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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 협박전화, 소문의 진상은?] 그놈 목소리가 국내 게임사를 위협한다!

  • 하은영 기자 hey@kyunghyang.com
  • 입력 2007.04.0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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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이 러쉬를 이루면서 중국 게임시장이 활황을 이루고 있다. 중국 게임시장의 가능성을 예감한 수많은 국내 업체들은 이미 중국과 활발한 교류를 진행 중이다. 이제 중국인들에게 한국게임은 더 이상 낯선 이국의 문화가 아닌 익숙한 놀이문화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인으로부터 국내 게임사에 협박전화가 걸려온다는 괴소문이 돌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신원미상의 이 중국인들은 국내 게임사에 전화를 걸어 금품을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시 해킹 등으로 해당 게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겠다며 협박하고 있다. 중국판 ‘그 놈 목소리’의 주인공들의 횡포는 과연 진실일까? 국내 주요 게임사들로부터 소문의 진상을 확인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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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 협박전화 받는다?


문 1. 최근 국내 게임사로 신원을 알 수 없는 중국인으로부터 금품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범인은 해당 게임사로 전화를 걸어 자신들의 계좌로 돈을 입금하지 않을 경우, 해당 게임에 해킹 등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히겠다고 협박을 하며, 실제로 피해를 입은 업체의 신고도 접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습니까?


①있다.                                        ②없다.


문 2. 그렇다면 귀사에서 실제로 비슷한 종류의 전화를 받거나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습니까?


①있다.
②없다.
③주변에서 경험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④기타(                                   ) 


문 2-1. 피해 경험이 있거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경우, 구체적으로 사건 경위를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                                              )


문 2-2. 해당 사건이 발생한 당시, 귀사에서는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셨습니까?


①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줬다.
②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
③수사기관이나 언론에 도움을 요청했다.
④기타(                                   ) 


문 2-3. 이후 또 다른 협박이나 피해는 없었습니까?
(                                              )


문 3. 협박전화를 거는 중국인 집단의 정체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또 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


문 4. 만약 귀사에 이러한 협박전화가 걸려온다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시겠습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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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게임사 “직접적으로 협박전화 받은 적 없다”
- 15.4% 응답자, “중국인 협박전화 관련 사건 주변인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 게임사 한 목소리, “협박전화를 받을 경우 강경한 대응책 마련해 나갈 것”


■ 어떻게 조사했나?
<경향게임스>에서는 지난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총 3일간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사와 서비스사를 대상으로 설문지를 통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에는 총 65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7개 문항에 대해 각 업체의 대표자 1인이 응답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참여 업체는 익명으로 처리하였음을 미리 밝혀둔다.


중국인 협박전화 받은 적 있나?
국내 게임사로 중국인들의 협박전화가 걸려온다는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경향게임스>에서는 국내 주요 게임사를 중심으로 확인에 들어갔다. 우선 게임사에 관련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러한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자 84.6%가 ‘없다’고 답했다. 대다수의 게임사들은 이 같은 소문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직접 중국인들로부터 협박전화를 받은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조사 대상자 중에는 해당사항이 있는 업체들이 존재했다. 설문에 응답한 대다수의 게임사들은 처음 듣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다소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설문 결과, 15.4%의 응답 업체는 실제로 이러한 사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경향게임스>에서 진상확인을 요청한 게임사 중 일부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협박전화를 받은 경험은 없지만 타 업체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을 A개발사의 운영팀 소속이라고 밝힌 B씨는 “몇 개월 전, 타 업체 직원의 입을 통해 중국인으로부터 비슷한 협박전화가 걸려와 곤욕을 치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감한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신원을 알 수 없는 중국인이 국내 게임사로 메일을 발송 ,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해당 게임을 해킹해 막대한 피해를 입히겠다’는 협박성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게임사에서는 협박 메일을 보낸 중국인들의 신원에 대해 중국에서 작업장 등을 운영하는 내국인이나 금품을 노리는 전문 해커집단으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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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 미상의 중국인으로부터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전화가 걸려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습니까?
+ 있다 - 15.4%
+ 없다 -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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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서비스사의 경영기획 팀장이라고 밝힌 D씨 역시 “온라인게임 업체는 아니지만, 모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운영하는 국내 몇몇 중소 업체들에도 이러한 협박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협박전화를 받은 인터넷 채팅 사이트 운영 업체의 경우 해당 사이트 내에서 암묵적으로 불법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적법한 절차를 통한 신고를 할 수 없다는 점이 맹점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서비스사의 마케팅 팀장은 “해당 사건에 대해 들은 바는 없지만, 자사 직원들 중에 중국 파트너사와 메신저나 이메일 등의 경로를 통해 접촉하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중국인들로부터 광고성 메일이 수신돼 불편을 겪고 있는 경우가 종종있다”며 “이러한 경로를 통해 제 3 또는 제 4의 조직에게 자사 직원들의 개인 정보가 누출돼 피해가 잇따르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박전화, 어떻게 대처할까?
조사업체 중 84.6%는 해당 사건에 대해 들은 바가 없고, 직접 경험한 사실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15.4%의 게임사에서 이러한 사건을 경험했거나 주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밝힌 부분은 지나칠 수 없는 사안이다. 이러한 협박전화가 실제로 국내 게임사에 걸려왔고, 앞으로도 걸려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특히 협박전화를 하는 중국인들이 금품을 요구하며 돈을 입금하지 않을 경우 해킹 등으로 해당 게임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겠다고 한 대목에서는 해킹 방지책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중소 업체에게는 더 큰 피해가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실제로 게임 전문가들은 중소 개발업체의 경우, 해킹 등 보안문제에 대한 예산 및 마인드가 대형업체에 비해 부족한 편이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경우 쉽게 해결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의견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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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귀사에 이러한 협박전화가 걸려온다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시겠습니까?
+ 해킹 예방 정책 대폭 강화 - 48.5%
+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함 - 25.8%
+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는 위기관리 정책 수립 - 16.4%
+ 기타 -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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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제로 이러한 협박전화가 걸려온다면 게임사에서는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까? ‘만약 귀사에 이러한 협박전화가 걸려온다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대다수의 게임사가 ‘강경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48.5%가 ‘해킹 예방 정책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했으며, 25.8%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해 협박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F서비스사 홍보팀장은 “일회성에 그친다면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계속해서 동일한 전화가 걸려온다면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G개발사의 개발이사 역시 “현재는 일부 업체에만 해당 협박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향후 그러한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다면 사회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애초에 강경한 대응책을 마련해 뿌리를 뽑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H개발사의 프로그램 팀장은 “협박전화가 걸려 오더라도 해킹 등에 철저한 대비가 돼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특별한 대응책을 떠나, 온라인게임 서비스의 기본 사항인 보안 문제에 대해 평소 철저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어설픈 협박이나 해킹 등은 대부분 사전에 미리 차단할 수 있다”는 의견을 펼쳤다. 특히 게임사들은 특정 웹사이트를 통해 한국 게임의 소스 혹은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현거래하는 행위가 국내 아이템 중계 사이트만큼이나 활발한 중국에서 이와 같은 조직은 조직화 돼있기 때문에 국가 단위의 담당 부서에서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 외에도 ‘해킹의 경우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정책이 요구되므로 각 상황에 맞는 위기관리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한 업체가 16.4%였다. 기타 9.3%의 의견에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던 동종 업체들의 선례를 확인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 ‘1차적으로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절차를 거친 후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번 설문 결과를 통해 대다수의 게임사에서 아직은 중국인의 협박전화를 받은 경험이 없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협박전화를 받은 타 업체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소수의 의견은 여전히 국내 게임사가 중국인들의 협박전화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아직은 몇몇 업체에 국한된 문제로,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까지 파장이 커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의 범행이 갈수록 대범해지고 더 많은 업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에 따른 피해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규모로 확산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향후 사건이 더 큰 문제로 번지기 전에 국내 게임사는 물론, 각종 수사기관에서는 적극적으로 해당 사건에 대해 보다 명확히 진상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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