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나 글로벌 입맛 파악 ‘급선무’

  • 하은영 기자 hey@khplus.kr
  • 입력 2011.08.16 11:1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 카테고리 부재로 주먹구구 해외 서비스 ‘경쟁력 상실’… 시장, 유저 니즈 바탕 활발한 제휴 모색 ‘절실’


오픈마켓 활성화로 인해 대한민국은 물론 글로벌 모바일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그 동안 피처폰에 집중해 왔던 모바일게임사들은 스마트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모바일 사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온라인게임사들 조차 모바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의 수가 극히 적어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 나오고 있다. 오픈마켓 내 최상위 순위권에서 국내 게임을 찾아보기가 힘들고, 또 한 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해도 얼마가지 못해 기존 유명 회사들의 게임에 밀리기 일쑤다. 소위 글로벌 오픈마켓으로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듯 하지만, 실상 모바일게임사들의 속은 곪아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본지는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되짚어봤다.


내수 시장에 한정돼 있었던 피처폰과 달리 규모, 지역, 장르를 불문하고 누구나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오픈마켓 특성상 스마트폰용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에게 글로벌 시장은 그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때문에 모바일게임사들의 글로벌화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더 넓은 시장에서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해외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 순위 상위권에서 한국 게임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다 해도 오래 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글로벌 오픈마켓 한국게임 인기 ‘반짝’]
오픈마켓의 활성화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의 구조를 급격하게 변화시켰다. 이동통신사에 사실상 대부분의 주도권이 있었던 과거와 달리 콘텐츠 공급업자인 모바일게임사들이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들었으며, 1인 개발사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사들도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개발사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때부터 기존 모바일게임사들은 물론 개인 개발자, 온라인게임사들까지 오픈마켓 시장에 참여했다. 이후 국내 모바일게임사들은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조금씩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


국내 오픈마켓 내에 게임 카테고리가 없다는 점은 모바일게임사들에게 글로벌 전략을 필수 과제로 만들었다. 이에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큰 인기를 올리는 한국 게임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컴투스의 ‘홈런배틀3D’, 게임빌의 ‘제노니아’ 등을 비롯해 엔터플라이의 ‘에어펭귄’ 등 다양한 게임들이 해외 오픈마켓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해외 오픈마켓에서 한국 게임들의 인기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앱스토어 내 게임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최상위권에 한국 게임이 랭크된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몇몇 국내 게임들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하더라도 잠깐에 불과해 사실상 오픈마켓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해외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게임들 조차 컴투스, 게임빌 등 일부 게임사들의 콘텐츠에 한정돼 있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컴투스는 해외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 외국인 개발자들을 영입해 게임을 개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컴투스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직원들


[글로벌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이처럼 일부 게임사들만이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국내 오픈마켓 내 게임 카테고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게임 카테고리의 개설을 기다리며 게임을 개발했던 게임사들이 ‘어쩔 수 없이’ 해외 시장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위 ‘글로벌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 콘텐츠’를 선보여 당연한 결과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 모바일게임사를 제외하고 스마트폰용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들 중에서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특히 1인 개발자나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 아이디어 하나만을 믿고 단순하게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국내 오픈마켓에 게임 카테고리가 없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개발된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수를 걸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이나 문화, 유저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것 또한 국내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실제로 수많은 소규모 개발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정보가 없어 게임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사례를 흔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소규모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 가 본 적도 없고, 제대로 조사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에게 먹히는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특별히 글로벌 스마트폰 게임 유저들의 니즈, 성향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창구도 마땅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컴투스나 게임빌 등 대형 모바일게임사들의 경우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오랫동안 관련 사업을 진행 해왔고, 현지에 지사를 두는 등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컴투스의 경우 해외 시장을 겨냥해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외국인 개발자를 본사에 직접 영입해 개발하는 등의 노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컴투스는 처음으로 스마트폰 매출이 피처폰을 역전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작정 게임을 서비스하다 보니 국내 모바일게임사들의 경쟁력 약화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며 “정확한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 사정과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기업과 협력 ‘절실’]
업계에서는 국내 모바일게임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규모에 상관 없이 각 게임사들이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기업들과의 제휴가 탁월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거나 해당 시장에 정통한 마케팅 노하우를 습득하는 등 다방면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팝캡, 로비오 등의 기업들은 활발한 제휴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제휴는 국가, 플랫폼, 산업군을 불문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러한 제휴는 방대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시장이 워낙 넓은 만큼 한 회사에서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글로벌 시장을 한꺼번에 공략해야 하는 오픈마켓에서는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컨버전스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컴투스, 게임빌 등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사들 역시 국내 중소 게임사는 물론 해외 유수의 기업들과 제휴를 모색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힘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깃 시장이 커진 만큼 이에 상응하는 방대한 전략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컨버전스를 통해 국내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