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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음주 모임 변질, 흔들리는 개발자 커뮤니티

  • 황지영 기자 hjy@khan.kr
  • 입력 2008.06.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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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기술 유출 우려와 스타개발자 부재로 당초 목적 퇴색 … 정부·사설기관 포럼 등 양질 정보 활용이 관건


온라인게임의 성장 동력으로 힘을 발휘했던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가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스타급 개발자들의 커뮤니티 활동 부재와 정보유출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면서 지식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개발자들이 커뮤니티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 한계점에 도달한 현상 역시 커뮤니티 기능을 퇴색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비슷한 실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한다고 해도 그 이상을 뛰어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유출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스터디 활동은 회사 바깥에서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에 국내 개발자 커뮤니티는 스터디라는 본연의 목적성을 잃고 친목도모와 인맥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커뮤니티, 친목도모로 변질]
게임 개발자들의 커뮤니티 모임이 빛을 잃어가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이 태동하던 시기, 천리안, 하이텔 등 PC통신을 시작으로 형성돼 2000년대 초반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던 개발자 스터디 커뮤니티가 현재는 근근이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커뮤니티는 손에 꼽힐 정도인 소수에 불과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현재 커뮤니티 가운데서 비교적 활발해 활동을 하는 것은 게임 기획자 모임인 ‘게기모’다. 하지만 그를 제외한 대부분의 커뮤니티들은 지식 생산 활동이 아닌, 사교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획자들의 모임에서는 서로의 의견을 도출하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무궁무진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사정이 다르다”며 “현업에 종사하는 프로그래머나 그래픽 디자이너 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은 이미 정점에 도달한 상태다”고 말했다.



▲ 지식활동을 위해 형성됐던 개발자 커뮤니티가 친목 중심으로 변질되고 있다


현재 개발기술에 대한 전문지식은 특화된 교육기관이나 컨퍼런스, 포럼 등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다. 이와 달리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전문지식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커뮤니티는 인맥형성과 친목도모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지식 생산 활동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 개발자 부재와 정보유출 우려에 봉착]
커뮤니티가 본격적으로 내리막을 걸었던 것은 스타개발자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중단하기 시작한 2007년 하반기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성립한 개발자들은 더 이상 커뮤니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에 한계점을 느끼게 됐고 활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졌다”며 “커뮤니티에서 이들의 부재는 그들에게 배움을 얻고자 했던 개발자들의 활동까지 주춤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이 스타 개발자를 배출하기 어려운 구조로 변했다는 것 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 개발자들은 세미나, 컨퍼런스를 통해 양질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포화된 시장에서는 대박게임이 나오기 힘들어졌고, 스타개발자 역시 배출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기술정보의 유출 역시 커뮤니티 활동을 퇴색시키는데 큰 작용을 했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새어나가는 정보를 개발자들 역시 간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대형게임사 개발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사항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기업 내의 지식생산이 ‘최선’]
해결책은 대외적으로 진행되는 커뮤니티가 아닌, 기업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게임사가 R&D 사업에 좀 더 투자하고, 자사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은 정보유출 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뿐더러, 개발자들의 기술 계발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커뮤니티의 기능을 기업으로 전이시킨다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보이기도 했다.


게임사 내부에서만 지식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실력 있는 개발자가 포진한 대형 게임사는 지속적으로 성장하지만, 다소 저비용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중소게임사의 발전은 더디게 되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일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소개발사 역시 정부기관이나 사립교육기관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저비용으로 수준 높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개발자 스스로도 자사 기술 유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국콘텐츠 진흥원은 개발자들의 육성정책으로 내놓고 있는 컨퍼런스와 세미나를 수시로 개최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의 수혜를 받는 개발자들은 이러한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은 커뮤니티에서 얻는 것을 뛰어넘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삼성경제연구소(이하 SERI)가 운영하는 게임 마케팅과 개발자 포럼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업계관계자들 대부분은 이 같은 포럼을 통해 커뮤니티를 넘어선 양질의 정보를 얻고 있다고 밝혀 그 실용성을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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