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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디아블로 2’판권 경쟁

  • 주영재 기자 cherrydg@khan.kr
  • 입력 2010.04.1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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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디빌 인수합병 통해 유통권 확보 …
- 블리자드와 파트너에서 경쟁관계로 급변


2000년 4월은 국내에서 ‘디아블로 2’ 베타 테스트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다. 이미 ‘스타크래프트’가 국내에서 대박 신화를 썼기 때문에 블리자드의 차기작인 ‘디아블로 2’를 누가 유통하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한빛소프트가 ‘스타크래프트’ 성공에 일익을 담당했기 때문에 ‘디아블로 2’의 유통권도 당연히 획득하리라는 예상이 대세였다. 하지만 의외로 ‘나스카 레이싱’과 ‘스왓’ 시리즈 등을 개발한 씨디빌이 국내 유통권을 거머쥐게 됐고 졸지에 한빛소프트는 ‘닭 쫓던 개’신세가 됐다.


씨디빌이 ‘디아블로 2’ 유통권을 획득하게 된 배경에는 현재 블리자드코리아 북아시아 대표로 재직 중인 한정원 대표의 공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새로운 파트너를 모색하는 블리자드에게 씨디빌을 한국 유통업체로 강력하게 추천했다. 한 대표와 당시 한빛소프트 김영만 대표는 LG소프트에서 같이 일한 경력이 있는데 유명한 앙숙관계였다고 한다.



결국 ‘디아블로 2’ 유통권을 빼앗긴 한빛소프트는 4월 20일 씨디빌을 합병해 유통권을 확보하는 초강수를 둔다. 자금난에 빠진 씨디빌을 주식과 현금 교환방식으로 약 30억 원 가량에 인수한 것이다.


회사 합병 후 씨디빌은 게임 개발에만 전념하는 전문 개발사로 변모했고 게임 유통에 관한 모든 업무는 한빛소프트가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씨디빌은 직원들이 대거 퇴사해 사실상 유명무실한 회사가 됐다. 한빛소프트는 올슨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디아블로 2’를 유통했고 결과적으로 약 450만장을 판매하는 대박을 거두었다.


한편 김영만 대표와 한정원 대표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은 계속 됐다. 김영만 대표가 블리자드의 유명 개발자 빌 로퍼를 영입해 개발한 ‘헬게이트:런던’과 퍼블리싱 작품인 ‘그라나도에스파다’ 등으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견제했다. 판권 협약도 ‘워크래프트3’ 이후 단절돼 블리자드는 손오공과 손을 맞잡았다.


결과적으로 한빛소프트는 무리한 사업 확장과 패키지 시장 축소로 사업이 어려워져 2008년 T3엔터테인먼트에 합병되고 말았다.


※‘게임스 타임머신’은 10년 전 국내외 게임업계의 이슈가 무엇이었는지 회고해보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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