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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해외 진출의 선택과 집중

  • 정리=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22.12.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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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2022 신흥시장오픈 포럼’에 참석해 발표를 할 기회가 있었다. 직업의 특성상 발표 주제는 ‘최근 게임산업의 투자 환경과 투자 유치’에 관한 것이었으나, 포럼의 메인 주제는 국내 게임의 해외진출이었다. 다양한 발표를 들으면서 해외진출 게임을 제작하는 것에 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도 보게 됐고, 몇 가지 느낀 점도 있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게임이 해외진출을 한다는 것은 크게 2가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진출할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게임의 디자인이다. 진출할 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특정 지역을 선택하는 것과 불특정 다수의 지역을 선택하는 것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이런 지역의 선택은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필자가 집에서 사용하는 냉장고는 냉장칸이 위에 있다. 최근에는 ‘유러피안 스타일’ 등의 이름으로 국내에서 냉장칸이 위에 있는 냉장고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은 일반형 냉장고의 냉장칸은 아래에 있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상냉장 냉장고에 유럽형 혹은 북미형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우리의 식생활 패턴이 북미나 유럽 스타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이유도 있으나, 그 지역의 냉장고는 냉장칸이 위에 있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국내 가전제품 제조사 역시 그 지역에 제품을 출시할 때는 상냉장을 기본으로 디자인한다. 필자가 사용하는 면도기는 질레트이다. 질레트 면도기는 해외 어느 곳에서나 같은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면도기의 본질이 수염을 깎는 것이고, 이런 단순한 기능 정의는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질레트 면도기는 사용하던 면도기를 해외에 가지고 가서 현지에서 면도날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갑자기 냉장고와 면도기 이야기를 한 이유는 제품이 해외에 나갈 때 고려해야 하는 기능에 관한 다양성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제품은 해외 출시할 때 현지화에 고려할 요소가 증가한다. 앞서 언급한 냉장고의 경우 주로 사용하는 식재료와 생활 양식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세탁기라면 세탁 방법과 주로 사용하는 의상의 디자인 차이를 고려한 세탁기의 디자인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단일한 목적을 가진 면도기라면 지역에 따른 디자인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 현지에서 소비자에게 제품을 설득하기 위한 과정이 다른 것이다.

게임이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해당 지역에 대한 이해가 필수이다. 가끔 복잡한 디자인과 다양하고 복합적인 콘텐츠를 담고 있는 게임을 제작하면서 특정 지역이 아닌 글로벌 전체를 서비스가 가능한 보편적인 게임이라고 설명하는 경우를 본다. 게임이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특정 지역에 대한 충분한 학습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제품을 제작하거나, 넓은 지역을 포함하려면 최대한 본질에 충실한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특정 지역에 맞춰 디자인했다고 해서 그 지역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했지만 특정 지역에서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디자인 의도가 명확하지 않으면 성공 확률은 더 떨어진다. 표적을 정확하게 보지 않고 대충 던진 돌이 표적에 맞을 확률이 정확히 표적을 겨냥해서 던진 돌이 맞을 확률보다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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