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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인구의 고령화와 게이머의 고령화

  • 정리=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23.10.1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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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0대 김관우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e스포츠 부분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올드 게이머로서 무척 반가운 뉴스였다. 필자는 최근 독일 게임스컴과 도쿄 게임쇼를 다녀왔다. 그리고 곧 있을 2023 지스타도 다녀올 예정이다. 최근 게임쇼를 비롯한 게임 전시회를 다녀보면 자주 보이는 모습 중 하나가 아이를 동반하고 같이 게임을 즐기는 부모들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무척 부럽다. 예전 칼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필자가 어릴 때, 부모님은 게임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셨다. 게임을 하다 들켜서 꾸중을 듣기도 했고, 회초리로 맞거나, 벌을 서기도 했다. 아마, 내 나이 또래 대부분의 게이머는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물론, 모범생과 거리가 있었던 필자는 몰래 게임을 하곤 했지만, 부모님이 싫어하는 게임을 한다는 죄책감을 느끼곤 했었다. 그런 필자에게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의 모습은 시대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부러운 풍경이다.

부모 세대가 게임을 한다는 것은 게임의 저변 인구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늘고, 산업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최근 인구의 고령화에 대한 문제를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인구가 고령화된다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의 인구도 같이 고령화되고 있다는 것과 같다. 새로운 10대, 20대 사용자의 유입은 줄어들고, 40대, 50대의 게이머 비중이 앞으로 한동안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게이머의 고령화는 게임 제작에도 분명 반영돼야 한다.

현재 국내 출산율은 1.0 미만으로 예전에 떨어졌다. 고령화가 먼저 진행된 일본과 유럽은 게임산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이고, 현재 대한민국은 아주 빠른 속도로 그들과 근접하고 있다. 게이머의 평균 연령이 증가하는 것은 게이머의 평균 소비 지출 능력이 향상된다는 점에서 게임 산업의 양적 성장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게이머의 연령이 증가한다는 것은 게이머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이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취향이 변하지 않더라도 신체 반응은 변할 수밖에 없다.

필자가 부모님께 꾸중을 들으면서도 게임을 하던 시절에는 동전 하나로 오락실에서 1시간을 놀 수 있었다. 20대 시절 당시 어렵다는 게임을 할 때도 즐거운 장애물로 느끼며 몇 번의 연습과 시도로 클리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어려운 게임이라고 소개된 게임을 해보면, 클리어에 자신이 없는 경우가 많다. 신체의 반응 속도가 예전과 뚜렷하게 다른 나의 손을 보면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게임 기획에 대한 소개를 접하다 보면, 대부분 10대 혹은 20대 게이머를 대상으로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물론 올드 게이머들이 쉽고 편한 게임을 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올드 게이머도 예전처럼 액션 게임이나 실시간 장르 게임을 하고 싶은 경우가 자주 있다. 그러나, 10대를 기준으로 밸런싱된 게임을 하기에는 솔직히 무리가 있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이제 게임은 40대 50대 올드 게이머를 고려한 게임 기획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게임 산업에서 높은 지불 능력이 있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나, 반응 속도는 조금 느려진 올드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게임이 분명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40대가 김관우 선수처럼 플레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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