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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게임 시장, 위기의 한국 BTI 앞세워 ‘어게인 글로벌 코리아’

  • 하은영 기자 hey@khplus.kr
  • 입력 2011.08.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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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술력 빠르게 흡수해 청출어람 한국 게임 ‘위협’… 중·일, 국내 게임사 대상 공격적 투자로 기술력 확보
-글로벌 트렌드에 미흡한 대응으로 경쟁력 약화 ‘심화’… 차별화된 콘텐츠, 마케팅 및 국가경계 불문 제휴 필요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게임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며 수출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한국은 해외 각국에 온라인게임 개발 기술력이나 서비스 노하우를 전파했고, 온라인 외 모바일게임 역시 국내외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그렇게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글로벌 한류 열풍을 주도하며 넘버원으로써의 위상에 전혀 손색이 없는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산업의 위상에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에게 기술력을 배워갔던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의 콘텐츠가 놀랄만한 수준으로까지 발전해 이제 우리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다.


여기에 타 국가에서 국내 우수 개발사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대한민국의 기술력이 빠르게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루가 멀다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플랫폼 환경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점차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이 게임 강국으로써의 위상을 상실하는 것이 시간 문제라 보고 있다. 대한민국 게임산업 과연 이대로 좋은가. 본지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산업이 어떤 위치에 와 있으며, 향후 과제는 무엇인지 진단해봤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위협받기 시작한 것은 중국의 역습이 시발점이 됐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물론,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본토로까지 자신들의 기세를 몰아치면서 국내 게임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국내 게임사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중국, 일본 韓게임 빠르게 ‘위협’]
중국은 국내 게임산업으로부터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국가다. 빠르게 한국 온라인게임을 받아들였고, 이를 자신들만의 것으로 승화시켰다. 과거 중국은 국내 게임사들에게 수출 대상 국가 1위였다. ‘오디션’, ‘크로스파이어’ 등 몇몇 한국산 게임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해 대성공을 거두면서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대륙의 문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콘텐츠를 수출하는 형태가 전부였지만, 점차 현지에 개발자들을 파견하고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 게임사와 협력해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 게임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 국내 콘텐츠와 거의 동등한 정도로까지 수준이 향상됐다. 여기에는 국내 게임사들의 기술력 전파 공이 컸지만, 이것이 도리어 국내 게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와 문제가 되고 있다. 콘텐츠 수준이 비슷한데 반해 저렴한 인건비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어 해외 제 3의 국가에 한국 게임을 수출하는데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중국은 한국에 역으로 게임을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값싼 중국산 게임을 서비스하려는 퍼블리셔와 적은 투자금으로는 게임 개발을 하지 않으려는 개발사가 맞물리며 국내에서는 갈수록 신생 개발사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그런 사이 중국 게임은 웹게임을 중심으로 빠르게 국내 게임시장을 잠식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웹게임 중 절반 이상은 중국산이며, MMORPG도 빠르게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중국계 게임사들이 속속 한국에 지사를 설립, 국내 게임을 소싱해 제 3의 국가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진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과 함께 일본 역시 한국 게임산업을 위협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진 이후 국수주의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향후 더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중국에 이어 일본 게임사들까지 가세해 한국의 우수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 국내 게임산업의 근간 자체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이 발 빠르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 게임사와의 제휴, 우수 개발사 인수 등을 통해 한국 게임산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며 “국내 게임사들이 이를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 중국 게임은 나날이 발전을 거듭해 콘텐츠만 놓고 봤을 때 국내 게임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게임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녹정기’


[발 빠른 변화에도 ‘늑장대처’]
중국과 일본의 맹공격으로 국내 게임산업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온라인 외에 모바일, SNG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니즈가 급격하게 증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사들이 이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일부 게임사들은 적극적으로 해당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 비교했을 때에는 다소 뒤쳐져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와 글로벌 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부재한 점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모바일 산업의 경우, 스마트폰용 게임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지만 국내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해외 오픈마켓 내 순위 상위권에서 국내 게임을 찾아보기가 거의 힘들 뿐만 아니라, 상위권에 들었다 해도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해외 게임에 자리를 빼앗기기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국산 스마트폰용 게임이 컴투스, 게임빌 등 일부 게임사에 편중돼 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SNG(소셜 네트워크 게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미 유럽, 일본 등에서는 SNG 붐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SNG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사들은 많지만,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그나마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 조차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SNS보다는 네이트 앱스토어, 다음 요즘 등 내수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게임사들이 대부분이다.


콘솔의 경우는 상황이 보다 심각하다. 게임기술의 발전과 함께 소니, 닌텐도 등 세계적인 게임사들이 차세대 게임기를 속속 준비 중이지만, 여기에 대응하거나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국내 게임사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물론,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콘솔게임 시장이 척박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은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전문가는 “콘솔만을 고수해 왔던 일본도 최근에는 온라인, SNG 등 다양한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 게임사들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으로 ‘승부수’]
업계에서는 당면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우선 국내 게임사들의 자각이 필요하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국내 게임 산업에 불리하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위기 의식을 느끼는 게임사들이 많지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아직도 한류 열풍만을 외치며 국내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만 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현실을 정확히 직시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국내 게임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각 시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맞는 콘텐츠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국가의 다양한 게임사 또는 기업들과의 활발한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산업, 플랫폼, 국가의 경계를 허무는 제휴는 매우 흔한 전략이 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공격적인 M&A와 제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덧붙여 급변하는 플랫폼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국내 게임사들의 장점인 멀티 플랫폼 전략을 강화해 글로벌 유저들에게 단일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으로 선보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내수가 아닌 글로벌이 주무대가 된 만큼 전략 역시 더욱 방대하고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중국과의 차별화를 위해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하는 등 국내 게임만의 특색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 등지에서는 지금에도 ‘한국 게임이 최고’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데, 이러한 인식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콘텐츠 자체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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