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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의 여왕’ 서지수의 스타일기 <9>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06.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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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서지수’라고 불러주세요”
지수가 힘든 시기를 거쳐 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과 ‘기도’였다. 그 가운데 어머니의 존재는 어린 나이의 사회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지수에게 든든한 지원자셨다. 지수는 고등학교를 병행하며 연습에 몰입하는 일이 어렵다고 느끼게 되면서 종종 수업시간에도 몰래 빠져나와 피시 방으로 향하기를 몇 번, 마침내 담임선생님은 지수의 어머니를 불러다가 학교를 그만두고 게임에만 전념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당시 어머니는 학교를 포기하는 것을 완강히 반대했다. “학교야 나중에 검정고시를 보면 되지만... 엄마는 저에게 그 보다 중요한 것을 알려주셨어요. 만약 학교를 그만 둔다면 그 속에서 맺어지는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관계의 소중함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신 거죠. 이 때문에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저에 대해서도 걱정하신 거구요.”

뿐만 아니라 지수가 안티 팬으로 고생할 때도 늘 옆에서 그녀를 보살펴 주신 분은 어머니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셨던 어머니는 지수에게 기도로 마음의 병을 이겨낼 것을 권유했다. 이때부터 지수는 조금씩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저를 나쁘게 보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라도 나쁘게만 보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 하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마음을 다 잡았죠, 그랬더니 그동안 곳곳에서 응원해주셨던 팬들이 계셨다는 것도 깨닫게 돼더라구요.”

지수는 무조건 게임에서 이겨야겠다는 각오로 매일매일 연습에만 매달렸다. 어떤 대회에 나가더라도 무패로 우승까지 간다면 여성 프로게이머 서지수란 이름이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각인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수는 동료 게이머들과 게임을 하면서 어머니가 주신 교훈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친한 동료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성적보다는 자신의 길을 어떻게 닦아나가야 하는 지 깨닫게 된 것.

“여성부를 이끌어나가는 주역이 되서 앞으로 도전할 후배들에게 가장 모범적인 모델이 되고 싶어요. 현재 여성리그가 없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습니다. 경기에 출전해야지라는 생각으로 게임한 적은 없었으니까요.” 지수의 목표는 여성 프로게이머에서 ‘여성’을 뺀 ‘프로게이머 서지수’란 타이틀을 얻는 것이다. LMSL이 끝난 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지수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는 이유는 미래를 위해 달리고 있는 그녀의 숨소리가 계속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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