나가고 있다. 언젠가는 그들이 꿈꾸는 세계가 모두 담길 수 있을지를 지켜볼 계획이다. 이어 그들의 결과물이 게임 그 너머 세상에 도달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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