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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스케일 더 커진 신들의 전쟁 … 전작 단점 보완한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10.21 22:00
  • 수정 2022.10.2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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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부터 17년간 신들을 썰어온 남자가 있다. 도끼를 꼬나들고 딱 가서 ‘내가 크레토스다’ 한마디와 함께 닥치는 대로 아작내던 그 남자다. 어느날 불쑥 애가 태어나면서 부터는 싸우려 들지 않는다. 중년의 위기를 겪는 것일까. 아무래도 아이를 지켜야 하는 아버지의 의무감 같아 보인다. 그런데 이 양반 쌓아둔 세월이 있다. 이제는 신들이 쫓아와 ‘내가 왔다’를 외치고 닥치는 대로 크레토스를 두들겨 팬다.

▲ 망치를 든 그분 등장
▲ 망치를 든 그분 등장

별 수 없다. 원래 선빵을 날리고 나면 그 다음에는 가드할 차례 아닌가. 대체 얼마나 맞아야 하는가, 또 얼마나 패야 하는가.  크레토스의 업보 청산은 끝날줄 모른다. 이번엔 걸려도 된통 걸렸다. ‘발두르’의 사망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난 신들 가족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멱살을 쥘 것만 같다. 크레토스와 아들 아트레우스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두 가족들은 죽을때까지 드잡이를 할 것인가. 점점 흥미진진하게 굴러가는 막장 가족드라마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가 오는 11월 9일 출시 된다. 

세계 멸망대전 개봉박두

‘라그나로크’는 북구 신화에서 등장하는 ‘최후의 날’을 말한다. 신들 끼리 치고 박고 싸우면서 세계가 멸망하고, 다시 태어나는 내용이 근간이다. 그 범위가 막대해 아예 세상이 멸망하는 수준으로 싸운다. 북구 신화에서는 ‘로키’가 ‘발두르’를 죽이면서 라그나로크를 촉발시킨다. 이어 신들간 복수전이 거듭되면서 세계가 멸망하는 식이다. 

▲ 제단 위에서는 도끼가 박히지 않으며, 동상에 도끼를 꽂으려면 이 위치로 내려 와야 한다. 
▲ 제단 위에서는 도끼가 박히지 않으며, 동상에 도끼를 꽂으려면 이 위치로 내려 와야 한다. 

‘갓 오브 워’에서는 이미 전작에서 ‘발두르’가 죽으면서 ‘라그나로크’를 암시한 바 있다. 단, 신화와는 다르게 ‘발두르’를 죽인 자는 ‘크레토스’다. 전작 마지막에서 발두르가 프레이야를 죽이려 들며, 이를 뒤에서 잡아서 헤드록을 건 상태로 접어버렸다. 정작 ‘로키’역인 아트레우스는 원죄에서 자유롭다. 그렇다면 궁금증은 단 하나다. ‘크레토스’가 ‘로키’인가. 아니면 ‘로키’가 ‘로키’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로 전편은 종료 된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폭발 임계점 

시간은 흘렀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시작점은 3년 뒤 크레토스 일가가 거주하는 오두막이다. ‘발두르’가 죽은 이우 ‘라그나로크’의 전조가 시작 됐다. 고서에 따르면 ‘여름을 집어 삼키는 겨울(핌불베르트)’가 3번 지나가면 ‘라그나로크’가 시작 된다. 이 번이 3번째 핌불을 마주하는 크레토스 일가는 시간이 없다. 다가올 종말을 대비하기 위해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는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 나간다.

▲ 이번 작품에도 대장장이들의 초특급 강화 서비스는 유지된다
▲ 이번 작품에도 대장장이들의 초특급 강화 서비스는 유지된다

그들의 친구 ‘미미르’가 함께 살면서 작전 참모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 이에 신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크레토스’ 뿐만 아니라 ‘미미르’역시 쌓아둔 과오가 만만치 않다. 온갖 사람들이 빚을 받고자 그들의 목을 노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전운이 감돈다. 

난데 없는 ‘라그나로크’의 전조에 평범한 사람들은 환장할 노릇이다. 미드가르드를 필두로 9개 대륙에서도 온갖 전조들이 시작된다. 머지 않아 세계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들 앞에는 캄캄한 미래가 놓여 있다. 이 상황에서 과연 ‘발두르’의 척추를 작살내 ‘라그나로크’를 촉발시킨 크레토스, 대놓고 ‘로키’라고 이야기하는 아트레우스, 권모 술수의 대가이자 불사대마왕 ‘미미르’를 주연으로 거대한 서사시가 시작된다. 대체 범인은 누구인가. 

▲ 로키와 아르테우스 사이. 그의 본질은 어디일까
▲ 로키와 아르테우스 사이. 그의 본질은 어디일까

세계의 아름 다움 게임에 담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는 세계를 표현하는데 주력하는 비주얼로 보인다. 독특하게 생긴 생명체들이 온갖 장소에서 활보하며 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자는 한창 던전을 탐험하던 중에 통위에 앉은 쥐를 마주했는데 이 녀석이 한참동안 같은 자리에 서 있어서 이를 넋놓고 구경했다. 그제서야 주변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지나온 곳 벽에는 풍뎅이가 메달려 있고, 구석을 지나다니다보면 도마뱀이 발밑을 훑고 지나간다. 이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맵을 샅샅이 뒤지면서 생명체들을 보기 시작했고, 각기 다른 생태계가 구성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발팀이 만들어낸 표현력은 감탄을 연발케 한다. 이를 구경하는 재미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맵을 탐험하게 됐다. 

▲ 늑대들이 썰매를 끌어 주는 장면에서 게임은 시작 된다
▲ 늑대들이 썰매를 끌어 주는 장면에서 게임은 시작 된다

동시에 게임에는 몇 가지 수집 요소들이 존재하는데, 자연을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집요소’일 수 밖에 없는 이질적인 물체들이 눈에 들어오고 두들겨 패보면 바로 물품으로 등록되는 구조다. 동시에 근처에는 상자가 놓여 있는 방식으로 게임이 전개된다. 사냥을 위해서든 장비 강화를 위해서든, 혹은 모험을 위해서든 탐험을 독려하고 볼거리를 선물로 놓은 디자인을 해뒀다. 시나리오 진행전에 샛길로 빠져 맵을 탐험하는데만 2시간이 걸렸는데, 메인 시나리오 동선과는 거의 겹치지 않는 설계다.

▲ 저 곳은 어디일까. 궁금증이 든다면 가볼 수 있다. 다만 멀리 돌아가야 할 뿐이다.
▲ 저 곳은 어디일까. 궁금증이 든다면 가볼 수 있다. 다만 멀리 돌아가야 할 뿐이다.

직접 가보지 않았다면 영원히 모를 비밀일 뻔 했다. 즉, 발품을 파는 유저들에게는 그만한 보상을 주며, 숨겨진 요소들을 선보이면서 게임을 즐기도록 만들어 준다. 반대로 빠른 속도로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을 원하는 유저들은 거추장스러운 과정 없이 바로 직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각자 다른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레벨디자인을 구성했다. 

향상된 인공지능 콤보 플레이로 맞대응

적들은 좀 더 까다로운 구조로 설계돼 있다. 일반적으로 액션 게임은 앞에서 적들이 튀어 나오는데 이 게임은 적들이 360도로 튀어 나오며 심지어 건물 위에서 뭔가를 던지거나, 벽에 붙기도 하는 등 복잡 다양한 디자인들이 혼용돼 있다. 그렇다보니 적들을 상대할때는 360도 사주 경계를 하면서 가까운 녀석 위주로 사냥하게 되며, 동시에 적들이 다가오는 것을 예측하면서 플레이 해야 한다. 다행히 파수꾼(?) 미미르나 아트레우스가 적들 위치를 알려주며 인터페이스상에서 피격 위치에 있는 적들을 구분해 주는 것과 같은 보조 기능이 있어 한결 수월한 편이다.

▲ 싸우다가 점프해서 벽에 딱 붙고는 침을 퉤하고 뱉는 녀석이다. 도끼를 던저 마빡을 반으로 갈라주자
▲ 싸우다가 점프해서 벽에 딱 붙고는 침을 퉤하고 뱉는 녀석이다. 도끼를 던저 마빡을 반으로 갈라주자

적들 공격력도 비교적 높은 편으로 몇 대 맞다 보면 체력이 절반 이상깎이는 경향이 있어 사정없이 구르고, 패링하고, 쉴드로 방어하고 옮겨 다녀야만 안정적인 전투를 치를 수 있다. 고약한 패턴을 가진 적들이 무더기로 나오므로 순식간에 콤보로 처리하고, 다시 빠지는 식으로 플레이를 이어 나가야 한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특정 방어구에는 기절한 적을 마무리하는 행동(R3)을 쓰면 체력이 회복되는 옵션이 나와, 아르테우스 화살을 꽂아 넣은 뒤에 주먹으로 두들겨 패면서 기절을 유도하고 체력을 채우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해 나갈 수 있었다. 

▲ 이 녀석은 본체, 오른쪽 하단 녀석들이 일종의 기생수다. 팔을 들면 귀찮아지므로 아르테우스를 부르자
▲ 이 녀석은 본체, 오른쪽 하단 녀석들이 일종의 기생수다. 팔을 들면 귀찮아지므로 아르테우스를 부르자

보스전들은 같은 패턴을 난사하지만 생각보다 체력이 높고, 슈퍼아머가 발동돼 공격을 무시하고 맞받아 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반드시 패턴을 보게 돼 있으며, 해당 패턴을 구르기나 특수 기믹 등을 활용해 경직을 유도하거나 회피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즉, 딜레이사이에 찬스를 잡아 콤보를 집어 넣고, 빠르게 빠진다음에 다음 찬스까지 회피하는 전투 기믹이 이번 시리즈 핵심이다. 이 때 콤보는 지상콤보 뿐만 아니라 공중 콤보로도 연계돼며, 무기를 바꿔가면서 콤보를 넣는 방식까지도 필요해 다양한 전투 방식을 염두에 둬야 한다. 

▲ 패링후에 콤보를 넣고 빠르게 빠지는 전략을 추천한다. 회피도 파생공격이 있으므로 쓸만하다
▲ 패링후에 콤보를 넣고 빠르게 빠지는 전략을 추천한다. 회피도 파생공격이 있으므로 쓸만하다

차세대 기기 성능 활용한 게임 플레이 주목

그래픽적인 면은 굳이 토를 달 필요가 없다. 이미 전작에서 입증한 퀄리티를 가져와 차세대 기기에 준하는 형태로 발전시켜냈다. 세밀한 지형 표현과 다채로운 입자표현들이 눈을 즐겁게 만드는데 이는 글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단계다. 폭넓은 리소스와 RTX기술 등을 활용해 디테일을 잡은 디자인이라는 점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일부 장면에서는 전작을 오마쥬한 디자인이 눈에 보이기도 하는데, 대신 스케일이 더 커진 형태로 디자인이 이어져 볼거리는 여전하다. 

▲ 쌓인 눈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입자도 표현돼 있다. 이 곳에 흩뿌려진 피를 멍하니 들여다 보기도 했다
▲ 쌓인 눈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입자도 표현돼 있다. 이 곳에 흩뿌려진 피를 멍하니 들여다 보기도 했다

사운드면에서는 3D사운드를 활용했는데 음분리와 음이동이 확실해 헤드폰을 끼고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각 배경에서 독특한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소리를 따라가 보면 특정 생명체를 만날 수 있다거나 하는 전개 방식을 마주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자연환경을 모티브로한 소리들이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AV관련 지식이 있는 유저들이라면 세팅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5’ 주요 기능 중 하나인 햅틱 역시 이번 작품에서는 충분히 설계된 면모다. 캐릭터 손 움직임에 따라 한쪽 방향에만 진동이 오도록 만드는 연출이 인상적인데, 진동역시 소리처럼 이동하는 듯한 설계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적응형 트리거는 게임 설정상 ‘크레토스’가 힘을 쓰는 부분들이 자주 등장하며, 특성 상황에서 감칠맛을 더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역시 디테일을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전작 성공 바탕 디테일잡은 후속작 등장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초반부를 통해 본 게임은 전작의 성공 키워드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디테일을 쌓아올린 게임으로 보인다.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을 유심히 관찰하고 행동을 보면서 레벨을 디자인하고 볼거리를 쌓아 올리고, 게임 플레이를 더한 듯한 모양새다. 전작에서 유저들이 불만을 가졌던 요소 중 다수가 해결됐고, 게임은 한결 편하게 모험을 떠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 초반부 플레이는 만족스럽다. 잘 훈련시킨 후계자를 떠올리게 만든다.
▲ 초반부 플레이는 만족스럽다. 잘 훈련시킨 후계자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번 프리뷰는 어디까지나 게임 극초반부를 기준으로 하는 프리뷰로, 중후반부에 게임 전개나 내용 등이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으며, 같은 형태로 게임플레이역시 전환되는 부분들이 있다. 이는 추후 리뷰를 위한 재미로 남겨두고자 한다. 

끝으로 본지 독자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질문에 대한 답으로 기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연차를 쓸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다만 발매일이 9일(수요일)로 하루만으로는터무니 없이 부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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