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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신 닭? 쏠쏠한 인기몰이… ‘아류작 성공시대’

  • 하은영 기자 hey@khplus.kr
  • 입력 2011.10.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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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비슷한 콘텐츠, 게임명으로 초반 인기몰이 … 장기적 인기 위해 신선한 기획 필수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 했던가. 영화, 드라마, 게임은 물론, 심지어 코미디 프로그램까지 특정 장르나 소재가 인기를 끌면 연이어 비슷한 콘텐츠가 등장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다.


1인자의 인기를 등에 업고 2, 3인자로라도 인기를 얻어 보겠다는 목적을 가지는 해당 콘텐츠들은 1위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1위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경우도 만만치 않다.


그 동안 비슷한 시도는 온라인게임에서도 많았다. 댄스게임 ‘오디션’이 큰 인기를 끌자 너도나도 앞 다투어 댄스게임을 출시했고, FPS가 붐을 이룰 때는 수많은 신작 FPS가 쏟아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포스트 게임이 되지 못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원작에 없는 차별화 요소로 인기를 누렸다.


최근 이러한 움직임은 모바일 산업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아예 대놓고 이름까지 비슷하게 차용하는 게임들이 셀 수 없이 많아 더욱 눈길을 끈다. 온라인게임은 특정 장르가 트렌드를 이루는 분위기를 타고 비슷한 장르가 출시됐던 것이라면, 모바일게임의 경우 트렌드 보다는 전략적인 마케팅 요소가 숨어있다는 점에서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앵그리버드’, ‘비주얼드’, ‘에어펭귄’, ‘플랜트 vs 좀비’는 가장 많은 아류작을 양성한 대표적인 게임들이다. 개발이나 마케팅력이 부족한 소규모 게임사에서 비슷한 게임을 개발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게임사에서도 아류작을 출시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헷갈려서 다운받는 ‘황당한 경우’]
온라인게임은 자사 게임포털 내 새로운 라인업을 확보하거나 ‘트렌드’에 따라 인기작과 유사 장르를 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그래픽이나 시스템 등은 원작과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오히려 원작보다 훨씬 우수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즉, 장르만 비슷할 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은 원작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아류작이라는 이름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만드는 경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원작에서 특징이었던 소재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소재만 바꾸고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은 거의 동일하게 개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심지어 원작과 게임 명까지 비슷하게 설정해 잘 모르는 사람이 들었을 때 동일한 게임으로 오해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가령 엔소니는 ‘앵그리버드’를 연상시키는 ‘앵그리치킨’을 출시했으며, 블루어니언 소프트의 ‘플라이버드’라는 게임도 있다. 또한 ‘에어펭귄’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이후 등장한 ‘레이싱 펭귄’, ‘펭귄파이터’, ‘펭귄점프’도 비슷한 유형의 게임으로 손꼽힌다.




팝캡의 글로벌 최고의 인기작 ‘비주얼드’는 수많은 짝퉁 게임을 양산한 것으로 유명하다. 화면 내 가득 찬 보석을 일정 규칙에 따라 없애면서 점수를 획득하는 아케이드 게임인 ‘비주얼드’는 ‘보석 맞추기’, ‘보석 헥사’ 등 셀 수 없이 많은 퍼즐게임에 보석을 등장시키게
만든 장본인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게임들이 단순한 웃음거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간 오픈마켓 상위권에 랭크 되며 쏠쏠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어펭귄’과 유사한 ‘펭귄점프’는 티스토어에서만 40만 다운로드 가까이를 달성했으며, 무료게임 다운로드 순위 베스트에도 이름을 올려놓았다. ‘에어펭귄’과 흡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레이싱 펭귄’ 역시 국내 앱스토어 내 엔터테인먼트 인기 카테고리에 등극했을 정도로 쏠쏠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아류작이 인기를 끄는 것은 유저들이 동일한 게임으로 오인해 다운로드 받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스마트폰 유저 중에서는 기존에 모바일게임을 전혀 플레이 하지 않았던 비게임 유저들이 많은데, 이들이 게임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무해 쉽게 아류작들을 다운로드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비주얼드’의 아류작을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한 A유저는 “한 번도 게임을 플레이 해 본적이 없었는데,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주변의 권유로 게임을 다운로드 받게 됐다”며 “게임 명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보석 나오는 게임’이라는 것만 기억한 채 앱스토어를 검색하다 보니 ‘그 게임이 그 게임인줄 알고’ 다운로드 받았다”고 설명했다.



▲‘에어펭귄’과 거의 흡사한 ‘펭귄점프’는 티스토어 내 인기 게임 순위에 올라 있다


[구매력 없는 유저 ‘아류작이라도…’]
게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유저들이 비슷한 게임을 원작으로 착각해 다운로드 받는 경우 외에 구매력이 떨어지는 유저들 역시 아류작의 인기를 높이고 있는 주요인이다. 이들은 소위 ‘공짜 게임’에 익숙해져 있어 게임 플레이에 거의 돈을 지불하지 않는 유저들이 대부분이다. 즉, 게임의 재미와 함께 가격에도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10대 저연령층 유저들이 대다수 포함돼 있다.


‘비주얼드’, ‘앵그리버드’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들 중 대부분은 현재 유료로 게임이 서비스 되고 있다. 무료 버전도 제공되고 있지만, 체험판에 그치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큰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아류작이 무료로 서비스된다면 해당 유저들은 주저 없이 무료인 아류작을 다운로드 받는 상황이 쉽게 연출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B유저는 “게임마니아가 아닌 이상 유료로 서비스되고 있는 해당 게임을 꼭 다운로드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언뜻 봐서 게임 진행 방식이나 소재 등이 거의 흡사해 대리 만족하면서 즐기기에 적당하다”고 말했다.



▲ 앱스토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비주얼드’와 비슷한 유형의 게임. 유료 게임을 구매하지 못하는 유저들에게는 무료로 서비스되는 이러한 게임들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청출어람 게임 탄생해야]
하지만 아류작 중에서는 아직까지 원작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린 게임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는 인기작과 비슷하게 개발된 게임들이 대부분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콘텐츠로 출시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아류작으로 출시되는 게임들은 특별한 차별성없이 원작과 거의 흡사하게 만들어져 여러 가지 이유로 원작을 구매할 수 없는 유저들에게만 메리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유저들에게 원작의 대리만족을 주는 수준에서만 그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일부 아류작들 중에서는 유료 원작과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기본적으로 무료 다운로드를 제공하다가 게임 진행 도중 일정 레벨 이상이 되면 유료로 게임을 다운로드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게임의 경우 유저들이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 매우 드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단순히 대리만족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유저들에게 원작을 뛰어넘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콘텐츠로 승부수를 걸어야 하 것 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 야구게임 시장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모바일 야구 게임은 오랫동안 게임빌의 ‘프로야구’ 시리즈가 큰 인기를 모아왔었다. 하지만 게임빌의 야구게임이 실사가 아니라는 점, 실제 선수의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여 성공을 거둔 사례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류작이 원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초반 관심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인기가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은 차별화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비슷한 류의 게임에서 그치지 않고 원작을 뛰어넘는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인기 역시 원작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원작만큼 재미있는 ‘아류작 세계’] ‘어떻게 이런 생각을…’ 유저 호기심 ‘자극’


원작과 흡사하게 만들어진 아류작은 게임명만 들어도 실소를 자아낸다. 하지만 때로는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면서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은 엔소니의 ‘앵그리치킨’. 오리지널 ‘앵그리버드’에서는 새들이 자신의 알을 훔쳐간 돼지들을 공격했지만, 치킨판에서는 알을 훔쳐간 강아지들을 향해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 캐릭터가 새와 돼지에서 치킨과 강아지로 변했을 뿐, ‘앵그리버드’와 거의 흡사하다.




▲‘앵그리버드’에서 캐릭터만 바뀐 ‘앵그리치킨’은 게임 진행 방식은 물론, 게임 내 등장하는 장애물까지 거의 유사하다


‘플라이버드’는 이름만 비슷할 뿐, 게임 진행 방식은 전혀 다르다. 화면에 색깔별로 등장하는 새를 3개 나란히 놓아 맞추면 새가 날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이름만 ‘앵그리버드’와 비슷할 뿐, 게임 진행은 헥사의 방식을 차용했다. 펭귄들이 얼음판을 넘으며 각종 장애물을 헤쳐 나가는 ‘에어펭귄’과 유사한 ‘펭귄 점프’는 얼음을 뛰어넘으며 이동한다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펭귄을 이동시키며 얼음을 없애는 게임이다. 펭귄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면서 화면 내 얼음을 모두 없애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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