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와이드 인터뷰] 도전하는 상상력으로 게임계 픽사 꿈꾸는 크리에이티브

  • 박병록 기자 abyss@khplus.kr
  • 입력 2010.07.14 11:1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애니멀워리어즈’로 횡스크롤 장르의 고정관념에 도전장 … 모든 연령층 아우르는 콘텐츠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게임이 산업의 반열에 오르면서 개발에 필요한 자본과 인력이 대폭 증가, 벤처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자본 집약적인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산업의 특성이 바뀌면서 개발회사와 개발자들의 마인드도 달라지고 있다. 아이디어와 개발자들의 열정으로 새로운 재미를 갈구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의 개발자들은 모험이나 변화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게임은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유저들이 원하는 새로운 재미에 대한 갈망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볼 때 조재준 대표는 이해하기 힘든 인물이다. ‘나이트 온라인’을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시키며,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 노아시스템을 놔두고 블루아이소프트를 창업해 ‘애니멀워리어즈’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루아이소프트는 무엇이든 상상하고 그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상상력의 공장이다. 회사의 경영 안정성, 개발 성향, 회사의 주주 등의 외부 요인으로 개발자들의 상상력이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새로운 개발사를 창업했다.”


펫이나 탈것, 몬스터로 등장했던 동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애니멀워리어즈’는 이런 블루아이소프트의 벽을 깨트리는 상상력의 첫 번째 산물인 셈이다.



"사물을 보는 새로운 눈과 재미를 갈구하는 상상력만이 파급력 있는 베이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도구"


조재준 대표는 ‘나이트 온라인’을 개발한 노아시스템과 ‘애니멀워리어즈’를 개발한 블루아이소프트 두 회사의 대표 직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대표가 아닌 ‘애니멀워리어즈’의 PM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그 만큼 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지난 3년간 개발에 공을 들인 ‘애니멀워리어즈’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미래를 보는 새로운 눈 ‘블루아이소프트’]
“블루아이소프트에는 경력 기획자가 한명도 없다. 게임 기획에 있어서 롤 모델을 찾는 경력 기획자들이 할 수 없는 상상력으로 전혀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다. ‘애니멀워리어즈’가 신선한 재미로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노력 때문이다.”


블루아이소프트는 사물을 보는 창의적인 시각을 의미한다. 즉, 각광받는 시장과 트렌드를 쫓는 기업이 아니라, 가능성의 시장과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기업이고자 하는 조재준 대표의 의지가 담겨있다.


그가 개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입 기획자들로 기획팀을 꾸린 것도 의지를 현실화하기 위함이다. 성장 가능성 있는 신입 기획자를 힘들게 뽑아, 아이디어를 정확하게 표현해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방법부터 기획의 A~Z를 모두 새롭게 가르쳐야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상상력으로 ‘애니멀워리어즈’를 만들 기획자 그룹을 만들 수 있었다.



“게임은 IT 산업이 아니라 콘텐츠 산업이고, 작품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흥행을 생각하고, 수익성에 너무 집중하면 결국은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다.”


조재준 대표는 블루아이소프트를 통해서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 ‘게임’ 그 자체는 아니라고 말한다. ‘해리포터’가 소설로 세상에 소개되어 게임, 영화, 연극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확대된 것과 같이 ‘해리포터’라는 베이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블루아이소프트의 목표다. 조재준 대표가 지금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픽사의 상상력과 예술작품을 만드는 감수성과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수익성과 흥행이라는 늪에 빠지면, 이를 이룰 수 없다.



[엉뚱한 상상력이 만든 즐거움]
“‘횡스크롤의 고정 관념을 깨트렸다’ 이런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PM도 기획자들도 횡스크롤 게임을 잘 모른다. 횡스크롤 장르의 뷰와 게임 형식만 사용했을 뿐, 재미에 대한 고민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했다.”


‘애니멀워리어즈’는 횡스크롤 장르의 기본적인 고정관념을 많이 탈피한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조재준 대표는 횡스크롤 개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새롭게 만들었기 때문에 장르의 고정관념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른다며, 멋쩍게 웃어넘긴다.


만약, 개발자들이 장르의 고정관념을 정확히 분석하고, 장단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라는 고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애니멀워리어즈’가 마케팅적으로 저연령층, 쉬운 RTS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재미가 있는 게임으로 개발됐다. 블루아이소프트가 깨트린 고정관념은 이처럼 각각의 게임 장르가 특정 집단의 콘텐츠로 한정되는 문제일 것이다.”


조재준 대표는 ‘애니멀워리어즈’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에게 게임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해서 이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은 기존의 게임들이 가지고 있었던 가치와는 다른 재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누구나 쉽게 접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접근성과 RPG, RTS, 커뮤니티 등의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성으로 횡스크롤 장르의 고정관념이 아니라, 게임에 대한 고정된 생각들을 깨트리고 싶다고 설명한다.



[유저와 함께 성장하는 개발사]
“개발자들이 창조한 새로운 세계지만, 주인은 유저들이다. 지금까지 개발자들은 유저들의 놀이터를 만들었을 뿐이다. 바닥에 모래를 채우고, 여러 가지 기구들을 갖추었다. 이제 그 속에서 유저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이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테스트를 통해서 콘텐츠 차별화 보다는 서버의 안정성에 주목했다. 유저들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데 부족함이 없는 환경이 최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애니멀워리어즈’는 뛰어난 게임 환경을 갖출 수 있었다. 이제부터, 블루아이소프트가 갖춰나갈 콘텐츠 경쟁력은 유저들과 함께 진행된다. 유저들이 불편한 것을 수정하고, 요청하는 것을 수용하면서 게임의 주인인 유저들과 퀄리티를 높여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자칫 유저들의 의견에 너무 휘둘리면 게임이 본연의 재미에서 멀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조재준 대표는 “게임의 기본 기획을 정확히 인지하고, 재미를 지켜나가면서 유저들의 다양한 재미 요구를 충족시켜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많은 준비를 사전에 맞췄다”라고 말한다.


블루아이소프트는 이미 유저들의 의견을 고려해 업데이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예상되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아직까지 세세한 유저 의견이 없기 때문에, 완성되지 않았지만 유저들의 의견이 조금만 더해진다면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빠른 시간에 답변으로 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픽사의 상상력이라는 무기와 스티븐잡스의 포용력을 갖춘 개발사 블루아이소프트, 단 한번도 트렌드를 창조하고 리드하지 못했던 게임산업의 오랜 숙원을 풀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조재준 대표의 추천 도서
●  기의 철학 - 장입문



조재준 대표는 상식이 풍부한 사람만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개발자들에게 자주 책을 권한다. 추천 도서를 부탁한 기자에게 조재준 대표가 내놓은 책은 ‘기의 철학’이다.


이 책은 기 개념의 발생과 변화 과정을 역사적 맥락에서 서술한 책으로, 기의 개념과 발전의 역사, 기를 서양의 물질 개념과 비교하면서 기 개념의 특수성을 설명하고 있다. 조재준 대표는 동양적인 콘텐츠를 연결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이 같은 동양 사상에 정통해야 한다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조재준 대표 프로필
숭실대학교 컴퓨터 공학(대학원) 졸업
● 2000년 7월 노아시스템 창업 (이사)
● 2000년 ~ 2004년 나이트 온라인 개발
● 2007년 7월 6일 블루아이소프트 창업 (대표이사)
● 2009년 9월 노아시스템 대표이사
● 2010년 애니멀 워리어즈 개발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