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분유료화와 선불카드가 시장 파이 확대 … 현지 시장과 유저 성향 파악이 우선

지난 1월 27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2010 세계 게임시장 전망 세미나는 글로벌 마켓 현황과 진출 전략에 대한 심도 있는 발표가 이루어졌다. 이날 미국 시장 결산과 전망 발표자로 나선 DFC 인텔리전스 데이비드 콜 대표는 게임 전문 리서치 회사 수장답게 시장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전망을 제시했다.

미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콜 대표는 “다양한 수익모델 발굴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뒤 “한국 게임업체들이 기술적 향상에만 신경 쓰기보다는 현지 유저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DFC 인텔리전스는 1993년 설립돼 미국 게임 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조사업무를 수행해왔다. 오랜 사업 경험만큼 해당 분야에서 큰 신뢰를 얻고 있는데 수많은 업체와 기관들에게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있고, 그 중에는 북미 최고의 시장 조사 기관인 NPD도 포함돼 있다.

[콘텐츠만큼이나 중요한 사업 모델]
콜 대표는 업체들이 게임의 내용만큼이나 어떠한 수익 모델을 채택할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액제냐 부분유료화냐에 따라 게임의 접근성이 달라지고 타깃층도 바뀌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익 모델을 바꾼 후에 매출이 크게 신장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최근 북미지역의 트렌드는 부분유료화다. 국내 게임업체들 주도로 도입된 부분유료화는 쉬운 접근성과 다양한 아이템 판매로 온라인게임 시장 성장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그는  부분유료화가 게임 업계에 있어서 일대 혁명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사업 모델이 파생될 것으로 예측했다.

“부분유료화는 비단 PC 온라인게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콘솔 온라인게임에도 부분유료화가 자리 잡았으며, 일부 스마트폰 게임에서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업 모델 연구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콜 대표는 결제수단도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한국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과 같은 국토 전역을 아우를 수 있는 손쉬운 결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넥슨의 선불카드를 예로 들면서 타깃에 맞는 적절한 결제수단 확보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선불카드는 신용카드가 없는 청소년들에게 유용한 결제수단입니다. 게임샵,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상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현지 시장과 유저 니즈 파악이 필요]
최근 미국 지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들에 대해 콜 대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아이온’의 성공은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인식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도 국내 업체들이 기술적 퀄리티에 치중한 나머지 콘텐츠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게임들의 경우 그래픽적으로는 매우 뛰어나지만, 단순한 사냥의 반복으로 유저들이 등을 돌리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콜 대표는 한국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일본 업체들의 기획력을 본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니즈 파악이 오늘날 일본 업체들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닌텐도, 소니, 캡콤, 스퀘어에닉스 같은 기업들은 더 이상 일본 기업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콘솔게임에 치중돼 있지만 그들의 콘텐츠 기획력은 정확한 시장조사를 기반으로 발전했습니다. 한국 업체들도 현지 유저들의 니즈 파악에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최고의 기술력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데이비드 콜 대표 프로필
●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경제학 학사
●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법학 박사
● 1993년 ~ 현재 DFC 인텔리전스 대표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