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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한국 닌텐도 출범 6개월 결산, '게임인구 확대의 꿈', 어디까지 왔나?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7.07.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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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9일 한국 닌텐도 런칭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닌텐도는 한국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함께 세계 3대 콘솔 플랫폼 개발사가 모두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이른바 비디오게임 삼국지가 도래한 것이다. 특히 닌텐도는 장동건, 이나영 등 톱스타를 기용한 스타마케팅과 대형 할인마트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하는 차별화된 유통 전략으로 국내 게임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로부터 약 보름 후인 지난 1월 26일 한국 닌텐도 코다 미네오 사장은 국내 매체 중 최초로 진행된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한국 게임인구의 확대’를 역설하며, 100% 한글화를 통해 1년 후에는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과연 이러한 약속은 얼마나 이뤄졌을까? 한국 닌텐도 출범 6개월 간의 행적을 <경향게임스>가 점검했다.
 

■ 한 눈에 보는 지난 6개월 동안 한국 닌텐도 주요 활동





■ 한국 닌텐도,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 한국 닌텐도, 이런 점이 강했다



1. 장동건의 힘, 닌텐도DS 열풍 불렀다!

그 동안 게임 산업은 실제 게임을 할 법한 타겟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마케팅을 구사하는, 이른바 코어 마케팅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한국 닌텐도는 달랐다. 장동건, 이나영, 차태현, 박수홍과 같은 인지도 높은 톱스타를 기용해 대중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 여기에 철저하게 공중파와 대형 포털을 중심으로 한 광고로 불특정 대중을 상대로 한 노출을 극대화시켰다. 또한 일반인들이 등장하는 체험 동영상을 제작해 자사 홈페이지 및 광고에 활용한 것은, 닌텐도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게 실행한 마케팅 기법. 이러한 방향성은 결국 지난 6개월 간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특히 10대에서 20대 여성 유저들의 유입을 이끌어냈다. 다만 코어 유저를 위한 게임타이틀 발매나 특별한 마케팅 프로모션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점은, 기본적으로 가장 강력한 지지층인 코어 유저를 너무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2. 한글화 100% 실현
지금까지 정식 출시된 닌텐도 타이틀 수는 서드파티까지 모두 합쳐 17종. 한글화 비율은 무려 100%다. 이는 ‘게임인구 확대’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언어의 장벽’을 완전히 거둬낸 것. 자사의 타이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서드파티 타이틀까지 모두 한글화를 이뤄냈다는 것은 충분히 높게 평가할 만하다.

3. 충동구매가 가능한 닌텐도DS
한국 닌텐도는 유통망에 있어서도 혁신을 꾀했다. 기존 게임 재래시장에서도 물론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지만, 이보다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에 주력한 것. 심지어 대형 서점이나 장난감 가게와 같이 소비자가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닌텐도DS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게임 유통 관계자들은 최저가로 구입 가능한 인터넷쇼핑몰이나 게임재래시장에서부터, 정가에 구입해야하는 백화점 간의 가격 격차를 1만원 이상 나지 않도록 유도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40만원~50만원대의 차세대 게임기나 20만원대의 PSP와 비교해 닌텐도DS의 가격 자체가 구매저항력이 약해 쉽게 충동구매가 가능한 것도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 한국 닌텐도, 이런 점은 아쉽다!



1. 서드파티 불만 폭발

한국 닌텐도는 자사의 정책에 따라 서드파티에게 두 가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는 ‘100% 한글화할 것’, 또 다른 하나는 ‘최소 제작물량이 반드시 5,050장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조건이 만족되지 않았을 시에는 정식 발매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서드파티 관계자는 “한글화는 그렇다 치더라도 국내 여건상 최소 물량을 정한다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팔리는 것은 닌텐도 타이틀 뿐” 이라며, “아직까지 서드파티가 내놓은 게임 중 최소 물량 이상 팔린 게임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 닌텐도는 서드파티와 제휴 프로모션이 한 차례도 없다. 이에 대해 대다수 게임 전문가들은 “서드파티에 대한 플랫폼 홀더의 지원은 게임 라인업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필수 불가결하다”고 충고한다.

2. 한글화 수는 다르지 않다?
한국 닌텐도가 그간 출시된 타이틀은 앞서 밝힌 대로 17종. 100% 한글화를 이룬 것은 분명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PSP의 경우, 발매 6개월 만에 35종의 타이틀 중 16종의 한글화 타이틀을 출시했다. 결국 한글화 수만 놓고 봤을 때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한글화되지 않은 타이틀까지 합치면 수는 더욱 늘어난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 닌텐도의 타이틀 출시 속도가 너무 더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만하다.

3. 잠재적인 위협, 불법 구동기기
사실 불법 구동기기로부터 자유로운 비디오게임기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레이스테이션2, PSP, Xbox360 심지어 아직 국내에 정식 발매되지 않은 Wii에 이르기까지 현재 팔리고 있는 모든 게임기가 불법 구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독 닌텐도DS가 문제가 되는 까닭은, 기기에 전혀 변형을 가하지 않고도 불법 구동기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열거한 기기들은 불법을 하기 위해 일정 이상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기기 고장 문제도 그렇거니와 설령 고장 나지 않더라도 A/S는 포기해야 하는 것. 그러나 닌텐도DS는 불법구동기기만 뺀다면 아무 문제없이 A/S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를 척결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닌텐도 뿐만이 아닌 전체 게임업계의 숙제지만, 적어도 당장 한국 닌텐도에게 커다란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게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게임인구 확대의 꿈’, 과연 이뤄질까?
최근 용산전자상가나 국제전자센터 등지에서 닌텐도DS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모 유통업체를 통해 닌텐도DS가 해외로 역수출됐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한 마디로 지금까지 한국 닌텐도가 일으킨 닌텐도DS 열풍이 차츰 식어가고 있는 것. 때문에 세간에서는 한국 닌텐도가 의사결정에 있어 너무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충성도가 높은 매니아 유저와 달리 일반 대중의 관심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한다. ‘박차를 가할 것인가? 혹은 이대로 안주할 것인가?’ 한국 닌텐도가 주창한 ‘게임인구 확대’의 실현은 이제 남은 6개월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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