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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 등골 오싹한 게임사 ‘괴담’] 게임 스튜디오에는 귀신이 산다?

  • 황지영 기자 hjy@khan.kr
  • 입력 2009.08.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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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근 잦은 개발자들의 오싹한 귀신 목격담 … 과학적 증명 불가능한 미스터리한 사건 즐비


게임 대박 나게 해주는 귀신 출현? 스튜디오에서만 일어난다는 미스터리한 사건? 게임사 안팎에서 들리는 소문이 심상치 않다.


평소 미디어를 통해 가수들이 녹음현장에서 귀신의 음성을 들었다거나, 영화 촬영 현장에서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소문은 모두 영화나 음반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간주하기도 했다. 작업 현장에서 귀신이 나타나면 ‘대박’이 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기묘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임 스튜디오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야근이 생활화된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귀신을 목격하는 현상은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개발자들이 스튜디오에서 경험한 일들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 도대체 게임 스튜디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팀장님이 왜 군복을 입고 계십니까”]
A사 개발자들은 CBT를 2주 앞두고 야근을 지속하다가 새벽 3시가 지나면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프로그래머 김선호(가명) 씨 역시 그날 동료들과 같은 시각 퇴근하고 집에 돌아갔다.


“평소에 늘 잠이 부족하기 때문에 꿈을 잘 안 꾸거든요? 그날 이상하게 꿈을 꿨어요. 근 네 달만인가? 근데 꿈에 그래픽 팀장님이 나오셨더라고요. 팀장님 나이가 30대 후반이거든요? 꿈에서는 군복을 입고 저한테 경례를 하시더라고요. 군 입대를 앞두고 계신 것 같았어요……. 평소 팀장님하고 살갑게 지내기는 했지만 여자 친구 꿈도 잘 안 꾸는데 희한한 일이다 싶었죠.


김 씨는 다음날 늦잠 때문에 오후 1시가 돼서야 출근을 했다고 한다.


“꿈이 심상치 않아서 출근하자마자 팀장님을 찾았는데 안계시더라고요. 근데 저도 몸이 좀 안 좋고 찌뿌둥해서 그날은 적당히 하고 집에 일찍 들어갔어요.


선호 씨가 다음날 출근했을 때 회사 문 앞에는 커다란 국화 화환이 여러개 놓여 있었다고 한다.


“세상 참……. 제가 꿈꿨던 그날 팀장님이 돌아가셨더라고요. 택시가 트럭에 받혀 전복되면서”



[“사장님 어딜 다녀오셨습니까”]
중소개발사인 B사의 사원은 5명이 전부다. 함께하는 식구가 몇 안 되기 때문에 가족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막내격인 이주환(가명) 씨는 저녁 늦게 혼자 사무실에 남아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참 업무에 물이 오를 때가 있잖아요. 그날도 손가락에 신들린 듯이 작업을하고 있었죠. 모니터 시계를 보니 9시 조금 안됐더라고요”


이 때 등 뒤로 B사 사장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사장님이 외근 나가셨다가 잠깐 들르신 건데 치킨 사왔으니까 먹고 일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일하느라 곁눈으로 ‘와 저녁도 안 먹었는데 잘됐다! 손만 씻고 나올게요’라고 말하고 화장실에 들렀어요”


이주환 씨가 손에 물을 털면서 화장실을 나왔을 때 사무실은 다시 조용해져 있었다.


“사장님이 안보이시더라고요. 치킨 놔두고 그냥 가셨나 싶었는데 그것도 없더라고요. 이상하다 싶어서 다시 자리에 앉았더니 모니터 시계가 7시로 돼있더라고요.”


주환 씨는 무리했나 싶어서 잠시 멍하게 있다가 다시 일을 했다.
그리고 그날 아홉시, 사장님이 실제로 치킨을 사들고 왔다고.



[“그 게임사에 가면 곳곳에 ‘잿밥’이 놓여 있다니까”]
역삼동에 위치한 C사, 이곳은 스튜디오 곳곳에 잿밥이 놓여 있기로 유명하다.
한 달에 한 번씩 대표이사와 팀장급 직원들이 옥상에 모여서 제사를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B사 대표가 사무실의 위치가 도깨비 터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기 때문에 이어지는 관행이다. 
제사음식 뿐 아니라 회사 한구석에는 북어대가리가 걸려있다. 심지어 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북어대가리를 새것으로 갈아준다고.


C사의 측근 한 모씨는 전했다.
“누구라도 북어를 건드리기만 하면 회사 안에 아주 난리가 난다니깐. 심지어 팀장급 직원들은 그달 목표를 북어대가리에다가 적는거를 내가 봤어~”


이곳의 직원들이 제사가 끝나고 나면 한명도 빠짐없이 제사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그런데 실제로 제사를 지내고부터 이 회사는 구설이 줄어들고 하는 일마다 잘 풀린다고 한다. 직원들이 이 관행을 잘 따르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근데 그 회사가 얼마 전에 이사를 갔어 , 또 모르지……. 거기 가서도 제사지내고 있는지는”



[“책상 밑에 머리 넣고 자던 시절, 밤새 코딩하던 그 놈 참”]
홍대 오피스텔에 위치한 D사 사무실, 23평 남짓한 건물에 13명이 개발에 임하고 있었다.


“진짜 작았었죠. 책상 넣기도 빠듯해서 널빤지를 붙여놓고 그 위에 PC를 놓고 일했을 시절이니까.”


B사 개발자들은 이 같은 환경에서 매일 야근을 하다가 피곤에 지치면 책상 밑에 머리를 넣고 잤다고.


“보통 한시 반이면 일부는 집에 가거나, 두세 명은 회사에 남아서 잤어요. 특히 회사에서 밤새는 몇몇 멤버들이 있었는데 나랑, 현우가 늘상 남아있었어요”


어김없이 그날도 그들은 회사에서 야근을 했다.


“그날도 둘이 남아 있는데 아, 현우 이 놈이 잠도 안자고 밤새 코딩을 하고 있는 거예요. 처음에는 그만 좀 하고 자라고 중얼거렸다가, 나중에는 화딱지가 나서 벌떡 일어나서 베개를 냅다 던졌어요. 모니터 불빛에 비친 현우를 자세히 보니 얼굴은 안 보이는데 흰 티셔츠를 입고 엉덩이를 의자 뒤로 쭈욱 빼고 앉아있더라고요”


대꾸가 없어서 그는 다시 잠들었다고 한다.


“아침에 그놈 때문에 부스스해서 커피 한잔 마시는데 현우가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야 이놈아 적당히 일을 해야지 밤새 덜그락 거리고 그게 뭐냐’고 했더니 현우가 어이없다는 표정 지으면서 그럽디다.”


“팀장님 저 어제 열시에 퇴근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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