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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칸 편 <1>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10.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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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을 감독님은 외강내유(外剛內柔) 하신 분!
원래 글을 잘 못 쓰는 데 우리 팀 숙소 이야기를 전하려니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 매일 게임만 해서 그런지 학교 다닐 땐 공부하면서 골치 좀 아팠었지. 아까전에도 한참을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창훈 형이 한마디하고 가셨다. “병구야, 책을 많이 읽어야지.” 하신다. 내가 단어 생각이 안난다고 투덜거렸더니 저렇게 뼈있는 한 말씀을! -_-;; ‘내가 팀에서 막내지만 그래도 형들보단 먼저 숙소에 들어 왔다구요.’ 창훈이형, 성준이형, 은종이형이 숙소에 들어온 지 이제 6개월을 갓 넘겼다. 내가 처음에 들어왔을 때도 그랬었나 싶게 썰렁했던 순간이었다.

‘칸 형님’들과 숙소 생활을 시작했을 때 난 이전부터 온라인 ‘베틀넷’을 통해 채팅도 많이 해서 실제로도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서먹함이란... 들어오고 약 두 달 간은 홀로 게임에만 열중했다. 덕분(?)인지 챌린지도 통과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가? 어쨌거나 저 세 형님들이 들어오면서 조용했던 팀의 분위기가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오해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현승이 형이 분위기 메이커라고 생각하는 점이다.

우리 팀은 모두 (참, 나를 제외하고) 재미있다. 가끔씩 형들이 돌아가면서 내뱉는 단어들은 3층짜리 우리 숙소를 웃음바다로 만든다. 한참을 웃어야 다시 연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김가을 감독님도 성적이 안 좋은 우리에게 화를 막 내시다가도 그럴 땐 본인도 너털웃음을 터트리신다. 감독님은 잘 웃지 않으신다. 사실 처음엔 무척 무서웠다. 오히려 다른 감독님들보다 부드러우실 줄 알았는데 그건 착각이었던 것이다.

내가 스타리그에 올라와 여러 매스컴을 통해 주목을 받으면서 해이해진 마음을 다스려준 분은 다름아닌 감독님이셨다. 우리는 1대1로 주로 혼이 나곤 하는데 진짜 화가 나신 감독님의 얼굴을 보면 정말 무섭다.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시고 눈이 점점 커지면서 소리를 치실 땐 호랑이 감독님이 따로 없다. 하지만 창훈이 형은 그런 감독님을 ‘외강내유’하신 분이라고 말한다. 그 말에 인정한다. 누구보다 여린 분이란 것을 그래서 우리는 김가을 감독님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 다음편에는 KOR의 한동욱 전하는 팀 다이어리가 이어집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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