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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형의 게임과 영화 사이 (#72)] 트와일라잇(Twilight)

  • 경향게임스 khgames@khgames.co.kr
  • 입력 2008.12.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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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화계는 유독 영웅물이 넘쳐나는 한 해였다. 대작영화는 씨가 말랐고 그 중 제작비가 많이 투입된 작품들이 대부분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들에 편중됐다. 얼마 전 개봉한 ‘트와일라잇(Twilight)’은 딱히 영웅물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잘생긴 뱀파이어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왠지 모르게 악당이 아닌 영웅 같은 이미지를 심어줘 눈도 즐겁고 마음도 흐뭇한 인상을 남겼다.


원래 ‘트와일라잇’은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판타지 소설이다. 확실히 원작이 좋으면 영화도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는 듯 한 느낌이다. 총 4부작으로 구성된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줄거리인 인간들 속에서 실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영원불멸의 뱀파이어와 그를 만나 사랑에 빠진 소녀의 이야기는 영화에서도 동일하게 펼쳐진다. 주인공이 소년, 소녀다 보니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줄거리가 전개돼 뱀파이어 영화면서도 ‘아메리칸 파이’같은 틴에이저 물과 같은 풋풋한 분위기도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장르를 굳이 나눈다면 틴에이저 액션 로맨스물 정도라고 부를 수 있겠다. 물론 그런 영화장르는 없겠지만 요즘은 정통 장르는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이 퓨전이기 때문에 뭐라고 이름을 붙이든 크게 상관없지 않을까.


창백한 얼굴과 뚜렷한 이목구비, 짙은 눈동자 등 백 미터 밖에서도 알아볼 수 있는 꽃미남다운 외모의 소유자, 에드워드에게 한 눈에 반한 벨라는 보통사람과 다른 그의 능력을 차차 알아가게 된다. 그러던 중 그와 가족무리가 뱀파이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녀는 죽음의 두려움도 잊은 채 에드워드와 위험한 사랑을 시작하고 이로 인해 그들은 또 다른 종족의 뱀파이어로부터 추격을 당한다.


아주 오래전, 드라큘라 백작부터 시작된 뱀파이어 이야기는 판타지물이 넘쳐나는 현재에 이르러 한물 간 설화처럼 빛바랜 느낌을 지닌 소재로 변모한다. 하지만 시대와 장르에 어울리는 변신만으로도 작품은 새로운 활기를 띄게 된다.


게임 ‘다크에덴’은 다른 MMORPG와 비슷한 게임방식을 지니고 있지만 근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이나 오크 등의 존재가 아닌 뱀파이어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게임에 색다른 분위기와 재미를 선사한다. 이처럼 약간의 소재 변주만으로도 관객과 유저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마련된다. 누군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정체성의 부재를 꼬집는다면 크게 반박하지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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