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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티컬FPS 야심작 ‘팔루자에서의 6일’ … 특수 부대 작전 게임으로 구현 ‘아찔한’ 전장 체험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3.07.07 14:00
  • 수정 2023.07.13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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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전쟁에서 게이머는 항상 영웅이다. 폭탄이 쏟아지는 오하마 비치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아 이를 정복한다. 총 한 자루 없이 스탈린그라드에 난입해서 다가오는 적들을 섬멸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은 유저들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런데 여기에 현실성을 반영하면 어떤 게임이 나올까.

여기 한 게임개발사가 실제 전장을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한다. 당시 전쟁에 투입됐던 병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미션을 구현하고, 게이머들이 이곳에 침입해 실제 상황에서 구현된 시뮬레이션을 경험하도록 개발했다. 과연 실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도 게이머는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여기 이라크 팔루자에서 일어난 일을 담은 게임 ‘팔루자에서의 6일(Six days in Fallujah)’이 있다. 짧은 스포일러. 기자는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1분 30초 만에 죽었다. 그다음 판에서는 2분 만에 죽었다. 

‘팔루자 전투’가 게임 속으로 

‘팔루자에서의 6일’은 미국과 이라크 간 전쟁에서도 제2차 팔루자 전투를 모티브로 삼는다. 당시 전쟁에 참여한 100여 명 군인을 인터뷰해 실제 경험담을 게임으로 구현한다.

제2차 팔루자 전투는 팔루자를 장악한 이슬람 반군과 이를 격퇴하기 위한 연합군 간 전투를 그린다. 연합군 약 1만 5천 명, 이슬람 반군 약 4천여 명이 교전한 전투다. 총 전사자 수만 약 2천여 명이 넘어간다.전쟁은 치열했다. 팔루자는 전쟁 전 이라크 최대 부촌으로 알려진 곳이다. 도심 한가운데서 전쟁이 일어난 셈인데, 전쟁 과정에서 건물 1만 채가 파괴됐고, 대다수 건물이 심한 손상을 입었던 전투로 알려졌다. 그 곳에 뛰어 들어야 한다. 각오가 필요하다.

게이머는 해병대가 돼 이 전쟁 속으로 뛰어든다. 설정상 4명이 한 조가 돼 스쿼드를 이루며, 팔루자 시가지 속으로 들어가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미션은 적의 주요 화력고를 점령하거나, 특정 지역에서 고립된 아군을 구조하기도 하고, 호위하거나, 지역을 방어하는 등과 같은 형태로 진행된다. 그런데 맵이 모두 랜덤이다. 어느 곳에서 어떤 적들이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매번 다른 상황을 마주하면서 적과 싸워야 한다. 

 

하드코어 택티컬 슈터의 참맛

‘팔루자에서 6일’은 일반적인 하드코어 슈터게임에서도 난이도가 좀 더 높다. 적들은 분명히 인공지능인데 움직이는 것은 실제 사람처럼 움직인다. 총을 쏘다가 도망가기도 하고 은폐와 엄폐를 하며, 먼 곳에서 RPG를 날려대고 스나이핑을 하기도 한다. 특히 총기 명중률이 높은 편으로 몸이 살짝 노출되면 으레 총격을 맞는다. 이 공격에 한 대 맞으면 바로 출혈이 일어나며 지혈을 하고 상처를 치유해야만 살아남는다. 두 대 맞기 시작하면 이제 사경을 헤맨다. 세 대 맞으면 바로 게임 오버다. 특히 도탄된 파편에 대미지를 입기도 하고, RPG나 스나이퍼들의 총알이 날아온다. 무턱대고 걸어가다가는 1분 30초만에 사망, 바로 게임이 끝난다. 

특히 맵이 수시로 변하고 등장하는 적들의 위치나 상태, 방식등도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무엇이 날아올지 모르는 환경을 마주해야 한다. 기존 게임 문법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접근해 게임을 플레이 해야 한다. 어쩌면 이것이 진짜 실전에 가까운 형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게임 플레이가 변한다. 목숨은 하나다. 총알이 두렵다. 그렇다면 최대한 총알을 맞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치밀하게 전진하면서 적의 위치를 파악한다. 적들이 없거나, 모두 죽였다는 판단이 들 때만 앞으로 나아간다. 외부 적들을 모두 죽이고, 건물 안으로 들어 서려는 순간 사각에서 일어선 적이 총을 발포해 헤드샷으로 나를 죽인다. 또 죽었다. 

스쿼드 플레이가 필수 함께할 때 더 재밌다

지형지물이 잔뜩 늘어선 곳에서 혼자 걸어가는 것은 미친 짓과 다름이 없다. 앞으로 걸어가다 보면 뒤에서 적이 나와 헤드샷. 건물 왼쪽을 보면서 한명을 처리하고 진입하는 순간 오른쪽에 엄폐해 있던 적이 헤드샷. 문을 열려고 발로 찼는데 부비트랩이 앞에 떡하니. 정면에서는 RPG를 쏘고 좌측 옥상에서 스나이퍼가 대기하는 상황을 혼자서 무슨수로 뚫는단 말인가. 타 게임이었다면 몇 대 맞아도 문제가 없으니 일단 돌파할 수 있고, 설사 죽더라도 세이브 상황에서 로드를 하면 그만이다. 이 게임은 그런 편의 요소가 일절 없다. 실제 전장에서 없었 다면 게임에서도 없다. 이 게임이 보여주는 철학은 명백하다.

결론은 딱 하나다. 결국 함께 해야 한다. 서로 안전 지대를 확보해나가면서 4방위를 점령해 나가야 한다. 특수 부대를 흉내내듯 CQB를 하듯 전술을 짜고 완벽한 기동을 해내야 한다. 또, 문을 열때도 순서대로 뛰어 들어가면서 좌우상하를 함께 봐줄 스쿼드가 있다면 죽는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상에서는 가장 경험이 많은 유저가 리더로 분하고 나머지 유저들이 각자 보직을 부여 받는다. 우선 팀 보직은 게임 오더를 담당한다. 유탄발사기를 들고 다니며 원거리에서 적을 색출해 계산하고 어려운 난관을 뚫고 지나가는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다. 어시스트는 샷건을 들고 다니는 한편 조명장치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문을 뚫을 때 가장 먼저 진입해서 불을 밝히고 샷건을 난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파이어는 화력담당이다. M249기관총을 들고 있어 먼저 자리를 잡고 섬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레디 보직은 각종 아무거나를 다 수행하는 만능자원이다. 조준경으로 상대를 포착하면서 일종의 스나이핑을 수행할 수도 있으며, 조명장치를 활용해 상대를 포착할수도 있다. 

전장 속으로 뛰어든 4인 스쿼드

이 같은 상황에서 게임플레이는 한결 업그레이드된다. 서로 무전기를 들고 의사소통하면서 맵을 하나씩 클리어해 나간다. 건물에 진입한 다음 각자 맵을 클리어하고 다음 맵으로 진행하면서 함께 모여든다. 아군이 피격당하면 재빨리 안전 경로를 확보하고 아군을 끌어와 치료한다. 적군이 도저히 보이지 않는 지역에서는 위협사격으로 상대를 파악한 다음 아군을 전진시키는 방법으로 싸운다. 건물 진입 시에는 일렬로 뛰어 들어가면서 좌우로 산개하는 등와 같은 작업을 수행한다.

 

다만 이는 모두 상상에 불과하다. 실제로 게임상에서 만난 유저들은 이 같은 상상을 하고 게임에 들어오는 것은 맞다. 그러나 연습 한번 제대로 되지 않은 오합지졸들이 될 리가 있나. 각개 격파를 당하다가 무너지기를 부지기수.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던 탓에 선후배들을 물색해 부사관과 장교 출신 멤버들을 모집하고 나서야 조금씩 합이 맞아 들어가기 시작한다. 단지, 그 팀에 고문관이 한 명 끼어 있었다는 점이 문제다. 결과론적으로 끝까지 미션 클리어는 실패했다. 그러나 게임이 주는 매력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얼리억세스의 한계, 포텐셜은 분명

‘팔루자에서의 6일’은 현재 얼리억세스 형태로 발매됐다. 확인된 맵은 총 4개. 랜덤 인카운터로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게임에 적응해야 한다. 어느 정도 게임에 적응되고 나면 서서히 재미가 붙고, 새로운 전략을 연구하고 테스트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또다시 새로운 전략을 세워 보고, 다시 도전해 보는 맛은 분명하다. 하드코어 택티컬 슈팅 장르의 새로운 국면을 열 수 있는 게임으로서 포텐셜은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이다.

반면, 게임에서는 현실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게임에서 자주 쓰는 문법들을 제외한다. 별도 커스터마이징이나 무기 선정 등과 같은 과정들을 배제하고 오직 미군 해병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아쉬운 점들도 있다. 현재까지 맵 4개가 전부인 점도 단점 중 하나다.

정리하자면 ‘팔루자에서 6일은’ 게임이라기보다는 ‘시뮬레이션’이나 ‘훈련’이라는 용어를 써야 할 듯하다 이에 따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스트레스가 상당히 쌓이는데, 이는 호불호가 갈리는 기점이기도 하다.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즐길 수 있는 유저들과 게임으로서 즐기기를 원하는 유저들 사이 간극이 있다. 

만약 FPS 게임에 자신이 있는 유저들이거나, 밀리터리 마니아들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게임을 플레이해 보기를 권한다. 진정한 총격전을 즐겨볼 수 있을 것이다.

개발사는 향후에도 계속해서 신규 업데이트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싱글 플레이를 강화하기 위해 NPC를 추가한다거나 신규 콘텐츠를 집어넣는 등 정식 버전 개발에 매진하는 단계다. 제대로 된 평가는 이 요소들이 추가된 이후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뮬레이션 급으로 디테일을 잡아낸 ‘하드코어 택티컬 슈터’게임의 완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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