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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게임 속 이스터에그를 찾아라] 재기 발랄 개발자 장난질에 ‘빙그레~’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8.10.0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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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감 확대시키는 소통 창구로 활용 … 이스터에그 전문 사이트도 인기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압축 프로그램 ‘알집’에 대한 이스터에그를 소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폴더를 만들 때마다 새의 이름이 나오도록 돼 있는 알집은 새로운 폴더가 41개가 넘어갈 경우 ‘쫌! 제발 부탁이야 제발’, ‘우리 이제 그만하자’ 등의 이름이 나오는 것이다.
게임 속에서도 이러한 개발자들의 장난은 상당수 등장한다. 그 특성상 보다 다양하고 재치가 넘치는 이스터에그를 삽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공표하지 않고 유저들로 하여금 스스로 찾아보게 만듦으로서 마치 보물찾기와 같은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콘솔게임은 물론 국내에서 개발된 온라인게임에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출시된 게임을 중심으로 이러한 이스터에그에는 어떤것들이 있는지 알아봤다.



이스터 에그란 직역하면 부활절 달걀을 뜻하는 말로 과거 부활절날 장난기 많은 사람들이 선물로 줄 삶은 달걀 속에 날달걀을 숨겨놓아 받는 사람들로 하여금 깜짝 놀라게 했던 것이 그 유래다.


최초의 이스터 에그는 게임에서 시작
최초의 이스터 에그는 1978년 ‘아타리 2600’이라는 콘솔플랫폼으로 출시된 ‘어드벤쳐’라는 게임에서 발견됐다. 프로그래머들은 자신의 프로그램에 사진이나 메시지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흔적을 삽입하기도 하거나 장난을 쳤고, 이후 유저들 사이에서 이와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이후 다양한 게임을 걸쳐 수많은 이스터에그들이 만들어졌다. 오랫동안 게임을 즐겨온 마니아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 게임들에는 거의 대부분 이러한 이스터에그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가령 예를 들어서 ‘슈퍼마리오 월드’에서는 유저가 아무것도 장시간동안 서있으면 음악이 바뀐다. 또한 ‘스트리트파이터2’에는 켄이 등장하는 화면 배경 우측 하단의 보트에 아주 조그맣게 그림자로 ‘capcom’이라고 새겨져 있다. 일본 게임들이 소심한 수준의 장난을 친다면, 북미 개발자들은 좀 더 과감한 편이다. 심시티, 심즈를 개발한 윌 라이트의 이스터에그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가령 심즈1의 확장팩인 수리수리마수리에서는 재크의 콩 아이템을 바닥에 심을 경우 줄기가 자란다. 이를 타고 올라가다보면 구름 너머에 거대한 윌라이트가 유저들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최근 출시된 ‘스포어’에서는 게임 시작시 등장하는 은하를 일정 속도 이상으로 잡아 돌리면 ‘윌라이트’가 해맑게 웃고 있는 사진이 등장해 유저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스포어


이스터에그를 좋아하는 것에 관해서는 블리자드를 빼놓을 수 없다. 거의 모든 게임에 이스터에그를 집어넣는 블리자드 개발자들의 장난끼는 가히 악동 수준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자사의 RTS 게임들에 등장하는 동물 캐릭터들을 마우스로 수십회 클릭하면 터지는 ‘이스터에그’다. 이는 ‘워크래프트2’ 이후로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등에 빼놓지 않고 등장했다. 심지어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면 유저들이 가장 먼저 동물들을 클릭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 이밖에도 ‘디아블로’ 타이틀 화면에서 스크린 프린트 버튼을 누른 뒤 게임에서 나와 그림판에 붙인뒤 이를 확대시켜 보면 ‘buy war2(워크래프트2 사세요)’라는 글귀가 나오기도 한다. 또한 ‘디아블로2’에서 일명 ‘카우방’에 들어가기위한 필수 아이템인 ‘워츠의 의족’은 이후 블리자드를 나온 빌 로퍼를 비롯한 플래그십 스튜디오 개발자들이 그대로 ‘헬게이트:런던’에 활용하기도 했다. 물론 ‘헬게이트:런던’에서도 등장하는 ‘워츠의 의족’을 활용한 이스터에그의 비밀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저들로 하여금 아직까지도 높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비노기


이밖에도 이스터 에그로 볼 수는 없지만 최근 발매된 ‘크라이시스 워헤드’에는 ‘조선일보’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게임이기 때문인데, 게임 내 등장하는 한글신문의 우측 상단 제호에 ‘조선일보’라고 써 있어 많은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국내 게임에서도 이따금씩 발견
국내에서 개발된 게임에도 이러한 이스터에그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국내 게임사들 중 이스터에그의 원조를 찾으라면 단연 손노리다. 손노리의 개발자들을 상징하는 패스맨이라는 이름의 캐릭터는 거의 모든 손노리 게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크라이시스:워헤드


또한 게임 곳곳에 개발자들이 벌여놓은 장난의 손길이 느껴지는데 가령 ‘악튜러스’에는 땅콩 아이템을 마치 남자의 성기 모양으로 그려놓았다. 외국에서 ‘피넛’이 ‘페니스’의 발음과 비슷해 은어로 사용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또한 ‘화이트데이’에서는 발매 전날 개발자들이 야근을 하면서 자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게임 내에 삽입하기도 했다.



GTA:바이스시티


인기 온라인게임에서도 이러한 이스터에그를 발견할 수 있다. 유독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많은 이스터에그가 등장하는데. 가장 유명한 사례는 ‘카트라이더’다. ‘빌리지 운하’ 맵에서 코너를 두 번정도 돌다보면 왼쪽에 위치한 벤치 옆에 해적옷을 입은 정영석 본부장의 실사 얼굴이 등장해 유저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카트라이더


또한 지금은 없어졌지만 과거 ‘마비노기’ 홈페이지에서 초기 동영상화면의 로딩바를 수회 클릭하면 코드를 넣으라는 창이 뜨는데 아무 말이나 집어넣으면 그에 해당하는 데브켓 마스코트 고양이의 재미있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또한 ‘SP1’의 몇몇 건물 내부에는 화면 곳곳에 개발총괄을 맡고 있는 실버포션 주민석 팀장이 직접 찍은 사진들이 등장한다. 주로 도시풍경을 찍기 좋아하는 주 팀장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이곳에 전시해 놓고 있는 것. 또한 ‘리니지2’에 등장하는 한 기념탑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영문장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실은 개발자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



SP1


유저와 개발자간 직접적인 소통 창구 역할
해외에는 이러한 이스터에그 만을 전문적으로 찾아놓은 사이트도 있다. 이스터에그 아카이브(www.eeggs.com)라는 이름의 사이트는 게임은 물론 각종 유틸리티, DVD, 음악, 책 등 수많은 저작물에 숨겨져 있는 이스터에그들이 매주 수십종 씩 업데이트 된다. 게임에 등장하는 이스터에그만 해도 무려 3600여개에 이를 정도. 이곳 사이트에 따르면 가장 많은 이스터에그가 삽입된 게임은 ‘헤일로2’와 ‘GTA:산안드레스’로 각각 75개와 74개의 이스터에그를 가지고 있다. 이쯤 되면 이스터에그를 찾는 것 자체로도 꽤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다.



맥스패인2


게임 개발자들이 이러한 ‘이스터에그’를 넣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직접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 외적인 재미를 유저들에게 선사함으로서 보다 게임에 몰입되게 하는 효과도 있다.
넥슨에서 카트라이더를 맡고 있는 황승희 개발팀장은 “자신이 만든 창조물에 이색적인 장치를 설치함으로써, 애정을 표현함과 동시에 색다른 즐거움을 창출하기 위해 이스터에그를 삽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놈3’에 담긴 이스터에그 깜짝 공개 


메뉴화면서 특별코드 입력하면 숨겨진 사랑고백 메시지 등장


게임빌 간판 모바일게임 ‘놈3’에 담긴 이스터에그가 드디어 밝혀졌다. 본지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놈3’의 이스터에그는 다름 아닌 개발총괄을 맡은 신봉구 실장의 사랑고백이다. 과거 ‘놈3’가 발매될 때 세간에 이러한 이스터에그가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가 살짝 공개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신봉구 실장이 일절 함구하는 탓에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유저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 이스터에그를 보는 방법은 메뉴 화면에서 정해진 코드를 입력하면 된다. 이 코드에 대해 신 실장은 고백을 받는 대상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인 만큼 구체적인 공개는 아직까지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해진 코드 입력시 ‘XX야 사랑한다! 봉구 오빠가~’라는 글귀와 함께 빨간 하트가 화면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신봉구 실장은 고백 대상이 이 이스터에그를 시청 앞 광장에서 보도록 할 계획이었다. 이를 볼 경우 자동으로 시청 앞 어느 건물의 대형 스크린에 신봉구 실장이 등장해 사랑 고백하는 하는 동영상이 나오도록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다. 신봉구 실장은 이러한 멋진 고백을 하기도 전에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게 됐고, 그렇게 단 한 사람을 위해 준비한 이스터에그는 결국 빛을 보지 못하고 묻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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