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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소프트 ‘터프걸’ 이미정 “한때 프로게이머 지망생이었죠”

  • 김수연 기자 jagiya@kyunghyang.com
  • 입력 2005.04.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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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게임회사에서도 게임기획만 했었는데 한빛에 입사하면서 비로소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았어요. 하루하루 사는 게 즐겁고 일도 무지 신이나요.” 무늬만 여자인 ‘터프걸’ 이미정(28) 씨가 지난 해 6월 막강한 게임회사들의 입사 권고를 뒤로한 채 굳이 한빛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 때문이다.

‘스타’에 심취했을 당시 스타 공식 사이트를 보면서 ‘내가 이 사이트에 손을 대고 싶다’고 간절히 원했었던 적이 있다. 그만큼 ‘스타’ 하나로 인해 아주 오래 전부터 애정을 가져온 회사가 바로 한빛소프트다.

≫ 프로게이머 포기한 게 ‘한’
프로게이머가 될 뻔하다가 한빛소프트에 입사한 이씨. 외모만 봐도 한 눈에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감지했다. 이씨가 하는 일은 한빛스타즈와 ‘스타’ 관련된 기획 및 운영. 당초 포털사업팀 고스톱 게임 기획자로 입사했으나 그녀의 화려한 게이머 경력 덕분에 주요 업무가 바뀐 것. '

게임회사 짬밥은 3년이지만 그녀가 처음 게임과 인연을 맺은 건 99년이다. 아시아서버 디오네(Dione)의 길드장인 그녀는 iTV <고수를 이겨라>의 첫 여성 출연자다. 남자 게이머들을 차례로 꺾고 4강까지 기록한 장본인. 2000년에는 마스터즈 본선에 6위로 오르기도 했다. 동네 PC방 대회는 그녀를 위한 이벤트. 여느 남자 게이머 부럽지 않을 정도의 탁월한 실력을 지닌 그녀는 프로게이머를 꿈꿨다.

그러나 나이가 나이인지라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당시엔 프로게이머의 연봉도 형편없었고 e스포츠 역시 제도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 결국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선택했다. “나이도 많은 편이라 고민 끝에 프로게이머를 포기했는데 지금은 후회가 막심합니다.” 게이머 생활을 청산(?)하고 조신하게 살기 위해 선택한 일은 초등학교 컴퓨터 교사. 그러나 자신의 본성을 숨길 수가 없었던지라 결국 다시 게임계로 돌아와 게임기획자 일을 시작했다.

≫ 학창시절, 당구짱 게임짱 춤짱
“새벽 2~3시까지 PC방에서 ‘스타’하느라 맨날 지각해요.” 이씨는 게임이라면 사족을 못쓴다. 새로 나온 게임들은 다 해본다는 그녀는 RPG 말고는 모든 게임을 좋아한다. 오락실도 그녀의 주무대. 학창시절 오락실에 드나들다 선생님께 혼이 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사무라이에이스’는 100원 넣고 엔딩까지 가뿐하게 봅니다. 40여분 정도 걸려요.”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버추어파이터’로 동네에서 그녀를 꺾을 사내들이 아무도 없었을 정도로 남다른 게임실력을 자랑했다.

“전 제가 남잔 줄 알고 자랐어요.” 어릴 적부터 사내 녀석들과 어울리면서 본인이 여자라는 인식을 전혀 하지 못했다.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스스로 여자임을 거부(?)했다. “당구나 ‘스타’를 좋아했기 때문에 남자친구들과 어울릴 수밖에 없었어요.”

고등학교 때 백댄서가 되고 싶어 연습실을 다닐 정도로 춤도 잘 췄다. 활동적이고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분야로의 도전을 꾀한 덕분에 다방면에서 소질을 보인 것. 그러나 중학교 때까지는 단 한번도 우등상을 놓친 적 없으며 고등학교 때도 늘 상위권을 유지했을 정도로 똘똘했던 그녀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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