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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까프 오즈 <8>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7.03.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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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앞에 무릎 꿇고 ‘사랑해요’고백?

오늘 소양교육을 다녀왔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졸린 눈을 채 비비지도 못하고 차에 올랐다. 어쩌면 늦장을 부리다가 세수를 하지 못하고 차에 오른 팀원들도 있을 거다. 협회 제훈호 이사님의 강의에 이어 사이버대 차명희 교수님의 강의로 이뤄진 오전 시간은 우리 팀원들은 물론이고 다른 선수들까지 모두 GG타임. 꾸벅꾸벅 졸거나 하품을 하거나 억지로 눈을 떠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사이버대에 재학 중인 형들도 많다던데 차 교수님한테 잘 보이고 싶은 몇몇 형들은 정말 가시방석이겠다. ㅎㅎ 게다가 우리팀은 감독님이 맨 앞에 앉으라고 엄명하셔서 조는 것도 쉽지 않아 교수님과 눈이 마주칠 때면 헛기침을 하곤 했다. 소양교육이 어느덧 세번째인 나는 얼굴을 처음보는 몇몇 후배들을 보곤 옛날 생각이 절로 나더라.

처음엔 무척이나 떨리고 말 하나 내뱉는 것도 조심스러웠는데 지금 후배들을 보니 그들도 마찬가지겠다 싶다. 특히 지난 드래프트에서 우리 팀에 입단한 동호란 녀석은 요즘 우리팀에서 놀림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맨 마지막 기회에 우리 팀에 들어왔는데 그 사연이 너무 재밌었다. 우리 팀에 들어오고 싶어서 감독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하는데 그날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인사 온 동호는 바짝 군기가 들어 이 눈치, 저 눈치 살피고 있었다. 감독님은 “애정공세에 힘들었다”고 껄껄 웃으셨다. 팀원들은 하나같이 “감독님이 그렇게 좋아?”라며 놀려댔다. 무엇보다 팀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후배들이 많다는 사실에 뿌듯함도 느껴지고 말이다.

어쨌든 동호는 소양교육에서도 쏟아지는 졸음도 꾹 참고 신인다운 풋풋함(?)을 물씬 풍겨냈다. 오후 일정엔 직업 적성 검사도 있었는데 문제가 너무 어려워 ‘그만하세요’란 안내 방송이 나올 때마다 다 풀지 못해 강당안이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영종이 형은 “정환이가 문제를 다 찍어버렸다”고 폭로해 주변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극구 부인한 정환이 형 때문에 팀원들이 모두 웃었지만 그때도 우리팀 막내들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웃음을 흘리더라. ‘동호야, 앞으로 잘해보자!’

<글=이제동, 정리=름>

■ 다음주에는 이스트로의 김원기가 전하는 팀 다이어리가 이어집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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