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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대학생 200명에게 물었다] "소개팅·미팅 후 파트너와 함께 PC방에 간다면?"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5.10.3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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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천고마비, 하늘은 높고 식욕은 왕성해지는 계절.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이 나는 계절. 유독 최루성 멜로 영화가 극장가를 장악하는 계절. 겨울이 다가오면서 마음만 급해져 “내 님은 어디에”를 외치며 계절을 저주하는 솔로들의 외침이 가장 최고조를 향하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이번 겨울도 혼자를 두려워하며 절규하는 젊은 남녀들. 이번엔 기필코 내 짝을 찾겠노라고 오늘도 외친다. 내 짝을 찾아 겨울이 오기 전 월동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늘도 전투태세를 갖추고 삶에 임하는 그들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미팅, 소개팅을 위해 리포트 대행은 물론 한턱까지 감수하는 대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 때. 파트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PC방을 찾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그 시간을 보낼 것인가? 남녀 대학생들의 재치 있는 의견을 들어봤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19, 20일 양일 간 메신저(MSN과 네이트온)를 통해 각각 남녀대학생 100명에게 설문을 진행했다. 과연 나는 미팅과 소개팅 중 어떤 쪽이 더 성공률이 높을까. 미팅에 나가면 성공하는데, 왜 소개팅은 안될까. 미팅에 맞는 사람이 있고 소개팅에 맞는 사람이 있다. 설문결과에 앞서 미팅과 소개팅의 장단점을 분석, 성공전략을 정리해봤다.

■ 미팅 : 첫째, 많은 이성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반대편 이성도 많은 이성을 만날 수 있다. 잘난 놈이 더 유리한 것은 당연지사.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뚜렷해 질 소지가 다분하다. 여기서 전략이 있다면, 나보다 좀 못한 이성을 대동하고 나타나는 것이 가장 좋다. 둘째, 말을 아껴라. 가서 분위기 메이커라고 나서서 대화를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분위기 띄워놓고 정작 다른 사람이 내가 선택한 이성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약간의 무게는 필수. 셋째, 물렁물렁하게 판단하지 마라. 무게를 잡고 있다가도 선택에 기로에 선다면 친구도 필요 없다. 무조건 마음에 드는 이성을 향해 돌진. 쟁취뿐이다. 친구에게 미안하다면 소개팅이나 술 한잔으로 꼬시는 것도 처세술 중에 하나.

■ 소개팅 : 첫째, 많은 이성을 만날 순 없지만, 일단 안전하게 파트너는 정해진 상태로 진행이 가능하다. 상대방 역시 그 날 하루만큼은 나 이외에는 선택권이 없다는 것을 십분 활용한다는 생각으로 공략에 나서자. 둘째, 미팅과 다르게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만난 자리라 어색한데, 말까지 없다면 그 소개팅은 실패한 것과 마찬가지. 썰렁한 이야기라도 좋다. 실없는 웃음이라도 유도해라 그래야 성공한다. 셋째, 리드해라. “저기 우리 모 먹으러갈까요?”, “모 좋아하세요?”, “어떤 영화 볼까요?”이런 멘트를 날린다면, 그 날은 꽝이다. 사전 준비를 철저히, 소개팅 장소 근처의 맛집은 기본 영화를 본다면 그 주 가장 인기 있는 영화 예매는 필수다.

“언제 소개팅, 미팅 생각이 간절한가?”
1위 연말 행사 때 혼자 보낼 것을 생각할 때 41% (82명)
2위 주변에 닭살 커플이 보일 때 23% (46명)
3위 나이 들었다고 후배들이 안 놀아 줄 때 20% (40명)
4위 집에서 눈치 줄 때 9% (18명)
5위 기타 7%(14명)

소개팅 및 미팅이 가장 생각날 때 라는 질문으로 첫 설문을 진행했다. 1위는 연말 행사(크리스마스, 새해맞이, 등)를 혼자 보낼 생각을 할 때로 41%로 82명이 답했다. 남녀 차이가 뚜렷이 보이진 않았지만, 여학생의 경우 3위를 차지한, 나이가 들어서 후배들이 자기 빼고 소개팅, 미팅을 나갈 때 가장 미팅, 소개팅을 하고 싶다는 의견으로 응답자 40명중 28명의 여학생이 답했다.

김여진(26살)학생은 “나이에 대해서 민감해지기 시작하죠. 졸업을 앞두고 혹은 복학한 후, 파릇파릇한 애들이 소개팅, 미팅 나간다고 할 때, ‘나도 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입에서 맴돌다가 들어가죠”라는 말하면서 나이 먹는게 이렇게 서러울지 몰랐다고 한탄했다. 4위는 집에서 눈치 줄 때, 5위 기타 의견으로는 “나보다 못한 친구가 매번 연애를 할 때”, “친구한테는 소개팅, 미팅을 해주는데 정작 자신은 못할 때” 등의 의견이 있었다.

“소개팅, 미팅에 나가는 목적은?”
1위 애인을 만들기 위해서 55% (110명)
2위 그냥 하루 즐기기 위해서 32%(64명)
3위 친구의 권유로 10%(20명)
4위 혹시나 해서 2%(4명)
5위 기타 1%(2명)

소개팅, 미팅의 목적에 대해서 물었다.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의 답변이 차이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1위는 ‘애인을 만들기 위해서’ 55%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남학생들은 ‘애인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목표가 여학생들보다 더 강했다. 그냥 하루 놀기 위해서라는 질문에서는 남학생들 보다 여학생들이 더 많이 답했다.

“소개팅, 미팅으로 성사되는 경우보다는 그냥 자연스러운 술자리에서 몇 번 만나서 사귀는 커플들이 많아요. 솔직히 미팅이나 소개팅은 그냥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혹은 그냥 하루 놀아보자 라는 마음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고 답한 송보라(24살)학생은 요즘 추세는 사귀기 위한 목적이 아닌 즐기기 위한 자리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3위는 ‘친구위 권유로’ 싫은데 억지로 나갔다는 의견이 10%, 4위 혹시나 해서 2%가 차지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이렇게 나가다 보면 언젠 간 걸리겠지”, “항상 땜방으로 나간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소개팅, 미팅에 파트너와 함께 가고 싶은 곳은?”
1위 영화관 34%(64명)
2위 분위기 좋은 술집 31%(62명)
3위 PC방 25%(50명)
4위 노래방 8%(16명)
5위 기타 2%(4명)

파트너가 정해진 후, 가고 싶은 곳으로는 1위가 영화관으로 전체 대답자의 34%가 응답했다. 이번 주제에 대한 설문은 1위와 2위는 남녀 의견이 비슷했다. 특이한 것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PC방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요즘은 남녀 다 PC방가는 걸 꺼려하지 않습니다. 캐주얼 게임 같은 경우 남학생들보다 더 잘하는 여학생들이 정도니까요”고 말한 박정호(25살)학생 더 이상 PC방이 남학생들의 놀이 공간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4위는 노래방이 차지했고 기타 의견으로는 “교외의 조용한 카페”, “드라이브”등 자동차가 있는 학생들은 차를 이용한 장소도 뽑았다.

“PC방에서 파트너와 함께 하고 싶은 게임은?”
1위 카트라이더 63%(126명)
2위 스타크래프트 18%(36명)
3위 MMORPG(마비노기, 리니지, 로한 등) 10% (20명)
4위 보드 게임(테트리스, 핵사 등) 5%(10명)
5위 기타 4%(8명)

파트너와 함께 PC방에서 하고 싶은 게임에 대한 질문에서 카트라이더가 전체 응답자의 63%의 지지를 얻으면서 1위를 차지했다. 126명 중 여학생 응답자가 80명에 달했다. “요즘 남녀 대학생들 모두가 즐기고 있는 게임입니다. 한번이라도 다 들어봤을 테고, 못한다면 제가 열심히 가르치면 되죠.” 강범우(23살)학생의 말이다. 이미 카트라이더는 대학생들의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은 것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2위는 역시 인지도 있는 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차지했다. 3위는 MMORPG를 추천한다는 의견으로 전체 인원의 10%를 차지했다.

“요즘은 MMORPG도 캐주얼 게임이 많아서 남녀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다”고 한정훈(21살)학생이 말했다. 4위는 보드 게임 특히, 테트리스가 많이 차지했고 기타 고스톱이나 핵사등 간단한 게임들도 있었다. 5위 기타 의견으로는 “스포츠 게임(야구, 농구, 축구)”, “서치아이”, “포트리스” 등이 뽑혔다.

이상 남녀대학생들에게 물어본 설문결과다. 예전과 다르게 미팅, 소개팅 문화도 점차 바뀌어 가는 것을 이번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저 놀이 공간으로 활용됐던 PC방이 미팅, 소개팅의 2차 장소로 활용. 젊은이들의 문화코드로 자리잡았고 게임 역시 그 동안 남성들의 문화라는 생각에서 점차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 매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PC방 역시 시대에 맞게 게임 이외에 부대시설을 확충 젊은 층에게 계속적인 트렌드가 될 수 있게 변화해 가야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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