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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연의 게임브릿지] 대충한 기계 번역, 이대로 두어도 될까

  • 정리=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23.09.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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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게임을 한국어로 출시할 때 번역과 관련해 눈속임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분명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의 설명도 한글로 잘 되어 있고, 튜토리얼 및 게임 시작 부분도 기계 번역이 아니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현지화가 이뤄져 있지만 조금만 플레이하다 보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수준의 텍스트가 나올 때가 있다. 
한 두 문장이 이상하다면 번역 실수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이런 경우는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시작할 수 있도록 첫 부분만 제대로 번역을 하고 나머지는 기계 번역으로 돌리고, 포스트 편집조차 하지 않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한 게임에서는 다음과 같은 텍스트를 볼 수 있다. 

“얼굴이 붉어지나요? 꽤 귀엽다. 여기에 깨진 유리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뚫고 싶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추악한 흉터는 완벽한 바비를 죽일 것입니다.”

스토리와 함께 진행되는 게임에서 이러한 텍스트를 보면 플레이어는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해당 게임은 이후에도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텍스트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스토리 번역이 이렇다는 것은 게임 번역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 중 하나인 변수와 관련해서도 텍스트가 엉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히 해당 게임에서는 변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을 클릭하시면 됩니다”와 같은 문장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많은 업계와 마찬가지로 게임업계에서도 기계 번역, AI 번역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럴 경우 최소한 기계 번역으로 번역한 텍스트를 사람이 수정하는 과정인 MTPE(Machine Translation Post Editing)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다운로드 수가 1,000만 회가 넘는 모바일 게임의 한글 번역이 이토록 엉망일 때에는 게임 리뷰에도 번역과 관련된 코멘트가 당연히 달리게 되고, 해당 게임의 이미지는 실추될 수밖에 없다. 게임을 해외에서 론칭하려면 번역이라는 최소한의 장치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더 많은 플레이어와 다운로드 수 확보는 물론, 이후 플레이어들이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김정연의 게임브릿지’는...
게임 수출의 필수 요소가 된 현지화에 대해서 이 분야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브릿지번역 김정연 대표의 실제 경험이 담긴 노하우와 향후 현지화 전략에 대한 생생한 조언을 들어보는 코너이다. 

■ 김정연 대표 프로필
● 2000년 ~ 2005년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영어영문학 학사
● 2011년 ~ 2013년 숙명여자대학교 번역학 석사
● 2016년 ~ 2022년 University of Roehampton London 번역학 박사
● 2020년 ~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객원교수
● 2011년 ~ 현재 브릿지번역 대표이사

* <편집자주>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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