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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칼럼 | “모바일게임시장의 다양성 재고”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11.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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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최초로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실미도’에서부터 최다관객신기록에 일본 팬들의 인기를 사로잡은 ‘태극기 휘날리며’까지 올해는 한국 영화계의 최대 호황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러한 대박 영화들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계 전체적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 하는 것이 실상이라고 한다. 영화계도 국내 내수 산업의 불경기 여파를 빗나가지는 못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영화 시장은 CJ나 플레너스 같은 제작/배급부터 전국 규모의 영화관까지 영화산업 전반을 쥐고 흔드는 ‘큰 손’들에 의해 개봉 1∼2주 내에 성패가 결정된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 흐름 속에서 작품성과 탄탄한 스토리로 승부하는 많은 소자본 영화들은 맥도 못 춘다고 하니…. 이전에 훌륭한 작품성으로 찬사를 받았지만 대대적인 홍보와 상영관수의 부족으로 히트를 못 하는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대작들이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고, 그 흐름 속에 정말 잘 만들어진 게임들은 유저들의 시선을 끌지 못 하는 현상이 모바일게임계에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메이플 스토리’나 ‘파라오의 비밀’ 등 많은 시간과 마케팅 자본을 투입한 대작RPG게임들이 유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반면, 화려함이나 스펙터클한 모습은 덜 하지만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아기자기한 요소가 풍부한 게임들이 비교적 유저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많은 개발력이 투입된 대작 게임이나 대대적인 홍보가 동원된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는 사실은 요즘 모바일게임계의 상황을 잘 대변해 주는 부분이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주로 스탠드 얼론 형태의 게임들이 매주 10개 이상 쏟아져 나오다 보니, 넘쳐나는 비슷한 형식의 게임 속에서 유저들의 눈에 확연히 드러나는 게임을 내 놓기가 매우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업체들이 비싼 라이센스 금액을 지불하면서 어디선가 유저들이 들어 보았을 만한 이름의 게임을 내 놓는다거나, 모바일게임의 수익성이나 라이프사이클을 감안하기에는 너무 나 큰 금액의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고퀄리티, 고용량의 게임이 많이 출시되고 유저들의 사랑을 차지하는 것은 그만큼 모바일게임 시장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음을 뜻하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고 각 장르마다의 성장가능성이 풍부한 모바일게임산업에서 RPG와 같은 특정 장르에 수요와 공급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이미 많은 개발사들이 수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게임들이 몇 주만에 라이프사이클이 끝나버리거나, 많은 비용을 들여 서비스한 라이센스게임이 예상보다 저조한 수익을 보이는 탓에 고심을 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모바일게임 개발 및 홍보역량이 한 쪽 장르로만 집중되고 있음은 아닐는지 심히 안타까운 부분이다.

정말로 유저들의 욕구와 니즈(needs)를 간파한 독창적인 게임이 각 장르에서 고루 출시되고 이러한 게임들이 유저들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오랫동안 인기를 끄는 것이 모바일게임 산업의 저변을 확산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양한 스타일의 컨텐츠가 출시되고 각 분야의 컨텐츠가 골고루 사랑받지 못 하는 경우 그 산업의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90년대 중흥기 액션 영화에만 치중하다가 결국은 내리막길을 걷고 말았던 홍콩 영화계에서 실감할 수 있다.

<이선 컴투스 마케팅 팀장 sun@com2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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