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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시장 여사장들이 '점령' <3> 이매그넷 권선주 사장

  • 이복현
  • 입력 2003.03.3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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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주 사장. 떠오르는 여 사장 중 제일 젊은 만큼 ‘게임’과 가장 친숙한 편이다. 게임 중에는 특히 ‘원숭이 섬의 탈출’과 같은 어드벤처 장르를 좋아한다. 외국여행을 갔던 친구들에게 부탁해 게임을 해볼 정도였단다.

게임을 좋아한 만큼 권 사장은 ‘게임전문기획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 이때가 1999년 대학교 3학년때다. 하지만 시장조사를 해본 결과 ‘게임전문기획회사’를 설립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시장여건 등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였다고 권 사장은 판단했다.

이에 권 사장이 자본 등을 고려할 때 자신이 할 수 있고 시장전망도 있는 분야가 바로 ‘모바일게임’이었다. 2년 동안 휴학하며 등록금과 카드빚을 포함 결국 아버지로부터 2천만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다. 이렇게 설립된 것이 ‘이매그넷’(emaGnet)이다.

이매그넷은 게임(Game)의 역순. 바로 ‘뒤집어지는 게임 세상’을 뜻한다고 한다. 이매그넷 속에는 남성 중심의 게임세상을 여성유저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 권 사장은 “젊은 여성의 입맛에 맞는 여성용 모바일게임시장을 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처음에는 연구실에서 단 3명이 모여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신림동 지하창고를 빌려는데 벽 페이트칠부터 함께 하면서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기 시작했다. 권 사장과 함께 한 두 사람은 하이텔 PC통신에서 SF동호회 게시판을 보고 만났단다. 첫 사업이다 보니 권 사장은 업무의 진행과정에서부터 조그만 문서화 작업 등 거의 모든 부문을 직접 체험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어려움에도 권 사장의 ‘게임’에 대한 꿈을 포기하게 할 수는 없었다. 바로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가슴 한켠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매그넷의 첫 모바일게임은 ‘앤츠’(ANTs)로 모 통신사 신규 사업팀 담당자에게 컨텐츠 운영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보내면서 우연치 않게 채택된다. 권 사장은 “당시 엔츠를 통신사 웹사이트를 통해 보냈는데 담당직원들이 내부테스트용으로 검토, 재미있는 것 같아 서비스를 하자고 제안이 들어왔다”고 옛 기억을 말했다. 당시 앤츠는 017 무선 컨텐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이매그넷은 이동통신 3사의 ‘헌터헌터’, ‘맞장고스톱’, ‘카드게임’, ‘제국의 아침’ 등 20여종의 모바일 게임을 제공 중에 있으며 올해 약 10여개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권 사장은 “지난해 매출은 3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2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고급화된 모바일게임을 개발 런칭하고 해외수출에 보다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매그넷은 지난해 말 라이코스 영국 법인에 모바일게임 ‘하니 박스(Honey Box)’를 서비스했으며 대만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나서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2월 고려대 사범대 조소미술교육과 졸업장을 만 7년만에 받았다”며 “이제는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가 됐지만 어떻게 보면 비로소 독립적인 사회인이 된 것 같다”고 밝게 미소를 지었다. 향후에는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위해 경영대학원에 다닐 생각을 하고 있다.
권 사장은 “자신의 일에 만족한다”며 “아직 후회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우선 게이머들에게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은 목표 외에도 회사를 꾸려나가야 하는 한 회사의 사장으로서의 의무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중 가장 강조했던 “모바일게임의 퀄리티를 바꿔보겠다”고 말한 권 사장. “이제는 여성 CEO라는 것 때문에 주목받지 말았으면 한다”며 “앞으로는 좋은 게임과 회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 CEO가 아닌 당당한 회사 사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권 사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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