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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포 게임의 새 정점 ‘칼리스토 프로토콜’ … 진화한 게임 플레이에 감탄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12.02 13:59
  • 수정 2022.12.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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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19세 이상 이용가 게임으로 잔혹한 표현들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19세 미만 청소년이나 임산부 노약자 등 독자 여러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평범한 파일럿이 물건을 배달하러 가다가 행성에 불시착한다. 공교롭게도 교도소다.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시설이 준비된 시설이니 다행이다. 순식간에 구조대가 출동하고 선체를 수색해 주인공을 구한다. 살았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평범한 화물 배달원인 주인공이 갑자기 죄수 취급을 당한다. 교도관이 미친 것이 틀림이 없다. 질질 끌려가서 들어간 곳은 감옥. 죄수번호가 부여되고 죄수복을 입는다. 더 환장할 노릇은 지금부터다. 교도소에 바이러스가 돌아 평범한 사람들이 괴물로 바뀐다. 바닥에서 주운 도끼(?) 한 자루와 칼 하나로 이곳을 탈출해야 한다. 누구든 게임 주인공을 건들면 큰일 난다는 것을 알려줄 차례다. 

과연 주인공은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을까. 가는 길에 겸사겸사 감방에 처박은 그놈의 목도 따고, 바이러스가 왜 번지고 있는지도 알아보자.

생존을 향한 몸부림

본게임에 들어서면 아무것도 없다. 목뒤에 박힌 특정 기기가 현재 체력 게이지를 표시하며 나머지는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는다. 오직 나와 적, 두 개만 보일뿐인데 이것이 게임에서 몰입감을 형성하는 근본 요소들이 된다. 적들 대다수가 나와 비슷한 키를 가진 건장한 캐릭터들이며, 이들과 나간의 생존을 위한 한판 승부가 게임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다. 

게임 주인공은 의외로 허약하다. 길 가다가 잡몹에게 한 대 맞으면 픽 쓰러진다. 두 대 맞으면 사경을 헤맨다. 세 대 맞으면 말 그대로 파운딩을 당한 채 사정 없이 두들겨 맞더니 말 그대로 ‘펑’하고 터진다. 아무것도 없이 길 가다 주운 무기 한 자루 들고 이리저리 휘두르면서 상대와 싸우다 보니 별 수 없다. 

다행히 맵에는 체력 회복 아이템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때리고, 맞고, 때리고, 맞고 하면서 게임을 풀어 나가면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 너도 세 방, 나도 셋방이니 일단 두들겨 패고 보면 된다.

다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비겁한 적들은 두 명, 세 명씩 짝을 지어 튀어나오기 시작하는데 이제 슬슬 문제가 발생한다. 최대한 안 맞고, 많이 때리면 되는데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안 맞을 수 있을 리가 있나. 진흙탕 싸움 끝에 헉헉대면서 내가 이겼다를 선언하고, 몇 걸음 가다가 다음 진흙탕 싸움이 계속된다. 

날 것 그대로 도끼를 들고 좀비 머리를 찍어 누르는 게임을 상상하면 별반 다르지 않다. 연이은 진흙탕 싸움에 진이 다 빠지게 된다. 일단 ‘살아남겠다’는 생각과 ‘다음 적을 처리할 방안’을 머릿속으로 고민하게 되는 게임성이 근간이다. 

공포는 뒷전 일단 살고 봤더니 내가 용사

게임은 공포 게임 클리셰를 채용한 하드고어 게임물이다. 선혈이 낭자하고 신체 조각이 튀어나가며, 특정 신체가 터지기도 하고, 몸이 말 그대로 반으로 접히기도 한다. 잔혹하고, 잔인한 표현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동시에 이세계 생명체들이 곳곳에서 알을 까놓아 찐득찐득한 맵들이 표시되고, 바닥에는 흡수당하다가 만 시체들이 즐비해 끔찍한 환경을 연출해 낸다. 

여기에 제작진은 빛효과와 사운드를 활용해 화룡점정을 찍는다. 눈이 부신 조명을 곳곳에 설치하고 빛이 사라지는 순간 짜잔하고 적들이 튀어 나오는데 그 기분은 직접 당해봐야 할 듯 하다. 각 장면마다 다른 색채를 활용해 분위기를 조율하고 사운드를 덧붙여서 적절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안그대로 진흙탕싸움으로 심신이 지쳐있는데 곳곳에서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튀어나와 괴롭히는 구조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 살려면 나도 적들을 죽어야 한다. 게임상에서는 한 번 죽은것 같았던 녀석들이 기생충(?)에 의해 부활하게 되는데, 부활하고나면 강화 개체로 변신해 어마어마한 체력과 공격으로 반격해온다. 그렇다보니 꺼진 불도 다시 보듯 죽은 시체로 또 밟고, 밟아서 완벽하게 죽은 것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 행동을 해야만 죽은 캐릭터가 아이템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처음에는 기자 역시 이 밟는 행동에 적응되지 않아 무시하고 지나갔으나, 어느 순간부터 체력이 없고 탄약이 부족하자 쓰러진 시체로 몇 번은 밟고, 이미 밟은 시체도 다시 밟은 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됐다. 즉 게임을 진행하면서 공포에는 무감각해지고 어느새 생존을 위해 싸우는 전사로 빙의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갑자기 튀어나와 놀래키는 적들은, 다음에 사냥해서 아이템을 주워야할 적으로 보이게 됐으며, 벌벌떨면서 죽어야 하는 보스들은 어느 순간부터 클리어타임을 빨리 당길 수 있는 공략법을 고민하게 됐다. 게임을 플레이하고나니 도끼 한자루 들고 벌벌떨던 초보 전사에서 어느새 한 손으로는 코를 파고 다른 손으로는 보스 공격을 다 피해버리는 전사로 성장하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기자가 게임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단 10시간 플레이 끝에 경험을 얻었고 게임에 적응하다 보니 모든 패턴들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게임은 생각보다 쉽고 단순하다. 다만 온갖 장치들을 동원해 이를 숨겨둘 뿐이다. 

새로운 전투 문법이 만들어낸 게임성

게임은 튜토리얼이 별도로 없다. 메뉴상에서 시스템을 설명하는 글들이 있는데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다. 몇 번 부딪혀보고 죽다 보면 해법을 찾게 되며, 해법을 찾다 보면 결국 튜토리얼을 참고하게 되며 그 과정끝에 게임이 제대로 보이는 구조였다.

기자 역시 게임 초반부에는 패드를 여러번 던지고 날리고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꾹 참고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니 서서히 길을 찾을 수 있었다. 

게임이 제시하는 시스템은 총을 쏘는 기믹과, 상대를 들어 당기거나 밀칠 수 있는 그립, 스턴봉을 들고 휘두르거나 막기, 상대방 공격을 보고 회피하기 동작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도록 설계돼 있다. 

게임 구조상 처음에는 그냥 들어가서 주구장창 패도록 돼 있다. 이후에 아이템들을 획득하지만 게임 유저 특성상 아이템이 아까워서 쓰지 않으며, 이를 아까기 위한 수단에 집착한다. 게임 분위기도 자원 고갈로 인한 압박을 주는 형태다 보니 오직 몽둥이 하나 들고 회피하면서 다 때려잡을 생각을 하는 유저들이 태반일 것이다. 반면 대체로 한 가지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곧 벽을 느끼는 구간이 찾아 온다.

일례로 스턴봉만 들고 때려 잡다 보면 상대가 어느새 강화개체로 변신해 달려 드는데 몇 번을 패도 죽지 않기 때문에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또 총기 일변도로 싸우려는 이들은 총알이 부족하고 리로딩 타이밍을 벌지 못해 죽기 십상이다. 적 한마리에 한탄창을 쏟아 부어야 잡는데, 한 번에 들고다닐 수 있는 탄창수에 한계가 있다. 

즉 게임을 클리어 하기 위해서는 게임상 모든 기술들과 자원을 동원해야 서서히 본모습을 찾아 간다. 대체로 게임 초반부에 무기를 구하게 되면, 적들의 중요 유닛을 그립으로 먼저 빼온 뒤에 평타 2방 후 약점에 총을 한방 쏘는 패턴으로 게임을 풀어 나가게 된다.

즉 이 방식이면 한탄창을 모두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총알 1방, 2방이면 적을 잡을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다보니 자원을 아낄수 있고 게임 밸런스는 이에 맞춰 설계돼 있다. 

또한, 근접 공격으로 상대를 몰아 붙이다가 역습당하는 타이밍을 끊는 콤보도 가능하며 여러 방식으로 확장 가능하도록 설계돼 응용 콤보가 나올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중반부로 넘어가면 약점에 총을 맞춰야만 적들이 강화 개체로 변신하지 않는다. 만약 적이 강화 개체 상태가 되면 샷건을 5방 연속 맞춰야만 적이 죽는 수준이다. 근접 전투는 3번 연속 회피후에 2방을 맞출 수 있는 식으로 약 10여대 이상 두들겨 패야 한다. 반대로 두 가지를 섞어 쓰면 평타 2방, 총알 1방 거리두고 그립으로 끌어온다음 다시 평타 2방 총알 1방. 확인 사살겸 밟기 등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후반부에는 적들 공격을 회피하지 못한다면 그대로 죽는다. 생각보다 회피 난이도가 쉬운편으로 모두 회피하면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만약 적응이 어렵다면 암살을 하거나, 원거리에서 아예 녹여 버리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즉,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한가지 방식을 고집하기 보다는 다양한 실험을 해서 변화를 주는 것을 추천한다. 

이 단계에 맞춰 플레이하다 보면 유저가 자연스럽게 성장하며 어느새 게임을 다시 보게 되는 단계까지 도달하게 된다. 

기술을 활용하면 게임 난이도 쉬움으로 변화

비교적 난이도가 높아 보이는 게임도 알고 보면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연습만 거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장비를 꼬나들고 너도 세 방, 나도 세 방 하던 전투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단들을 연구하다 보면 돌파구가 보인다.

그 중에서도 게임상에서 귀찮아서 잘 안쓰게 되지만 의외로 강력한 무기가 그립이다. 상대를 쥐고 던질 수 있는 기능인데, 이를 활용하면 적들을 손쉽게 처리가 가능하다. 일단 쥐고 분쇄기나, 가시가 튀어나온 벽, 사람이 갈 수 없는 곳 등에 던져버리면 적이 그냥 죽는다. 총탄을 쓰는 것도 아니고 체력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적이 3마리라면 그립으로 1마리를 정리해 버리고 나머지 2마리와 싸우면 될 일이다. 처음에는 그립이 적응되지 않으나 몇 번 시도하다 보면 노하우가 쌓이며 원샷 원킬이 가능하므로 생각보다 편하게 게임이 풀려 나간다. 

관련해 적을 그랩으로 던져 떨어트릴경우 파밍이 되지 않는 관계로 인벤토리 관리(체력과 총알)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다. 기가막힌 밸런스 조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들이 더 많이 나오는 구간에서는 근접 전투를 해야만한다. 이 경우에 필수로 써야 하는 기술이 회피다. 상대 동작을 보고 L3(방향키)를 좌나 우로 꾹 누르고 있으면 회피하는 구조다.

상대 공격은 오른팔, 왼팔 오른팔 3연타가 오는데 그에 맞춰 방향키를 오른쪽, 왼쪽, 오른쪽과 같은 형태로 움직이면 회피가 가능하다. 동작에 맞춰 방향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 정박으로 들어오므로 회피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

대체로 회피하다가 맞는 경우는 딜레이를 잘못 계산해 무기를 휘두르는 타이밍과 상대 공격이 겹쳤거나, L2를 누른 상태(조준점이 뜬 상태)에서 회피 커맨드를 넣었기 때문이다. 다른 버튼을 모두 떼고 한쪽 방향으로 방향키를 고정해 보면 공격에 맞춰 회피할 수 있다. 적응되면 대다수 공격들을 그냥 회피하면서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중후반부 이후의 전투는 ‘피하고’,‘피하고’,‘피하고’, 1타, 2타, (딜레이 캐치) 가슴에 한 발, (상대 경직) 가슴에 두발, 쓰러지면 발로 밟기 패턴으로 제압이 가능하다. 

영상은 중반부 이동 장면 중 하나다. 리모트플레이로 이를 캡쳐해 살짝 프레임드랍이 느껴지나 실제 플레이는 전혀 지장이 없다. 이 장면은 적들이 쉬지 않고 애드되는 상황인데 이를 근접전투로 처리하다 보면 죽기 십상이다. 몇 번 도전 끝에 적들을 그립으로 집은 다음 던지는 부분이 가장 낫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영상으로 처리했다. 파해법만 알면 난도는 그리 높지 않다. 적들 등장 위치를 모두 외울 정도로 여러번 도전했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말로 설명하면 어려워 보이지만 직접 하다 보면 스스로 ‘이게 되네’하고 놀라게 된다. 부들부들 떨면서 잡아야 했던 적들은 침착하게 요리해야 할 상대로 보이고, 난도가 높아서 허우적 거렸던 적들은 그냥 집어서 던지면 해결 가능한 저급 유닛으로 보인다. 즉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주인공뿐만 아니라 유저들도 함께 성장하는 구도로 이는 ‘소울라이크류’ 전투 재미를 닮았다. 

독한 레벨 디자인에 두 손 두발 들다

게임에 서서히 익숙해지고 구간을 넘겨 나가면 이제 개발사 놈들(?)의 지독한 레벨 디자인이 시작된다. 상대를 무찌르기 위해서는 총탄이 필요하다. 약점에 총탄을 박아야 부활을 막을 수 있는데, 갈수록 총탄이 부족해진다. 예를 들어 내 총기 장탄 수는 6이 최고인데 상대는 4마리가 튀어나온다. 한 놈당 2발씩 박고 나면 남은 놈은 오롯이 피하고 때리고로 잡아야 하는 식이다. 이어 인벤토리에 총알 숫자도 점차 줄어드는데 강한 적은 샷건으로 약 25발을 잡아야 때려잡을 수 있는 적들이 나온다. 이런 놈들이 연속으로 나오게 되면 인벤토리에 총알이 부족해 이리저리 허덕이면서 뛰어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로 게임이 진행된다. 

공교롭게도 게임은 이런 상황에서도 유저들이 살아날 구멍을 만들어 뒀다. 지속적으로 총탄을 가진 적들이 ‘애드’되면서 이를 잡으면서 상대와 싸우는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로딩해서 총알을 더 챙겨오는 선택보다 일단 때려잡아 보게 되고 그렇게 몇 번이고 트라이 끝에 상대를 무찌르는 경험은 색다른 맛이 있다. 도전하는 재미는 분명히 있으나 추천하지 않는다. 

또 다른 특이 사항은 세이브포인트다. 게임에서 주어지는 맵은 대체로 2갈래길로 나뉜다. 하나는 정상적인 길로 엔딩을 향해 달리는 길, 하나는 사잇길로 빠져서 파밍을 하고 도전과제에 해당하는 아이템들을 획득하는 길이다.

게임에서는 별다른 표현이 없는데 주로 잠긴 문이 있는 지역이나, 상자를 치우고 들어가야 하는 지역, 입구가 막힌 곳을 그립으로 뚫어야 하는 지역 등이 도전 과제 지역이다. 들어가면 대다수 상자가 있으며 화폐 등을 대량으로 획득 가능하기 때문에 대체로 들어가고 싶어진다. 다만 이를 지키고 있는 녀석들이 대체로 강하다. 몇 번 트라이해야 문제없이 잡아낼만한 조건이다. 그런데 이를 사냥하더라도 세이브가 되지 않는다. 즉, 파밍 지역을 모두 클리어하고, 시나리오를 원트라이에 클리어해야만 다음 세이브가 되는 게임 구조다. 난이도가 몇 배씩 올라가는 구도인 셈이다. 때문에 첫 플레이에 완벽한 클리어를 노리는 유저들은 적지 않은 고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개발진은 어떤 방식으로든 진흙탕 싸움을 이끌어내고자 게임을 디자인했다. 이에 맞선 유저는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짜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야밤에 헤드셋 끼고 플레이하다가 심정지올뻔한 사연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개발진들은 빛과 사운드를 활용해 공포 요소들을 강조한다. 눈이 부시게 자극적인 조명들을 도입해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하고, 때로는 붉은빛, 때로는 녹색 빛, 때로는 아예 어두컴컴한 곳에서 총기 라이트에 의지해 돌파해야 하는 구간 등을 적절히 배분하면서 몰입감을 살린다.

가장 공포스러웠던 부분은 사운드인데, 의외로 3D사운드를 효과적으로 배분해 먼 곳에서 울릴는 소리까지 다 들린다. 그렇다보니 언제 어디서 적들이 등장할지 몰라 항상 사주를 경계하게 되는 점이 가장 큰 공포다. 인벤토리에 사용 가능한 아이템들은 다 떨어져가는데 근처에서 몬스터들이 케겍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깜짝 놀라 주변을 돌아보면서 사주 경계하는데 적은 보이지 않으니 긴장감이 끊이지 않는다. 

그나마 케겍 소리라도 들리면 다행이다. 특정 장면에서는 갑자기 발밑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면서 패드가 진동하는데, 배관을 타고 들어온 감염체들이 등 뒤에서 튀어나올 때 그 느낌은 당할 때마다 소리를 지르게 만든다. 이 외에도 모습을 보여주다가 감췄다가 갑자기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적들, 벽을 타고 기어 다니는 녀석들, 멀리서 봐도 공포스러운데 가까이 다가오면 더 무서운 원펀맨 등이 유저들을 자극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긴장감이 컸던 부분은 ‘소리를 내면 안되는 지역’인데, 큰 소리가 나면 주변에 몬스터들이 다 깨어나서 ‘강화된 감염체’형태로 변신하고 달려 들어오는 지역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시각적 공포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상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공포와 사운드 등을 결합하면서 유저들을 몰입케 한다. 게임이 가장 무서운 시간은 밤 시간대에 헤드셋을 끼고 게임을 플레이할 때 지만 정신건강에 해로우므로 헤드셋을 끼는 것은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총평: 공포 게임의 새 정점 찍은 ‘칼리스토 프로토콜’

‘칼리스토 프토로콜’은 전투 시스템이 주는 재미와 타격감을 기반으로 굴러가는 게임이다. 상대와 생존을 걸고 날것 그대로 전투를 하면서 풀어나가게 되는 부분에서는 게임을 하는 기자 역시 함께 지치기도 한다. 그러다가 서서히 게임 플레이를 학습하고 성장하면서부터는 이 게임은 ‘소울류’를 연상케하는 액션 재미가 녹아 있는 게임이 됐다. 전투가 재밌어서 더 어려운 도전에 계속 임하게 되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설사 어려워서 한계에 부딪히더라도 다시 패드를 잡고 몇 차례 도전하다 보면 결국 풀리는 게임 구조다. 

여기에 그래픽적 표현과 사운드가 배가되면서 게임의 재미를 더할 수 있었다. 즉, 공포 게임과 FPS 게임식 플레이를 채용하고 있지만 그 내면에는 전투 그 자체가 재미있는 게임에 충실한 레벨 디자인에 힘을 준 구도가 이 게임의 깊이를 형성한다. 

이렇게 탄탄한 베이스 위에 고퀄리티 그래픽과 충실한 시나리오가 덧붙여지면서 완성도를 높인다. 관련해 시나리오는 명작 SF 물에서 몇 번은 본듯한 시나리오로 탄탄한 구성에 거슬릴 것이 없는 구조다. 온갖 의문들을 일거에 해소하면서 후속 시나리오(2023년 3월)로 연결되는 브릿지까지도 빼놓지 않았다. 

엔딩까지 플레이 타임은 약 20시간이 소요됐다. 직선 구조로 달렸다면 10에서 12시간. 베테랑 유저들이라면 그보다 더 일찍 엔딩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플레이 과정에서 ‘환기’가 필요한 부분들이 많아 쉬어가면서 게임을 플레이해야 했고, 같은 장면에서 여러 번 죽어서 재도전 해야 했던 부분들이 있는 점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게임은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호불호 요소는 전투 시스템. 전반적인 전투 시스템이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므로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FPS 유저들은 헤드샷을 여러 방 갈기는데도 죽지 않는 적에 답답하며, ‘쏘울류’유저들은 회피 버튼이나 패링이 없는 부분이 답답한 부분이다. 액션 게임 유저들은 아무리 근접무기를 휘둘러도 죽지 않는 적이 답답할 것이고, 공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은 피가 튀고 살점이 튀는 부분에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대신 시간을 들여 게임에 적응하고 나면 이 게임이 주는 재미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며, 실력이 업그레이드된 부분들을 스스로 느끼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더 강한 적을, 더 높은 난이도를 갈구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반면, 단점도 존재한다. 일부 맵이 반복적으로 쓰이는 구도가 보이며, 비슷한 기믹들이 몇 차례 연출된다. 특정 장면에서 보스로 등장했던 몬스터들이 여러 차례 사용되면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또, 긴장감을 계속주면서도 이를 해소할 장치를 하지 않아 압박감이 계속되는 부분들도 아쉬운 부분이다. 밀고 당기는 연출력 대신 강하게 밀어 붙이는 연출력으로 일관되다 보니 여유를 잃는다. 종래에는 공포요소들에 무감각하게 되기도 하는데 개발진들이 다시 한번 연구해야할 부분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특정 구간에서 자막이 송출되지 않거나 3D 사운드 오동작 등으로 인한 음량 문제, 세이브(체크포인트에서 리셋된 상태로 저장) 등 자잘한 버그들이 존재하나 대부분 데이 1 패치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구매추천도: ★★★★☆

총점: 91점

기자는 게임에 평점 91점을 주고자 한다. 게임 초반부에 80점 초반부를 예상했으나 갈수록 진행하면서 진화하는 게임 플레이에 높은 점수를 주게 됐다. 이어 기가 막힌 사운드 연출과 빛 효과로 인해 볼거리를 자극하는 부분이 또 다른 매력 포인트로 한때 95점까지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구간에서 비슷한 맵 디자인이 여러 차례 활용되면서 감점을 주기도 했고, 유사한 몬스터들만으로 편성된 디자인, 전투 재미에 비해 보스 몬스터 숫자가 부족한 점 등이 아쉬움으로 남아 감점을 줬다. 최종적으로 이 게임은 89점과 90점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최종 전투와 일부 브릿지에서 보여준 연출력, 등에서 가산점을 부여해 최종 91점으로 리뷰를 마무리했다. 

개인적으로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이미 엔딩을 본 타이틀이지만 기자는 정식 출시 이후에 다시 한번 게임을 플레이할 생각이다. 이 게임이 주는 손맛과 이어진 전투 경험이 주는 재미는 중독성이 있다. 이로 인해 게임을 플레이하고 난 유저들이 이 시리즈의 든든한 팬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후속작이 발매될 경우 기꺼히 구매할 의향이 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보여준 게임성은, ‘데드 스페이스’에 이어 또 하나 명작 시리즈 탄생을 예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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